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강님께서 이런 주장을 하셨는데요....... 원죄설은 그렇다 치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느냐?하는겁니다. 간단하게 적죠.

당시 기아가 4,500억원의 부채를 하필이면 '삼성캐피탈'에 지고 있으니 삼성이 기아를 부도처리하기는 누워서 떡먹기죠.


그런데 말이죠.... 이상호 기자의 X파일에서 보면 기아자동차가 채권단에 의해 화의신청이 거의 받아들여진 상태에서 강경식 당시 부총리가 고집해 법정관리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삼성에게만 뒤짚어 씌우는건 무리겠죠? 그리고 정권이 하는 일이 뭡니까? 그런데 기아 때문에 IMF사태가 발생했다면 강경식의 책임이 더 크고 최종적인 책임은 YS한테 있는거죠. 안그런가요?


기아자동차 부도가 IMF의 직격탄이 된건 사실입니다만 실제 도화선은 한보사태 때문이었죠. 또한, 기아자동차는 정상적인 경제상황이라면 부도날만했습니다. 신차 하나 실패하면 회사가 출렁거릴 정도인데 기아자동차는 프라이드와 봉고 이외에는 출시된 차량들이 줄줄이 시장에서 실패합니다. GM사 보세요. 기아자동차보다 몇배 큰 GM도 SUV 시장에 잘못 대처해서 신모델들이 시장에서 참패하자마자 곧바로 부도나는거 말입니다. 


어쨌든, 그래도 여전히 한국은 기회가 있었습니다. 기아자동차가 부도가 난게 4월이고 아직은 수습할 시간이 있었으니 말입니다. 


8월초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렇게 정리했다.

“한국 정부가 은행의 부실 여신을 해결하는데 개입한다면 그 금액은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다. 이는 97년도 GDP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미국 행정부는 1980년대에 저축대부조합(S&L)의 부실을 정리하는데 1,300억 달러를 소모했다. 이는 90년도 미국 GDP의 2.4%에 해당한다.”
 

한보, 삼미, 기아등 대기업의 연쇄 도산으로 은행의 부실이 풍선처럼 부풀어 갔다. 그 결과 8개 주요 시중은행의 부실 여신 규모는 30% 이상 늘어나 1997년 8월 현재 12조9,000억원(144억 달러)에 이르렀다.

미국의 S&P는 8월초 한국의 국가 신인도를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로 전환하고,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제일은행등 5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비즈니스 위크의 분석을 보자.

“한국 관리들은 이제 기업 위기의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금융 부분의 붕괴 가능성이다.

한국의 은행들은 12월말까지 180억 달러에 이르는 무용지물의 채권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이 숫자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재벌들의 연쇄 파산은 주요 시중은행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올해만 시중은행들이 전체 여신의 10%에 해당하는 246억 달러를 5대 재벌에게 퍼부었다. 막대한 채권이 회수되지 않는다면 한국 은행들은 자본금이 완전 잠식당하게 될 것이다.

위기는 기업과 금융부문의 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서 달성될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이 너무 나쁘고, 변화에 대한 저항이 너무 강하다. 현재 제시된 개혁은 충분하지 않다.“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YS정권은 너무 안일했던 것입니다. 아직도 기억하실겁니다. 강경식 당시 부총리가 '한국 경제는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라고 떠벌리고 다니던 것 말입니다. 물론, 경제수장이 '한국 경제가 위기이다'라고 떠들고 다니면 더 큰 문제겠죠. 문제는 강경식의 발언과 맞물린 그의 언행은 정말 여유만만이었기 때문에 진짜로 믿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강경식을 쉴드하는 입장에서는 강경식이 개혁을 위해 밤샘을 하다시피 노력했다고 하는데 이걸 액면으로 받아들여도 정권의 책임이죠. 결과가 비참하게 끝났으니까.


비지니스 위크지의 기사 중 '제시된 개혁은 충분하지 않다'라고 한 내용 중에 바로 금융개혁이 포함되어 있고 그래서 금융개혁안은 결사저지(?)한 DJ의 책임론이 거론되는 이유입니다. 물론, 내가 아크로에도 썼지만, 노동악법 날치기를 했던 YS가 왜 금융개혁안은 날치기 하지 않았을까요? 안일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DJ의 책임은 최대 국회의 의석수만큼, 상식적으로는 국회의 의석수보다 적다는게 맞죠.




그리고 YS정권에서 유일한 탈출구가 바로 수출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출을 하면 적자가 나는 구조로 변해버렸죠. 임금인상? 그리고 변동환율제? 임금인상은 그렇다치더라도 환율이 수출이 문제가 된다면 정부에서 강력히 개입을 해야지요. 그런데 YS정권에서 그런 개입의 사례가 있었나요? 방치한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리고 전두환 시절. 당시 뉴욕타임즈 사설은 '침몰하는 한국경제를 망아지가 살렸다'입니다. 그 망아지는 포니자동차이고요. 그게 진실입니다. 


벅정희 정권 때 중화학 특히 석유가공산업을 집중육성했었죠? 그런데 오일파동이 일어납니다. 두번이나. 버틸 재간이 없죠. 박정희 경제가 실패로 돌아간겁니다. 그렇다면 투자된 산업에서 정리가 필요했습니다. 구조조정. 그런데 박정희가 죽은 후에도 그 구조조정했다는 이야기 없습니다. 전두환 정권 때 했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디지탈 말지에서 읽은 기억이 나네요. 이 구조조정 건으로 경제각료가 모여 대책회의를 하기로 했는데 아웅산 테러사건 등으로 그나마 경제엘리트들은 죽고 흐지부지되어서 경제가 침몰상황이었다가 망아지 때문에 살아난겁니다.



아참, 이 사실들 아실려나 모르겠습니다. 당시는 미소 냉전이 막바지에 몰려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미국의 원조로 살아났지 YS정권 때처럼 데탕트 분위기였으면 한국 최초의 IMF 사태는 전두환 정권 때 일어났을 것이라는 점 말입니다. 전두환은 숫가락 얹은겁니다. 사회간접자본 투자(SOC)나 기타 경제적 체질을 튼튼하게 하기 위한 어떤 정책도 펼치지는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잘한 것이라면 그나마 '기술한국의 입지'를 박정희 정권에 이어 계속 견지했다는 정도?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