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문재인 대표가 '가야할 길을 가겠습니다' 라는 기자회견을 했네요. 참 오래 걸렸습니다. 이제 비주류의 다음 행보가 주목 받고 있는데요. 나눈다면 남는다 or 나간다 크게 두가지입니다. 물론 남는다는 선택도, 내 주장은 피력했으니 이후부터는 지도부의 뜻을 존중하고 대신 절박한만큼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할 수도 있고, 아니면 잔류하면서 계속해서 지도부와 대립할 수도 있습니다. 나간다는 것도, 일부가 선도탈당해서 제3지대(천정배 신당)와 가교 역할을 하면서 차례로 모여들 수도 있고, 아니면 교섭단체를 결성할 만한 조직적인 분당이 대번에 이뤄져서 독자 창당의 길을 걸을 수도 있겠죠. 다만 탈당이냐 아니냐를 주로 논하니까, 마침 관련해서 나온 뜨끈한 보도를 놓고 저도 개인적인 전망을 보태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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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사레 친 게 전원인지는 알 수 없으나, 명단에 오른 당사자들이 언론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지도부에 강하게 피력했다고 합니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q=126510
그러나 유동적인 국면에서 비주류 측이 탈당 카드를 만지작거리는건 사실입니다. 전대 안 열어준다고 탈당한다는게 좀 황당하긴 한데요.ㅋㅋ 아무튼 흔히 신당을 말할 때 대선주자와 신진과 조직과 명분과 돈을 주로 거론하는데, 여기서는 명단을 중심으로 계파적 접근에 치중해서, 또 시시비비나 당위보다는 실현 가능성에 주목해서 세력 지도나 이면의 원리 그리고 제반 여건 등을 짧게 훑어보겠습니다. 

1. 세력 분포
김한길의 결단 없이 김관영-주승용-노웅래-정성호-최원식-최재천-변재일 등의 결행은 없습니다.
박지원의 결단 없이 박혜자-이윤석 등의 결행은 없습니다.
안철수의 결단 없이 권은희-문병호-박영선 등의 결행은 없습니다.
나머지 인물군은 손학규계 일부나 계파색 옅은 무계파형 비주류로 포진되어 있는데 이들에게는 응집력 있는 구심점이 부재합니다.
언급된 보스들이 세력재편을 야기하지 않는 한 주변부 비주류들도 이탈하지 못합니다, 개별적 사유(선거구 조정, 윤리적 결함, 컷오프 등)로 공천 탈락이 확실시된 경우를 제외한다면.

2. 이해 관계
김한길&안철수 : 김한길-박지원의 수도권 비주류와 호남 비주류 주도권 싸움에서 김한길이 우위를 차지한 이유는 대선 주자 안철수와의 우호적 관계 때문입니다.
김한길&박지원 : 김한길과 박지원의 비주류 연합군은 대권-당권 분리를 내세워 당권분점을 도모하려고 합니다. 
박지원<김한길<안철수 : 김한길계 없는 박지원계의 독자행동은 파급력이 미미하고, 안철수의 동참 없이 김한길 측만 결심할 가능성도 낮습니다.
안철수 : 차기 대권 후보로써의 두각을 나타내려면 반혁신 눈총을 받는 비주류에게 당권을 이양할 수 없으며, 당 혁신에 성과를 내기 위해선 전폭적인 권한을 필요로 합니다.
김-안-박 : 당권이 궁극적 목표인 비주류와 당권이 과도기적 필요조건인 안철수는 문재인 제거까지만 동행할 뿐, 중장기적 이해관계 상충 때문에 전폭적인 협력이나 화학적 결합이 어렵습니다. 

3. 리더의 처지
김한길은 검찰 기소를 앞둔 상태에서 제1야당 방패를 내려놓긴 힘듭니다.
박지원은 엇갈린 판결 속에 대법심이 남은 채 민주당이란 보호막을 벗어버리기 아쉽습니다.
안철수는 창업주이자 대선 주자로써 탈당의 부담이 큽니다.
압도적인 리더십을 확보하지 못한채 제 3세력으로 이탈하면 창조적 파괴는 불가능하고 정치적 자해로만 귀결될 확률이 높습니다.
결단하더라도 내부 조직력의 한계로 야권 재편을 낙관할 수 없단 점이 김한길-안철수-박지원의 결심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혹시 몰라 덧붙이는데 결단=결심=결행=이탈=탈당이고요. 물론 자신에게도 불리한 오판을 내린다면 다른 결말을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계속 그러고 있어서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닐테고 또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생길 수도 있겠죠. 그렇게 지금 짜여진 판이 휘청거리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현 상황에서 탈당이라는 검을 뽑는건 비주류 스스로에게도 유용하지 않으므로, 합리적으로 예측하자면 탈당하지 않을 겁니다. 어차피 칼집은 들었다놨다 계속 하겠지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