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1월 19일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을 지정한 지방자치단체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우리나라 대법원의 수준에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다.

내가 생각하는 문제점은 이렇다.

우선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 근로자의 건강권 보호 및 중소유통업과의 상생발전 등 이 사건 각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은 중대할 뿐만 아니라 이를 보호하여야 할 필요성도 크다."라는 판결문을 보자.

이 처분으로 도대체 어떤 공익이 달성되는가.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하면 마트 고객들이 너도 나도 전통시장으로 달려가 구매를 할 것이므로 전통시장이 보호될 거라는 초등학생 수준의 생각에 대한 논의를 하고싶은 생각은 없다. (그런일은 절대로 생기지 않겠지만 법관들의 생각을 존중해서)그냥 그렇게 된다고 치자.

그렇다면 이를 통해 달성되는 공익이 도대체 무엇인가. 전통시장이 지켜지는 것이 어떻게 공익이 될 수 있는가. 전통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과 직원들의 사익이겠지.

결국 이문제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상인간의 사익의 충돌일 뿐이다. 또한 <대형마트에 물건을 납품하는 여러 유통업자와 대형마트의 직원들> vs. <전통시장에 물건을 납품하는 유통업자와 직원들>간의 사익의 충돌에 불과한 것이다. 과연 이것을 공익이라 표현할수 있는가. 내가 보기엔 사익인데 왜 대법원은 그것을 공익이라 표현하고 있는가? 내 지식과 경험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백번 양보해서 <우리들 마음의 고향같은 사람냄새 풍기는 전통시장의 존재>를 공익으로 본 것이라면 이는 얼마나 시대착오적인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서 고객들을 전통시장으로 가지 못하게 막는 인터넷 쇼핑, 홈쇼핑, 모바일 쇼핑은 그럼 왜 가만두나?

두번째로 대법원은 판결문에 이렇게 쓰고있다.

"영업시간 제한처분은 소비자의 이용빈도가 비교적 낮은 심야나 새벽 시간대의 영업만을 제한하는 것이고 의무휴업일 지정처분은 한 달에 2일의 의무휴업만을 명하는 것이어서, 그로 인하여 원고들의 영업의 자유나 소비자의 선택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슨 이런 판결이 다 있나. 한달에 2일만 의무적으로 쉬게하므로 괜찮다는 것이다. 그러면 4일을 금지시키면 영업의 자유나 소비자의 선택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는 것인가 아닌것인가. 또 일주일은 어떤가. 판결한 법관들에게 묻고 싶다. "법관님 도대체 몇일동안 영업을 금지시키면 영업이 본질적으로 침해되는 건가요?"

이 판결을 통해서 법이 어떻게 타락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보게 된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따라 전통시장 상인들은 합법적으로 약탈할 수 있는 근거를 가지게 되었다. 대형마트와 관련 상인, 직원들의 소득을 합법적으로 전통시장의 상인, 직원들의 소득으로 이전시키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법만 잘 만들면 합법적으로 남의 소득과 재산을 착취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러니 국회의원이 되려고 그렇게 난리들인가? 과연 이것이 정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