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찬반논란에 앞서 나는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에 대하여 너무 2차산업 중심적 사고 방식에 젖어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박정희 경제개발부터 이어진, 산업간 착취, 즉 1차 산업을 착취해서 2차 산업에 보전하는 방식의 답습이라는 것이다.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규제함으로서 유통량의 시간적 지연은 2~3일이라고 한다. 그런데 공산품들은 유통기간이 길므로 2~3일 정도 늦게 납품되고 또한 늦게 판매가 되어도 크게 문제가 없다. 그러나 농산품의 경우에는?

농산품의 경우에는 2~3일의 시간차이가 신선도의 차이가 발생할 뿐 아니라 일부 농산품의 경우에는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리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내가 못마땅한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다. 산업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규제하는 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가 '누군가를 착취하여 또 다른 누군가의 이익에 보전하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2.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 찬반논리에 대하여서는 최소한 한번씩은 접해보았을테니 상세는 생략하기로 하고 이 규제는 경제해법에서 '논리적 쫑'을 발생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은 거시적으로 보면 경제의 globalization과 localization의 대결이다. 예를 들자면, 동네 빵집의 사장과 직원은 그 동네 사람이다. 그리고 그들은 동네 빵집에서 나온 수익과 받은 월급을 많은 부분 동네에서 소비한다. 그러나 예로, 빵집 프랜차이즈의 경우 점장과 직원은 그 동네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그들은 받은 월급의 많은 부분을 그 동네가 아닌 곳에서 소비한다.


돈 흐름의 globalization과 localization, 그러니까 집중화 여부가 관건이다. 우리나라가 재벌들 위주의 경제정책들과 유사하다. 해법이 있기는 하다.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규제보다는 세금을 높게 물리거나 현지법인화 시키는 방법이다. 광주의 현 윤장현 시장이 '신세계 광주지점'을 현지법인으로 돌린 것이 좋은 예이다.


세금을 높게 물려서 globalization된 돈의 흐름을 localization으로 돌리는 것이다. 그러나 세금을 높게 올리는 문제는 이미 국내재벌들의 세금부담율 등으로 보아 쉽지 않은 문제이고 또한 갑과 을의 이상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의 사정으로 볼 때 오히려 중소기업만 더 곤란해질 수 있다.


현지법인화 시키는 문제가 해법이 될 수는 있겠는데 과연 그 것이 얼마나 경제의 localization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보고서는 없다. 


문제는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을 또다른 돈흐름의 globalization의 주범인 중형마트 및 편의점이 대부분 가지고 간다는 것이다.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로 인하여 일부 재래 시장의 매출이 '매장에 따라' 20% 이상씩 상승했다고 하지만 재래시장이 받는 경제적 이익은 중형마트 및 편의점이 받는 경제적 이익보다 훨씬 적다.


바로 논리적 쫑인 것이다. 경제의 localization이 경제의 올바른 해법이라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규제는 그 올바른 해법에 맞는 조치이지만 중형마트와 편의점의 존재가 이런 경제의 localization과는 달리 이중의 globalization의 결과를 낳고 있다. 왜냐하면, 편의점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이익은 결코 새로운 고용창출을 발생시키지 않으므로. 그나마 고용창출 효과라도 있는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규제로 인한 일자리의 감소가 실제로는 고용창출 가능성이 없는 편의점의 이익만 증대시키고 그 이익의 많은 부분은 이중의 고리로 경제의 globalization을 부추키고 있다.



3. 한마디로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는 산업간 착취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경제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물론, 그 공익적 취지에는 공감한다. 시장경영진흥원의 보고에 의하면 대형마트 3개가 생기면 재래시장 열개가 문을 닫으며 이 때 발생하는 실업자의 최소한의 경제적 활동을 위하여 사회에서 지급해야할 돈, 그러니까 세금은 국민적 부담으로 전가되니 말이다.


공익적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중형마트의 존재, 그리고 편의점의 존재와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에 따른 소비자의 소비패턴은 예상과는 달리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는 행정편의적 발상이다. 물론, 법원이 거시경제적 문제까지 염려할 이유는 없다. 그러니 그들의 판단인 '공익적 가치에 부합 여부'에 따라 맞게 판결한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산업간 착취' 문제와 경제의 localization 해법에 대한 실질적인 반영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