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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욕하기가 점점 국민오락이 돼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지지율도 20% 초반대를 기고 있군요. 그렇다면 임기 내내 지지율 40~ 50%를 구가하며 잘 나가던 이명박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가 궁금해지고, 또 그걸 알아야 반면교사로 삼던지 말든지 할 수 있을겁니다.
우선 이명박을 욕하는 사람들은 크게 3가지의 케이스로 분류할 수 있겠죠. 1 원래부터 욕하던 사람 2 별 생각없다가 욕하는 사람 3 지지하다가 욕하게 된 사람. 원래부터 욕하던 사람들은 어차피 이명박이 뭘하든 욕을 할 것이고, 또 취임초부터 줄기차게 욕을 했기 때문에 분석의 대상으로 삼기 어렵습니다. 살펴봐야 할 사람들은 바로 그렇지 않다가 이명박에게서 등을 돌리게 된 2와 3에 속하는 사람들이겠죠.
그리고 또 한가지 살펴봐야 할 측면은, 1 오로지 이명박이라서, 이명박에게만 책임이 있는 잘못이라서 욕먹고 있는 사안인가 아니면 2 대한민국 대통령이라서 어쩔 수 없이 욕먹고 있는 사인인가도 구분이 되어야만 할겁니다.
결국 첫 문단의 2 와 3 에 속하는 사람들이, 두번째 문단의 1 에 속하는 것들 중 어떤 것에 대해 화를 내고 있는지를 살펴야만 '왜 이명박은 지금 국민오락 수준의 욕을 먹고 있는 것인가'의 정체가 보다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겠죠.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가령 쌍용차 문제같은 건 이명박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사건은 아닙니다. 설사 현재의 대통령이 김대중 노무현이었다고 할지라도 한국이 세계 자본주의 질서에 편입되어 있는 이상 정부의 대응이 크게 달라졌을 것 같지는 않다는 거죠. 유사한 사례로 과거에 대우자동차 문제가 있었고, 이명박정부의 쌍용차 처리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쌍용차 문제는 원래부터 욕하던 사람들에게나 중요한 이슈였지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크게 어필되지 않는 사안일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다시 이슈가 되고 있는 BBK 문제도 그렇습니다. 지난 대선 때 대부분의 국민들이 BBK는 이명박 작품인 것으로 알고 있던게 사실이었죠. 그럼에도 역대 최다 표차로 당선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BBK 역시 최근 들어 이명박에게 등을 돌리게 된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이유가 아닐겁니다. 나꼼수 디도스공격 친인척비리 종편 FTA 등등 모두 마찬가지죠. BBK 조차도 별 문제 안삼던 사람들이 그런 것들 때문에 갑자기 깐깐한 민주시민이 되어 욕을 하는거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욕할 수 있는 핑계거리는 될지언정, 그 분들이 욕을 하는 진짜 이유는 아닐거라는 말씀이죠.
가장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양극화심화와 분배문제 청년실업등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것 역시 IMF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왔던 문제이고, 세계적 추세 역시 그렇습니다. 딱히 이명박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하기 힘들겠죠. 참고로 우석훈의 88만원세대가 이슈가 된 건 노무현정부 시절입니다. 대학등록금 비싼 건 어제 오늘 일도 아닌거구요. 또한 이명박의 주요 대선 공약이었던 뉴타운 747 대운하를 찬성하거나 묵인하시던 분들이 양극화 분배문제를 갑자기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고 볼만한 근거도 없습니다.
솔직히 저는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대응과정에서 이명박이 최선은 아니었지만 나름 선방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신용강등이나 재정위기 외환위기에 시달리는 국가들이 수두룩한데 한국은 딱히 그런 상황도 아니죠.
글을 길게 늘여썼지만, 사실 결론은 간단합니다. 이명박이 과거의 지지자들로부터 욕을 먹고 있는 진짜 이유는 이명박이 뉴타운 747 대운하를 제대로 안했기 때문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공약들 아래 숨어 있는 부동산 상승에 대한 욕망을 이명박이 전혀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이다입니다. 엊그제 뉴스를 보니까 이명박정부 들어 서울의 아파트값이 지역별로 -10%에서 -20% 이상까지 하락을 했다고 하더군요. 노무현정부때 부동산이 폭등하던 시절과 비교해보면 그야말로 지옥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 빙신같던 노무현도 부동산 값을 그렇게나 올려줬는데, 이명박 너는 도대체 뭐하는 병신이냐!!
