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 광화문 시위에서 현장 부근에 있었던, 시위자가 아닌 것으로 보이는 네티즌의 실시간 목격담에 의하면, '과잉진압이 먼저'라고 하더군요. 이 네티즌의 성향(?)이 정확히는 파악이 안되었으니 이 부분은 생략하기로 하는데 '과잉진압 때문에 폭력사태로 번져진 시위들이 많았던 사례를 생각해보면 가능성이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2. 제가 이번 광화문의 시위에 대하여 시위대에게 불만을 가지는 이유는 바로 '선택과 집중'을 아직도 하지 못하는, 물론, 시위대의 규모를 늘려서 정권에의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만, 그렇게 백화점식으로 이슈를 나열해서 도대체 뭘 어쩌자는 것인지 모를 '촌티'입니다.


뜬금없는 '국정교과서 반대' 항목에서는 솔직히 하품이 다 나오더군요. 이런 촌티, 언제나 벗어날 수 있을까요? 왜냐하면, 물론 정권들에서 시위대의 요구사항을 차분히 들어준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만 이렇게 이슈를 백화점 식으로 나열하게 되면 시위대의 목소리를 정권 차원에서 들어줄 때 '대통령 이하 모든 내각 총출동령'이라도 내려야 하니 말입니다.


선택과 이슈를 집중시켜서 정권들을 대화의 광장으로 끌어내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백화점식 구호만을 보고 있자니' 쌍팔년도의 모습을 아직도 못벗은 촌티가 생각나서 오히려 짜증이 납니다.


3. 그런데 이번 광화문 시위의 불법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모양인데 시위의 성격과 그 전개과정에 관계없이 경향신문 기사의 잘못된 법해석을 지적하고 넘어갑니다.


잘못된 법해석 부분은 

첫번째, 집시법 제11조에 관련된 헌법재판소의 판결 내용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
두번째, 집시법 제11조 상에 규정된 '외교 관사들의 100미터 이내의 시위 금지'와 '그 금지의 예외조항의 적용'에 있어서 잘못된 인식입니다.



지나친 공권력의 개입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번 집회의 성격을 고려했을 때 그리고 현 정국의 상황 상,
 '박근혜 정권이 제발이 저리는듯'이라고 비야냥댈 수는 있겠지만 '합법이다'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집시법 11조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악법조항'이라는 국보법의 일부조항이 '악법조항'으로 논린이 많은 이유와 같은 바로 '임의성'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임의성 문제는 법률 상에서 반드시 제거해야 되는 부분으로 법률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법해석을 잘못하면서 '이번 광화문 시위가 합법이다'라고 주장하면 뭘 어쩌자는건지 모르겠네요.


자, 그럼 어느 부분을 경향신문 기사에서 잘못된 법해석을 했는지 볼까요? 우선 집시법 11조를 인용합니다.

제11조 (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장소) 관련판례관련문헌벌칙규정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청사 또는 저택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 미터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2. 대통령 관저(官邸), 국회의장 공관, 대법원장 공관, 헌법재판소장 공관
3. 국무총리 공관. 다만, 행진의 경우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
4. 국내 주재 외국의 외교기관이나 외교사절의 숙소.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외교기관 또는 외교사절 숙소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
가. 해당 외교기관 또는 외교사절의 숙소를 대상으로 하지 아니하는 경우
나.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
다. 외교기관의 업무가 없는 휴일에 개최하는 경우
(출처는 여기를 클릭)


제11조의 취지는 '집시법이 인정되지 않는 장소에 대한 규정'이고 '그 장소에 대한 예외 규정을 4-다항'에 두고 있습니다.

이 4-다항의 예외규정은 "헌법재판소 2003. 10. 30. 자 2000헌바67 결정"(전문은 여기를 클릭)에 의거한 것으로 상기 집시법 11조의 파란색과 빨강색으로 마킹한 부분에 해당하는 헌재의 결정을 인용합니다.(인용문에서도 각각 같은 색으로 마킹을 합니다.)



