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고 존경하는 대통령님,
드릴 말씀 하나 있습니다. 이참에 금상산 관광을 주고 대신 이산상봉 정례화를 얻어내면 어떻습니까?
며칠전 저쪽 적십자 위원장이 축하말 하는 자리에서 대뜸 금상산 얘길 꺼내는 걸 보니 금상산 관광이
저족엔 무척 아쉬운가 봅니다. 뜸만 들일게 아니라 이참에 아주 금강산을 줘버리고
이산 상봉 정례화를 확실하게 얻어냅시다.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요? 그리고 미국 눈치도 봐야
한다고요? 가족 끼리 만나게 해주는데도 미국 눈치를 봐야 할까요? 그리고 수지타산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지만 그런 것 따지지 말고 통 크게 교환해서 대통령님의 금도, 분단해소에 대한 열
정을 한번 과시해보세요.
대통령님은 극우의 보물 같은 존재니까 만약 대통령님이 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우파들이 그다지 비난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통령님은 이 문제 해소에 아주 좋은
입장에 있습니다.
"지하에서 다시 만나자."
85세 신부에게 북의 늙은 신랑이 헤어질 때 한 말입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직접
이유기도 하고요. 이 85세 신부는 상봉장면에서 시종 웃음을 얼굴에서 잃지 않더
군요. 참혹한 아름다움, 이 신부의 웃음과 미소는 시종 나를 눈물 흘리게 만들었습
니다.  이 두사람이 죽음 이후 지하에서 다시 만날게 아니라  아직 그런대로 건강해
보이니까 다음달, 아니 신년 봄에라도 개성이나 금강산 같은데서 다시 살아서 만날
수 있게 해주면 안될까요? 꼭 죽어서 만나야만 할까요? 그들에게 그만한 죄악의 업
보가 있는 걸까요? 그게 뭐 그리 어려운 일입니까? 
존경하고 존경하는 대통령님,
자동차를 타면 두시간 남짓이면 서울에서 평양에 갑니다. 이참에 금강산을 줘버리
고 가족상봉 정례화 얻어냅시다. 만약 그렇게만 해준다면 나는 그간 내가 대통령님
을 미워하던 마음을 언제 그랬냐는듯 싹 바꾸고 앞으로는 김지하 시인처럼 대통령
님을 지지하겠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피아니스트 마리아 유디나가 러시아 국민에
대한 스탈린의 죄악을 용서해달라고 성모님께 기도했듯이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
하겠습니다. 85세의 신부와  그 늙은 신랑이 죽음이후가 아니라 지상에서 금명간
다시 만나는 장면을 정말 보고 싶습니다. 존경하고 존경하는 대통령님, 
대통령님은 에세이집을 두권인가 세권을 낸 문인이십니다. 그점에서 나는 약간
친밀감도 느낍니다. 나의 무례를 너그러이 봐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