(A) 지금 안철수 의원이 호남을 방문 중입니다.  호남내에서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과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추이도 복수의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 되었습니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이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출생지가 부산이라는 점 때문은 아닙니다. 

동양대학교 (경상북도 영주시 소재) 교양학부 부교수 진중권 교수님께서는 "마누라가 호남사람이니 성골은 못되고 (끽해야) 진골일것" 이라고, 비아냥 거려 주시기 까지도 했죠. "전라민주국화국 만세 외치세요."라고 지껄였던 그 걸레같은 말버릇이 어디 가겠습니까. 

안철수 의원이 지내온 배경, 그의 이력은 지역 색체가 묻어나지 않는 수도권 전문직의 길이 었습니다. 살아오고 배워온 환경과 경험이 다릅니다. 그러기에 안철수 의원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지방정서, 지역정서를 완전히 이해하고 동화 될 수는 없는 노릇일 겁니다. 호남 혹은 지방 거주민들과 수도권 토박이가 느끼는 정서적인 거리는, 안철수 의원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극복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말입니다.

적어도 안철수 의원은 다음의 두가지는 될 수 있습니다.

   (1) 호남의 지지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정치인
   (2) 호남의 지지가 부끄럽게 되지 않도록 하는 정치인

(B) 특히 지난 십수년간, 대한민국 범야권의 정치는 호남에 대한 왕따와 빨대 꽂기로만 점철되어 왔었습니다. 호남은 그냥 표주는 기계 쯤으로 인식할 뿐 아니라 호남에서 표를 받는 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했습니다. 무슨 시골에서 올라온 부모님더러 학교 근처에 얼씬도 하지말라고 신신당부하는 철없는 학생들 마냥 말입니다. 아니 실은 그보다 더했습니다. 

아예 의도적으로 호남 왕따를 즐기고 부추겼습니다. 
   "니들은 나없으면 왕따야. 그러니까 내 말들어. 호남 자민련 만들어 버리기 전에 콱. "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 되었던 2007년 대선은 호남에게 이런 트라우마를 각인 시키기 위한 절호의 찬스였습니다. 당시 여당이었던 참여정부에 대한 불만에 대한 심판이었던 선거 결과를 "고립된 호남"이라는 프레임으로 어느순간 바꾸어 버렸습니다. 조기숙 교수였나요? "노무현을 배척한 정동영은 참패하고, 노무현을 인정한 (BBK 밀약?) 이명박은 승리했다."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친노 지지자들은 정동영 싫어서 이명박 찍었다는 고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호남을 거세시켜 버린 다음 호남의 유력 정치인들은 구태/토호로 몰라서 도태 시켜 버리고, 그 자리에 말잘듣는 인형 같은 사람들을 채우는 걸 '호남 물갈이, 혁신 정치'로 포장시켜온 게 지금 야당 주류들과 그 지지자들이 해오던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얻은 야당 권력을 나눠먹기 하느라 지들끼리 치고박고 싸우는 거였고요. 

"야당은 전라도 당이라서 싫다."라는 주홍글씨야 말로 이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타이틀이었습니다. 호남은 구태고, 지저분하고 냄새나고 촌스러운 동내라는 주홍 글씨 말입니다. 전국이 호남을 왕따 시키면, 자기들이 '왕따를 구제해 주는 유일한 친구 (일진)' 타이틀을 가진다음, 그 왕따 친구를 노예로 부려먹고 안정적으로 털어 먹는 양아치짓을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안철수는 이 양아치 짓에 참여하는 걸 거부했습니다. 

출신지가 호남이 아니라 부산인 안철수에게는 이 양아치 짓에 참여하면 개평정도는 나누어 주겠다는 유혹이 많았습니다. 

안철수가 지난 대선에 나왔을때 지금은 열혈 친문 지지자로 커밍아웃 하신, 밤의 당대표 조국 교수님께서 '같이 롯데 자이언트 야구나 보면서 친해져라'라고 은밀하게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이번 혁신전대 정국에서는 보다 노골적인 "문안박 연대"라는 형태로 그런 제안이 온겁니다. 노골적으로 삥뜯어서 나눠먹자는 말이 나온게, 심지어 최재성의원은 '혼수를 너무 많이 요구한다.'라고 까지 말했으니까요.

안철수 의원은 이런 제안들을 다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양아치들이 화를 냈습니다. "ㅆㅂ 저 ㅅㄲ 지가 혼자 다 먹으려고 ㅈㄹ 한다." 

그게 그 사람들 사고 방식이었거든요.

(C) 호남을 왕따로 만들어서, 호남의 지지를 부끄러운 것으로 만드는 친노/친문 패거리의 행태는 야권의 힘을 약화 시키는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야당의 지지의 상당수가 호남에서 나오는데, 그걸 '부끄러운 것'이라고 선언해 버린겁니다. 그러니 호남과 연이 없는 수도권 사람들이 야당을 지지할때 머뭇거리게 만드는 겁니다. 학교에서 어떤 애들이 주도적으로 왕따를 가하면, 딱히 그 아이에게 별로 인연이 없거나 생각이 없던 아이들도 그 왕따 당하는 아이에게 접근하기 망설여 지는 것 처럼 말입니다. ('왕따 옮으면 어떻하지?')

야권의 전체 에너지는 약화시키면서, 자기들 잇속만 챙기는 파렴치한 행태이었습니다.  그 파멸적인 행태가 정권을 내줬을 뿐아니라, 여당에 밀려 지리멸렬한 야당의 꼬락서니를 만들어 온겁니다. 

그리고 속으로 웃으면서 최고의 소득을 얻는 건 당연히 새누리당 여권 세력이었습니다.  이 구도하에서 자기들 정권 유지는 떼논 당상이었으니까요.

진정으로 야권을 개혁하고 수권을 준비하는 야권 세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 악의적인 구도를 끊어 버릴때가 되었습니다.

호남의 지지를 받되 그 지지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게 야권 세력 확장의 첫걸음입니다. 당장 호남에서 표 몰아주는데, 야당 정치인이라는 사람들이 호남 지지를 부끄럽게 생각하면, 어디 다른데 가서 표를 구걸한단 말입니까? 자기 모순입니다.  언제 새누리당이 영남에서 표받아온다고 그거 부끄럽게 생각한적 있습니까? 

그래서 호남과 수도권이라는 야당의 큰 축을 단단하게 복원하는 일이 야당 재건의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호남의 안정적인 지지와 수도권의 호응이라는 일종의 동맹 관계 말입니다. 

(D) 지금까지 최근 몇년동안 안철수 의원이 보여준 행보는 지금 야권의 악의적인 호남 멸시 구도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줘 왔습니다. 본인 백그라운드와 정체성이 수도권 전문직 사업가인 이상, 호남 지역 정서에 동화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의 생각과 행보는, 야당의 핵심 축인 수도권과 호남이라는 두 축을 단단히 묶어주고, 그것을 기반으로 야당을 확장해줄 수 있는  희망찬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