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나는 올해 김성근 감독이 현장에 복귀하면서 '한국 프로야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결과는?



결론만 말하자면, 김성근 감독에게 대단히 실망했다....는 것이 지금의 느낌이다.



우리가 공통으로 동의해야할 것이 있다. 그 것은 바로 '혹사' 문제이다. 물론, 만년 꼴지였고 투수난에 허덕이는 한화의 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one team', 'one siprit'이 강조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것이 'one team'의 구성원의 누군가의 희생, 그 희생이 선수생명과 관련있는 부분이라면 그 것은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물론, 혹사문제는 김성근 감독만의 문제는 아니다. 김기태 감독도 시즌 막판에 KIA 투탑 에이스를 혹사시켰다는 주장에 제기되면서 KIA팬들 중 일부는 김기태 감독 사퇴론까지 제기되었으며 NC의 김경문 감독은 두산시절부터의 혹사 문제 그리고 현 NC에서의 특정 투수 혹사 문제로 비난을 받고 있으며 넥센의 염경업 감독도 특정 투수 혹사 문제 때문에 도마 위에 올랐었다.



단지, 김성근 감독의 혹사의 정도가 다른 감독들보다 '넘사벽'이어서 유독 이슈가 되었던 것이다.




문제는 선수들의 군입대 문제이다. 감독 입장에서는 자신의 재임기간 동안 전력에 도움이 되는 선수들을 한 명이라도 더 보유하고 싶어진다. 그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그게 군입대문제와 관련되어 있으면 혹사와는 또 다른 이야기다.



김기태 KIA 감독은, 물론 게임운영능력은 때때로 '저 양반 감독 맞아?'라고 할 정도로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선수들 군대 보내는 문제는 '망설임이 없다'. 즉, 자신의 재임기간 동안 전력에 보탬이 될 선수들을, 그 선수들의 미래를 위해 과감하게 군에 보내는 것이다. 김기태 감독의 이런 성향은 LG 트윈스 시절에서도 그랬다.



이 부분은 김기태 KIA 감독이 존경을 받아 마땅한 부분이다. (물론, 선수협 파동 당시 배트를 휘둘렀다는 만행을 생각하면 괘씸하기는 하지만 그건 그거고) 자신의 영달을 위해 선수들을 희생양으로 삼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은? 지금 들려오는 말에 의하여 군입대를 앞둔 선수들의 군입대를 막기 위하여 프런트와 갈등 중이라고 한다.



도대체 뭐하자는건지 모르겠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그동안 김성근 감독을 극딜했던 만리타들의 '자신의 영달을 위해 투수들의 어깨를 갈아먹었다'라는 주장이, 아주 허튼 소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선수들의 군입대와 관련된 대조적인 행동을 보인 이 두 감독을 대조해보면서 우리 사회는 '김기태형'보다는 '김성근형'이 훨씬 많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그리고, 당시에는 몰랐지만 그리고 지금도 확신할 수 없지만, 어쩌면 나 역시, 그 누군가의 영달을 위해 '희생양으로 여겨진 적이 있었다'라는 생각을 하면 소름이 끼치기까지 한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