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람들은 중국 사람들과 비교도 안되게 게으르다'


전혀 생각치도 않았던 이 말을 두 명의 지인에게 들었다. 내가 '중국 공장의 현실'을 이야기하다 나온 말이다. 뭐,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극우의 선동술에 놀아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는데 그건 모르겠다. '극우의 선동술에 놀아날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식견은 한국의 일반 장삼이사 수준이니까. 한국의 정치 환경이라는 것이, 왜곡된 정보가 장삼이사들의 생각을 비틀게하기 딱 좋은 환경이니까.


그러나 이런 남한의 정치적 환경을 감안하더라도 고바야시 야스오의 '지의 윤리'를 대입하여 북한 주민들의 근면성을 유추하자면 '북한 사람들이 게으르지 않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니까 625 전쟁 당시 월남하여 부를 이룬 북한 출신의 근면성은 반세기가 지나면서 '신화'로 남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누누히 공산주의 경제를 옹호하면서도 자본주의가 더 낫다는 이유인 '경쟁'이 북한에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억압적인 정치 환경을 고려한다면, 내가 '북한 사람들이 상당히 게으르다'는 말을 들은 이후로 찾아낸 어느 탈북자의 증언은 최소한 논리적으로는 맞다고 생각한다.


질문 하나 하자.


이번 이산가족상봉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는가?


그 감격적인 장면, 그리고 그 당사자들을 비야냥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40여년 전, 그러니까 남한과 북한 공히 독재정권의 완성을 위하여 국내외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야바위 쇼였던 7.4 공동 성명이 떠올려진다, 나는. 더욱 최악인 것이 이번에는 '공동성명조차 없이' -물론, 정치적으로는 분명한 이슈가 있었기는 하지만- 이산가족상봉만 했다는 것이다. 내가 너무 정치적일까?


어쨌든, '북한 사람이 게으르다'라는 것은 통일이라는 비지니스에 커다란 암초로 작동할 것이다. 특히, 통일이라는 비지니스에 중대한 역할을 해야할 재벌들이 굳이 돈을 들여가면서 '게으른 노동자릉 쓸 일'은 없을 것이므로. 내 개인적인 판단도 '북한 사람이 게으르다면', '공장을 북한보다는 동남아 쪽에 만드는게 낫다'라는 것이다. 통일을 지지하지만, 그래서 세금을 기꺼이 낼 의사는 충분히 있지만, 위험을 감수할만큼 대단한 민족주의자는 아니므로.



냉철하고 또 냉철해야할 통일 비지니스가 예상치 못했던 이야기를 듣고, 또한 현실은 지나친 낭만주의로 흐르는 것 같아 더욱 답답한 느낌이 든다. 어쩌면, 그러니까 통일을 하지 않는니만 못한 신라의 삼국통일처럼 그냥 우리는 전쟁의 발발 가능성만 최대한 제거하면서 그냥 두나라로 사는 것이 최선이라는 대단히 비관적인 생각을 해본다.



아래는 어느 탈북자의 증언이다. 편견을 버리고 고바야시 야스오의 '지의 윤리'를 동원하여 생각해 보라. 참조로 고바야시 야스오의 '지의 윤리의 예를 하나 먼저 든다.


'북유럽에서 서식하는 레밍스라는 쥐떼는 번식기가 되면 집단적으로 이주하는데 그 이동 중에 집단적으로 낭떨어지로 떨어져 자살을 하는 개체가 상당히 많다. 이런 현상을 생물학자들은 '개체가 너무 많아지면 공멸하기 때문에 종족을 유지하기 위한 아름다운 희생'이라고 해석해 왔다.'


이런 레밍스 쥐떼의 집단 자살에 대하여 고바야시 야스오는 이의를 제기한다.

'이런 아름다운 희생을 하는 개체들은 유전학적으로 고찰한다면, 집단 내에서 점점 희귀종이 되버릴 것이고 따라서 레밍스 쥐떼들은 상대적으로 더 이기적인 개체만 남았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작년도 올해도 그리고 내년에도 레밍스 쥐떼의 집단 자살은 항상 있었고 있으며 있을 것이다'


그리고 후에 레밍스 쥐떼의 집단 자살은 벼랑에서 커브를 돌면서 미끄러진 개체들이 추락하여 발생한 것으로 증명이 되었다.




아래 탈북자의 증언을 냉철하게 생각해보라. 뭐, 증언을 읽고 '극우들의 준동에 같이 날뛰는 알고보니 극우'라고 비난한다면 피식~하고 비웃어주겠지만 두가지, 통일은 냉철하고 또 냉철해도 이루기 힘든 비지니스이고 그리고 나는 '국민성'이라는 표현에 심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역사적으로 거대한 국가적 프로젝트를 완성한 적이 없는 5천년의 역사를 반추한다면, 과연 한반도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역량으로 통일을 이룰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에 빠지는 것도 사실이다.


통일에 가장 큰 장애물은 서로 다른 체제도 아니고 두 정권의 적대감도 아닌 이 땅에 사는 민중들이 두 체제에 적응하느라 자동적으로 생긴, 정신적 괴리이다.


어느 탈북자의 증언


첫째, 감사할줄 모릅니다

북한은 감사해야 할 필요가 없는 사회입니다. 주는 것 먹고 시키는 것 하면 되지 뭔가 돌려주어야 한다는 원칙이 없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김정일에게 목숨만 바치면 됩니다. 우린 북한에서 짐승처럼 사육 당했습니다. 사람들끼리 뭔가 주고받으며 이윤을 남겨야 살수 있는 사회가 아니었습니다.  


둘째, 거짓말을 본능적으로 합니다. 

북한에서 거짓말 할줄 모르는 사람들은 전부 정치범으로 잡혀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현재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는 20만여 명의 사람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유치원에서부터 <우리 아버지는 김일성원수님>이라는 거짓교육을 받아 현실과 진실 보다는 추상적인 사회적 거짓언어에 습관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 북한친구들은 말을 하다 보면 자기가 거짓말 하는 줄도 모르고 거짓말을 합니다.


셋째, 남을 함부로 비판하고 자기 기준으로 판결합니다.

우리는 인민 학교(8살)때부터 매주 진행한 사상생활총화 과정을 통해 남을 항상 부정적으로 보아야 하고 비판해야 했습니다. 더 한심한 것은 법원의 판사나 할 수 있는 잘잘못 판결을 즉석에서 제멋대로 하곤 했습니다. 우리 북한친구들이 자주 충돌하는 가장 큰 요인이 그 악습 때문입니다. 


넷째, 게으릅니다. 

북한에서는 남들보다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죽하면 <젊어서 꾀병이 늙어서 보약이다>는 속어가 있겠습니까? 일한 것만큼 차려지지 않는 사회라면 어떤 인간이든 다 그렇게 되지요.  


다섯 번째, 잔머리 돌리는데 귀재들입니다. 

북한에서는 미래전략적인 개인사업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사회입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당장 먹고, 입고, 일하고, 잠자는 단순한 생활로 인해 사고방식도 단순해 졌습니다. 잔머리 굴리는 사람들은 항상 자기 꾀에 자기가 속고 손해 보기 마련입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