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나라 시사용어 중에 '대통령병'이라는 표현이 있다. 그 표현을 'presidentholic'이라고 영작을 해보았다. 사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mania라는 접미사를 써서 부정적인 뜻의 그러니까 nymphomania(색정광)이나 bibliomania (서적광) 등과 같이 부정적인 의미를 표현하려고 했는데 presidentmania라고 하면 '대통령빠' 쯤으로 해석될 것 같아, hloic이라는 접미사를 썼다.


loveholic이나 workerholic과 같이 이미 시사용어로 자리매김된 용어를 생각하면서 presidentholic이라고 만들어 보았다. 이 단어를 만일 미국인에게 보여준다면?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할 확률이 100%라고 확신한다. 왜? loveholic이나 workerholic과 같은 조어들은 이미 그 조어들의 의미를 짐작케하는 사회적 현상들이 다수 빈발하므로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지만 presidentholic의 우리말인 '대통령병'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시사용어이기 때문이다.


내가 presidentholic이라고 발번역한 '대통령병'이라는 표현은 과거 독재시절, YS와 DJ를 폄하하기 위한 용도로 많이 쓰였다. 그러다가 YS가 슬그머니(?) 3당합당을 하여 majority인 보수진영에 합류하면서부터 이 대통령병은 DJ만을 칭하는 것으로 슬쩍 바뀌었다.


2. YS나 DJ, 특히 DJ를 일컬어 '대통령병에 걸렸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 제25조에 명시되어 있고 그 하위법률에서 상세히 명시되어 있는 '피선거권'을 부정하는 언행이며 조금 과장되어 표현한다면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임을 부인하는 아주 중대한 죄를 범하는 짓이다. 그러니 '대통령병'이라는 시사용어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헌법 알기를 아주 우습게 알고 있으니 말이다.

YS나 DJ가 40세 미만인가? 그들이 피선거권이 제한된 '금치산 선고'를 받은 사람들인가? 그들의 국적이 외국인가? 그들이 국내에서 5년도 살지 않았다는 말인가?


과거 또는 현재에 '대통령병'이라는 표현은 YS나 DJ를 언급할 때 왜 그들을 그렇게 부르는지에 대한 이유는 많이 설명되어 있지만 '대통령병'이라는 용어자체가 가지는 '문제점을 지적한 글'을 본 적은 없다.




3. 우리가 흔히 듣는 말 중에 '자리'와 관련된 표현은 다음과 같이 두가지가 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


여러가지로 해석이 되는 것 같은데 나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표현 속에는 '책임감'이라는 덕목이 그리고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라는 표현 속에는 '창조성'이라는 덕목이 있다고 본다. 전자의 경우에는 자신이 위치한 자리만큼 자신을 성장시켜 '자리값을 한다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예를 들어, '한 명의 천재가 십만명을 먹여살린다'라는 이건희의 말처럼, 어떤 창조적 행위에 의하여 새로운 자리(하다 못해 기업이 신설되어도)가 생겨나는 창조 행위의 결과이다.


물론, 모든 세상 이치가 그렇듯, 항상 긍정적인 측면으로만 작동하지는 않는다.


후자의 경우에는 '위인설관'이라는 한자성어에도 있듯 특정한 사람을 위해 자리를 만드는 것으로 역사 속에서는 모든 부정부패의 시발이 된다. 또한, 전자의 경우에도 '피터의 원리'에 의하여 설명된 것처럼, '사람이 자리에 지나치게 버거우면'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거짓 행동을 하게 되고 그 것이 조직을 경직되고 효율성이 떨어지며 결국 부정부패의 시발점이 된다.



4. 대통령병이라는 써서는 안되는 표현에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표현에 대입하여 '대통령병에 걸렸다'는 YS와 DJ를 평가한다면 어떻게 될까?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리고 YS의 경우에는 상당히 미흡한 부분도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자리값'을 했다고 본다. 대통령병에 걸린 그들은 '자리가 사람을 만든 좋은 사례'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대통령병'과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표현을 결합하여 문재인에게 대입을 한다면?


어디갈 것 있나?


문재인의 행보는 '피터의 원리'를 잘 설명해주는 '본보기'이다. 솔직히, 나는 문재인이 '좋은 의미로서의 대통령병'에 걸렸으면 좋겠다. 내가 대통령이 되어 무엇인가를 이루겠다는 열망 말이다. 그리고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표현이 헛된 표현이 아님을 증명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그런데 문재인의 그동안의 행보는 '피터의 원리'를 잘 설명해주는 '본보기'이며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표현이 얼마나 허망한 말인지를 증명할 것 같은게, 지금 나의 생각이다.


시쳇말로 표현하자면, 문재인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보다는 자신의 가문 족보에 '우리 조상들 중 대통령 선거에 나간 조상이 있었다'라고 기록되기를 더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