[7] 외교기관 인근에서의 집회는 일반적으로 다른 장소와 비교할 때 중요한 보호법익과의 충돌상황을 야기할 수 있고, 이로써 법익에 대한 침해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와 같은 고도의 법익충돌상황을 야기할 수 있고, 이로써 법익에 대한 침해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와 같은 고도의 법익충돌상황을 사전에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하여 외교기관 인근에서의 집회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보호법익은 국내주재 외교기관에의 자유로운 출입 및 원활한 업무의 보장, 외교관의 신체적 안전에 고려된다. 

[8] 특정 장소가 그 기능수행의 중요성 때문에 특별히 보호되어야 하고 중요한 기관에 대한 효과적인 보호가 그 장소에서의 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고 입법자가 판단하였다면, 이러한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하게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다. 입법자는 야간의 옥외집회나 특정 장소에서의 옥외집회의 경우와 같이 법익침해의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 특수한 상황에 대해서는 집회가 공공의 안녕질서에 미칠 영향이나 법익충돌의 위험성의 정도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규제를 할 수 있다. 

(인용자 주 : 집시법 11조의 '시위를 금지하는 이유'에 해당되는 설명)

[9] 특정장소에서의 집회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보호되는 법익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을 초래한다는 일반적 추정이 구체적인 상황에 의하여 부인될 수 있다면, 입법자는 ‘최소침해의 원칙’의 관점에서 금지에 대한 예외적인 허가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해야 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전제된 추상적 위험성에 대한 입법자의 예측판단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 부인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첫째, 외교기관에 대한 집회가 아니라 우연히 금지장소 내에 위치한 다른 항의대상에 대한 집회를 한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전제된 법익충돌의 위험성이 작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문제점은, 집회금지구역 내에서 외교기관이나 당해 국가를 항의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다른 목적의 집회가 함께 금지된다는 데 있다. 

둘째, 소규모 집회의 경우, 일반적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보호법익이 침해될 위험성이 작다. 예컨대 외국의 대사관 앞에서 소수의 참가자가 소음의 발생을 유발하지 않는 평화적인 피켓시위를 하고자 하는 경우, 일반 대중의 합세로 인하여 대규모시위로 확대될 우려나 폭력시위로 변질될 위험이 없는 이상, 이러한 소규모의 평화적 집회의 금지를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를 발견하기 어렵다. 

셋째, 예정된 집회가 외교기관의 업무가 없는 휴일에 행해지는 경우, 외교기관에의 자유로운 출입 및 원활한 업무와 보장 등 보호법익에 대한 침해의 위험이 일반적으로 작다고 할 수 있다. 

(인용자 주 : 집시법 11조의 '시위를 금지하는 이유의 예외조항'에 해당되는 설명)


[10] 따라서 입법자가 ‘외교기관 인근에서의 집회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고도의 법익충돌위험이 있다’는 예측판단을 전제로 하여 이 장소에서의 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할 수는 있으나, 일반·추상적인 법규정으로부터 발생하는 과도한 기본권제한의 가능성이 완화될 수 있도록 일반적 금지에 대한 예외조항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전제된 위험상황이 구체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도 이를 함께 예외 없이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필요한 조치의 범위를 넘는 과도한 제한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최소침해의 원칙에 위반되어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다. 
(전문은 상동)


즉, 헌재의 집시법 11조 판결 내용을 요약하면,

"입법자는 야간의 옥외집회나 특정 장소에서의 옥외집회의 경우와 같이 법익침해의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 특수한 상황에 대해서는 집회가 공공의 안녕질서에 미칠 영향이나 법익충돌의 위험성의 정도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규제를 할 수 있지만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전제된 위험상황이 구체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도 이를 함께 예외 없이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필요한 조치의 범위를 넘는 과도한 제한인 것"인데,


단지, 예외조항의 전제 조건은 바로 집시법 11조 4-나)항의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입니다. 휴일이라고 무조건 허락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경향신문의 기사는 헌재의 판결내용을 잘못 인용하면서 집시법 11조를 잘못해석하고 있습니다.


아래에 경향신문 보도 내용 중 관련 사항을 인용합니다.
■대사관이 있어 안된다

그러니 광화문광장은 사실상 법적으로 집회를 할 수 없는 곳이 된 거죠. 한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주일대사관이 있는 주변에서 매주 수요집회가 열리는 것 말입니다. 주미대사관이 있는 광화문광장에서의 집회가 불법이라면 주일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도 불법이 돼야 하니까요. 

