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었다.

길을 가는데 선거운동원이 선거선전용 후보 명함을 건내면서 이런 말을 했다.

"O번 XXX 후보를 찍으세요"

그래서 내가 농담 삼아 되물었다.

"왜 그 후보를 찍어야 하는데요?"


최소한 내가 바랬던 대답은 '왜 그 후보에게 투표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설명'이었다. 아주 간단하나마.


그런데 그 선거운동원은 대답 대신 얼굴만 붉혔다. 표정을 보니 '당황함' 때문이 아니라 '불쾌감' 때문인 것 같았다. 


알바인지 당원인지 그 후보의 지지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공식적으로 등록된 선거운동원이라면, 그래서 남에게 '몇 번을 투표하라고 권유한다'면 최소한 간단하게나마 '왜?에 대한 교육'은 시켰어야 하지 않는가?


그 선거운동원이 왜 불쾌감을 표시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이지만, 당시 그 선거운동원을 상대로 시비를, 설사 그 것이 짖꿎은 장난 차원이라도, 걸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왜냐하면, '왜 특정 후보를 투표해야하는지도 교육시키지 않은 책임'은 선거대책조직위원장이나 그 후보에게 귀속되니까. 


타인의 투표행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을 침해하는 중요한 위법 행위이며 폭력 행위이다. 그리고 설사 선관위에 등록된 공식적인 선거운동원이라고 하더라도 '왜 투표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유권자들에게 설명하지 않거나 못한다면 그 것 역시 합법을 빙자한 중대한 폭력 행위이다.


참정권에 대한 폭력 행위의 최고봉(?)은 아마도 이승만 정권 때의 3.15 부정선거일 것이다. 기록을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이승만 정권 때 투표를 했던 노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당시 투표장에서 지역유지들에게 손을 잡혀 강제로 투표지에 1번을 찍었다니까.



그런 점에서 미루어 보면, 지금은 호남 네티즌들이 잊어버린 '그 이름'의 주인공, '네티즌 선거법 위반 1호'였던 그 주인공은 자신의 글에 의하여 충분히 법적 제재를 받을만 했다. 그가 공식선거운동원이 아니라는 것을 배제하더라도 말이다.


아마.... 1996년도의 일일 것이다. 이제는 잊어버려진 이름이 되어 인터넷에서도 검색이 되지 않아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인 이름, 이제도.... 아니 이도재인가?


어쨌든, 그는 '빌어먹을 4천만 조센징'이라는 제하의 글에서 '죽어라고 1번만 찍어대는 한국인에게 저주에 가까운 글'을 통신사들 게시판에 올렸었다. 통신 시대에서 인터넷 시대로 전환되는 시점이었던 그 시절에 그의 글이 얼마나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늘 그 글이 생각이 나는 것은 문안박 연대와 문안박 연대를 거부하는 안철수의 기자회견을 읽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도재가 절규한, 죽어라고 '1번만 찍어대는 빌어먹을 한국인들'이라는 표현이 오만에 가까운 문재인과 친노 도당에 일편단심 지지를 보내는, 영남 노빠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호남 노빠들이 다수인 현실에 그대로 투영되기 때문이다.


물론, '1번만 죽어라고 찍어대는 한국인'과 '일편단심 문재인과 친노도당에게 지지를 보내는 호남인'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정치의 2인자인 호남이, '죽어라고 1번만 찍어대는 한국인' 때문에 국민 대다수가 정치적 이익을 갈취 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편단심 문재인과 친노도당에게 지지를 보내는 호남인들' 때문에 한국인의 현재가 새누리당 때문에 암울하다면 미래 역시 암울한 것은 그들 때문이라고 하면 이 것도 '맥락없는 호남탓'일까?


명백한 것은, 나 역시 지금 남의 투표행위에 대하여 간섭하는 발언을 했으니 이 것도 폭력 행위라는 것이다. 그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그로 인하여 내가 감당해야 할 비난의 몫까지 예상하면서도 감히 발언을 하는 이유는 문재인과 친노의 하는 짓거리가 몸서리 쳐질 정도로 싫기 때문이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