제가 듣기에는 요즘 들어 부쩍 늘어난 이명박 욕하는 목소리들은 모두 이렇게 바뀌어서 들립니다. 짝퉁스런 노무현시절에도 그렇게나 올랐는데 진퉁 부동산전도사 이명박이 집권하면 엄청나게 상승하겠지라는 신기루같은 기대가 무너지자 갑자기 본전 생각이 나는겁니다. 그것때문에 민주주의고 나발이고 다 팽개치고 BBK까지도 용서하며 지지했는데, 그게 안되니까 포기했던 기회비용을 이명박에게 추궁하고 있는 것이 바로 나꼼수현상의 본질이죠. 부동산 오를 것 같아 지지했는데, 안오르니까 지지를 철회하고 욕해대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겁니다.
만약 저의 추론이 옳다면, 야권은 국민들의 이러한 부동산에 대한 욕망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할겁니다. 그 욕망을 받아안을 것인가 거절할 것인가. 그것이 이번 총선과 대선에 걸려있는 본질적인 측면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만약 거절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답은 간단합니다. 경제성장의 부가가치가 부동산 평가차익으로 분배되는 구조를 임금과 사업소득과 복지로 분배되는 구조로 바꾸는 것. 솔직히 이거 말고는 다른 답이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선거 때마다 공중전에서는 각 정파들 사이에 이런저런 이념논쟁, 가치논쟁이 벌어지지만
실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지상전에서는 몇가지 주요한 '개발공약' 들이 결국 선거판세를 좌지우지하는 게 요즘의 추세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 때 유시민의 패배이유를 놓고 호남비토니 뭐니 헛소리하는 인간들 많았지만
제가 보기에 결정적 패착은 GTX라는 고속지하철 공약에서 김문수한테 완전히 발린 것 딱 그거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경기외곽지역에서 유시민이 김문수에게 큰 표차로 지는 바람에 결국 도지사를 거머쥐지 못했는데
당시 김문수는 GTX 공약을 통해 그쪽 지역 표심을 파고들었고,
반면 유시민은 공개토론에서 GTX가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이후부터 한창 상승하던 지지율 추세가 완전히 꺾여버리더군요.
되도않는 지역개발 공약을 함부로 남발하는 것도 당연히 문제겠지만
그래도 어차피 정치라는 게 대중의 욕망에 편승하거나, 아니면 욕망을 부추기는 것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감안하면
대중의 욕망을 어떻게 콘트롤 할 것인지에 대한 섬세한 전략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대인이나 우석훈처럼 특별한 대안도 없이 맨날 비관적인 이앓는 소리나 해대는 인간들의 목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민통당의 대권전선은 점점 더 암울해질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2MB 인간 됨됨이를 사람들이 아니까, 그리고 능력의 한계를 이미 봤으니까 욕하기가 더 쉬운 겁니다.
김대중 같은 경우는 이렇게 조롱꺼리로 전락할 일은 없었을 겁니다. 다만, 빨갱이라는 욕은 좀 먹었겠고, 실제로도 먹었죠.
능력을 실제로 발휘해주지 못 하는 2MB는 내 옆에 있는 그냥 아저씨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김대중 같은 인물과는 전혀 다른 인간형이죠.
추신 : 부동산도 잘 먹고 잘 살기의 한 단면이죠.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구입으로 빚을 지고 있으니 이거 올려 놓지 못 하면 혹은 노무현처럼 끌어 내리려 하면 욕 먹습니다. 노무현은 올려 주고도 욕 먹긴 했지만. ㅋㅋㅋ
저번 대선때, 이번 대통령은 서울 부동산 거품만 경착륙 시켜도 큰 업적이 될거라는 이야기가 많았죠.
서울 부동산 가격 낮춘것이 죄는 아니죠. 총대를 짊어진 것 뿐.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2021511262126291
경제상승기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시장안에서 그만한 상승분을 소화할 여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반면 경제하강 내지 침체기에 부동산 가격까지 동반 하락하게 되면
이는 부채의 담보가치 하락과 금융권 여신구조의 불건전성을 불러오게 되고,
부동산 소유자 입장에서는 가처분소득의 감소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어
내수경기의 극심한 부진을 불러오게 됩니다.
이명박 정권의 부동산이 바로 경제침체기의 부동산 가격 하락이라는 구조였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진 것이죠.
거기다가 희대의 뻘짓이라는 4대강 사업의 재원마련을 위해 추진했다는 소문이 자자한 보금자리 주택 정책이
기존 주택의 매매시장을 완전히 막아버리는 바람에 이중삼중의 고통을 유주택자들에게 안겨주었고,
이러한 매매시장의 증발로 인해 전월세값 상승이라는 예기치못한 문제까지 부가적으로 발생하면서
정권에 치명타를 먹였다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가격의 거품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과정은 분명 필요한데
그것이 시장의 자연스런 거래를 통한 손바뀜 속에서 진행되었어야 시장참여자들이 그 후유증을 감당할 수 있었을 텐데
거래 없는 매도가격 하락만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후유증이 크게 증폭되었다고 볼 수 있죠.
암만 봐도 엠비정권 실패의 가장 핵심 근원은 4대강 사업으로 보여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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