수요집회는 아시다시피 불법이 아닙니다. 2003년 10월30일 헌법재판소는 집회시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 해서 “외국 외교기관의 100m 이내에서는 시위를 열 수 없다”고 규정한 집시법 11조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인용자 주 : 이미 위에서 헌재 재판판결내용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아니죠.)

결국 불법시위 논란이 있는 광화문광장에서의 시위도 집시법 위반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휴일에는 안된다

2003년 10월 헌재는 외교기관 주변이라도 대규모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거나 외교기관의 업무가 없는 휴일에 개최되는 집회는 허용키로 했습니다.

당시 헌재는 예정된 집회가 업무가 없는 휴일에 행해지는 경우 등 “보호법익에 대한 위험이 구체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 대하여 예외적으로 집회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주한일본대사관 뿐만 아니라 모든 대사관 주변에서 휴일에도 집회가 허용된다는 얘깁니다. 지난 14일도 주말이었으니 민중총궐기 대회는 집시법을 위반하지 않은 것이죠. 
(기사 전문은 여기를 클릭)


상기 기사는 팩트를 뒤죽박죽 섞어 놓아 관련 법률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혼동을 일으키게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씩 브레이크다운 해보겠습니다.


1) 주일대사관이 있는 주변에서 매주 수요집회가 열리는 것 말입니다. 주미대사관이 있는 광화문광장에서의 집회가 불법이라면 주일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도 불법이 돼야 하니까요. 

--> 이 부분은 집시법 제 11조 중 예외사항을 규정한 4-나)항, "나.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기자도 기사에서 '매주 수요집회가 열린다'라고 사실을 들었으니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염려가 없는 경우로 인식되어진다는 것입니다.


법조항을 잘못 해석했습니다.


2) 관련 기사에서는 제가 먼저 인용한 2003년 10월의 헌재 판결을 똑같이 인용하면서 집시법 11조가 위헌 판결을 받았다면서 집시법 전체가 무효임을 주장합니다. 

수요집회는 아시다시피 불법이 아닙니다. 2003년 10월30일 헌법재판소는 집회시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 해서 “외국 외교기관의 100m 이내에서는 시위를 열 수 없다”고 규정한 집시법 11조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상기 기사 내 재인용)

--> 이 부분 역시 아니죠. 수요집회가 불법이 아닌 이유는 집시법 제11조 중 예외사항을 규정한 4-나)항이고 광화문 집회는 4-나)항에 해당되지 않는 즉, '대규모 집회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되었기 때문'에 공권력이 투입된 것이죠.



이 부분에 대하여 검증은 '1인시위'가 나온 역사를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바로 '외국 외교기관의 100미터 이내에서는 시위를 열 수 없지만' '대규모 집회로 열릴 가능성이 거의 없는 1인시위'는 인정이 되기 때문에 1인시위라는 것이 생긴 것이죠. 그리고 아래 참여연대의 2013년 9월 25일 보도를 보면 경향신문 기가 잘못된 법해석에 의거 보도된 것임을 확연히 알 수 있죠.


지난 8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은정 판사는 2011년 11월에 국회 경계 앞 100미터 내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에게 집시법 11조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하고 집시법 제11조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신청도 기각한 바 있다. 
 
이 집시법 11조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참여연대는 “국회 경계로부터 100미터 이내에서는 집회를 절대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국회의사당과 의원회관에서도 100여 미터 이상 떨어진 국회 담장에서 다시 10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만 집회를 해야 하는 만큼, 국민들은 국회의사당과 의원회관에서는 200미터 이내에서는 집회를 개최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이는 헌법의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 만큼 헌재가 위헌으로 선언해야 할뿐만 아니라 국회 스스로 집시법 11조를 폐지할 것을 주장했다.
(출처는 여기를 클릭)


보수진영 언론의 '소설로 기사 써대기'야 이미 국보급이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싸우면서 닮아간다'고 진보진영 언론 역시 선동성에 의거하고 팩트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써대는 기사들이 요즘 홍수처럼 많이 발생해서 그 중 하나를 콕 찝어 지적해 봅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