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아니었다면 조선은 러시아의 식민지가 되었을 것'이라는 명제에 대하여 피노키오님께서 이렇게 쓰셨네요.


'일본이 아니었다면 러시아였을 것이다' 는 사실명제로 보이는데, 가치명제로 해석하여 '물타기하는 뉘앙스' 등의 용어로 사용하며 비판하는 분들이 있네요. 그에 대한 올바른 반박은 '일본이 아니었다면 조선은 그 어느 나라의 식민지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1. 우선, 당시 조선은 외교적으로는 청나라의 식민지와 같은 상태였습니다. 병자호란과 정묘호란의 결과입니다. 그리고 조선의 주도권을 놓고 청일전쟁이 일어났고 또한 러일전쟁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두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여 조선에 대한 지배권을 확고히 했고요.


2. '명제의 증명 방법'만 놓고 보면 피노키오님의 주장이 맞습니다만 역사적 사실을 놓고 볼 때에는 '일본이 아니었다면 러시아의 식민지가 되었을 것이다'라는 가정은 무의미하죠. 조선의 지배권을 놓고 청나라와 일본이 전쟁을 일으켰고 또한 러시와와 일본이 전쟁을 일으켰지만 청나라와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킨 적은 없으니까요.


러시아는 부동항의 확보 문제로 조선의 진출이 필수적이기는 했고 거꾸로 대륙으로 진출하려는 일본과의 충돌은 불가피했습니다. 그런데 만일, 일본이 조선의 지배권을 탐내지 않았다면 청나라와 러시아 간의 전쟁이 일어났을까요?


청나라와 러시아의 전쟁의 결과 러시아가 이겼다면 아마도 아편전쟁 등으로 홍콩 등이 영국에 임차된 것처럼 현재 북한의 부동항들은 러시아에 장기간 임차되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봅니다. 그러나, 청나라와 러시아가 맞닿은 국경이 길기 때문에 일본과는 달리 두나라의 무력충돌은 상당히 부담이 되었고 장기화될 가능성 때문에 전쟁보다는 평화조약을 맺어 북한의 부동항을 장기임차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도 있었다고 봅니다.



물론, 모르겠지요. 당시, 조선에 대한 열강의 이권에서 청나라의 허락을 받지 않고 조선 정부의 허락을 받았으니 북한의 부동항을 청나라가 임의로 러시아에 임차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조선에 대한 열강의 이권 다툼은 청나라에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국내 사정 때문에 가급적 전쟁을 피해야 할 청나라 입장에서는 러시아의 무력 시위에 굴복, 조선 정부를 젖히고 직접 협상에 나서 북한의 부동항을 임차해주어 러시아와의 무력충돌을 피했을 가능성도 상당히 큽니다.



3. 그럼, 북한의 부동항을 어떻게 청나라가 임의로 러시아에 임차할 수 있느냐? 바로 청일전쟁의 결과 수립된, 그리고 이완용이 보고 감격에 겨워 울었다는 바로 시모노세키 조약 제 1조에 근거한 것이죠.


조선이 청국은 조선국완전 무결되는 독립 자주 국가임을 확인하고 독립 자주를 손해이하는 같은 조선에서 청나라에 대한 조공 · 헌상 · 전례 등은 영원히 폐지한다. (제1조)


4. 따라서 바스타이님의 주장인 '일본이 아니면 러시아의 식민지가 되었을 것'이라는 가정은 실제 발생하지 않은 'IF'라는 역사 속의 가정이며 무의미합니다. 그리고 역사의 사실은 좀 다른 결론이 날 가능성도 많았죠.


이런 가정은 물론 바스티아님께서 의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합니다만 '식민지 근대화론'에서의 노림수와 비슷하겠죠., 즉, 'IF'라는 것을 동원하여 그리고 실제 역사 속의 사실은 등한시한 채 주장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주장이 무의미하다고 해서 바스티아님의 주장을 비야냥대는 것은, 피노키오님께서 주장하신 명제의 증명 방법에 어긋난 말 그대로 비야냥일 뿐이겠죠.


개인적으로는 당시 러시아의 식민지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았고 그래서 러시아의 식민지가 되었다면 아마 지금도 우리는 러시아의 식민지로 살고 있을 것이라는데 100원 겁니다. 왜냐하면, 조선은 타국 열강에 비해 '민족주의'가 채 발현되기도 전에 식민지가 되었으니까요. 물론, 저의 판단 역시 'IF'입니다만 일본이 대동아전쟁을 일으킨 것이 우리에게는 천만다행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