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콩클 1위가 나왔다고 화제다. 우승이란 말은 스포츠를 연상시켜 피하고 싶다.
1위만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상위 입상자라면 누구나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만
하다. 그러나 임동혁 형제를 비롯 그동안 이 콩클과 관련해 한국인은 다소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어서 이번 입상에 더욱 큰 반응을 보이는 듯 하다. 임동혁도 연주로
는 손색없는 기량인데-내가 보기에-그에겐 하루 운세가 따르지 않았던 것 같다.
콩클에 재능을 일찍 꽃피우게 하는 순기능도 있으나 가끔은 스캔들이 튀어나오고
순수한 예술적 정진이 아니라 무리한 경쟁의식 조장이란 역기능도 있어서 지금도
여전히 이 제도에 전폭적 지지는 망설여진다.

 폴랜드는 피아노의 쇼팽, 바이올린의 비에냡스키 등 걸출한 인물 배출로 권위있는
음악경연을 두 개씩이나 치르는 영예를 누리고 있다.
쇼팽 콩클에서 마지막 순서로 으레 등장하는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 혹은 <2번>
협연, 대체로 1번의 빈도수가 훨씬 많은데 , 이 1번은 피아노 음악, 특히 쇼팽 음
악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어찌나 많이 들어서 이제는 귀에 익어버린 가요처럼 신선
할 것도 없고 감흥조차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 이 협주곡만큼 지구촌에서 연주
횟수가 많은 곡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피아노음악에서 쇼팽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
다는 것, 쇼팽의 대표작인 이 곡이 사랑받고 있다는 반증이니 거기에 불평을 늘어
놓을 수도 없다. 협주곡 1번의 하이라이트는 2악장 로만스와 3악장 론도 부분이다.

 아무리 출중한 쇼팽 스페셜리스트 연주를 들어도 좀처럼 감흥이 다가오지 않는다.
좀 더 새롭고 신선하게 쇼팽을 들려주는 연주가는 없을까? 이것저것 두리번거리다
만난 것이 프랑스의 쟝 마륵 루이사다.-사람들은 일부-연주를 듣지 않고 명성을 듣
는다. 루이사다 역시 85년도엔가? 쇼팽 콩클에 나가 5위 입상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런데 지금 듣는 로망스와 론도를 들어보면 신선감 뿐 아니라 많이 익어서 원숙하
고 노련하다는 점도 충분히 느껴진다. 어느 쇼팽 스폐셜리스트 못지 않게 매력 넘치
는 연주를 들려준다. 프랑스 음악원 출신이지만 아프리카 튀니지 출신인 것도 흥미
롭다. 인상을 보면 자유파, 혹은 개성파라는 느낌을 준다. 암튼 그는 지금 내게 가
장 신선하고 개성적인 쇼팽을 들려주는 연주가이다. 그의 <마주르카> 연주를 들어
보면 그가 쇼팽과 궁합이 잘 맞는 연주가임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3악장 "Rondo" 를 뒤이어 올릴 예정. 그리고 이 연주는 오케스트라 대신 현악5중주
와 맟춘 버전인데 복잡한 악기군이 북적거리는 것 보다 시원하고 긴결한 느낌을 주며
피아노가 크게 살아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