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혹자가 정통성에 대하여 잘 모르는거 같아서 DJ가 말했던 대한민국과 조선인민공화국의 정통성을 인용하면서 몇가지 첨부합니다.

2. DJ가 말한 대한민국과 조선인민공화국의 정통성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 발언은 DJ가 1992년 대선에서 낙선하고 정계를 은퇴하면서 말했던 내용입니다.


"건국 당시에는 조선인민공화국의 정통성이 더 크지만 대한민국은 그 이후 민주화 투쟁 등으로 '국민'이 원하는 체제를 이룩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더 크다"


3. 저는 DJ 발언에 대하여 기본적으로는 동의했지만 한가지 사실에 대하여 강한 이의를 제기했었죠. 덕분에 당시 DJ주의자들과 노무현주의자들에게 엄청 닦였습니다만.


강정구 국보법 위반 사건 기억하실테니까 세세는 생략하기로 하고 (제가 아크로에도 썼지만) 당시 저는 제 블로그에서 '강정구의 논문 내용 정도를 놓고 국보법 위반 운운하는 정권도 우습지만 강정구 역시 학자적 양심을 버렸기 때문에 나(한그루)는 볼테르의 말인 '당신의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같이 싸울 용의가 전혀 없다'.



제가 강정구가 학자적 양심을 버렸다는 내용은 미군정 당시에 남한 사람들은 앞으로 건국될 나라의 정체성을 공산주의 7% 사회주의 60%(수치는 대략 수치임)로 여론조사가 되었는데 강정구는 자신의 논문에서 '당시 공산주의를 원했던 해방조선 인민들은 67%이다'라고 해서 북한의 체제를 더욱 더 강하게 옹호하는데 악용(?)했다는데 있습니다.



이런 여론조사는 일제 시대에 항일운동을 했던 지식인들이나 독립군들의 대부분이 좌파계열이었기 때문이죠. 조선일보가 상투적으로 말하는 '민족의 정론지'라는 주장의 근거가 '기사 때문에 폐간된 회수가 가장 높았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문제는 그 폐간의 빌미를 제공한 기사를 쓴 기자들의 다수가 좌파였다는 것이죠.


어쨌든, 이런 이유 때문에 해방조선 인민들은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를 원했지만 미군정은 자본(민주)주의를 도입했죠. 국민의 구성원 다수가 원하는 체제에 반했기 때문에 북한에 비해 정통성이 떨어지는건 당연하죠.



4. 제가 당시 DJ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했던 부분은 '친일청산'이라는 항목입니다. 그 것은 남한의 이승만 정권은 '친일청산'을 안했고 북한의 김일성 정권은 '친일청산'을 제대로 했느냐?라는 부분인데 제가 남북한의 건국 내각 구성원들의 행적을 조사해본 바로는 도찐개찐. 오히려 북한의 내각인물이 '최소한' 비율로는 친일행적, 또는  그 징후가 보이는 인물들이 더 많았죠.


역사를 단절케 한 일제시대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남한이나 북한이나 정통성 부분에서는 '할 말 없다'는 것인데 북한은 친일 청산을 제대로 했고 남한은 친일청산을 안했다...라는 것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는 것이죠.


(참조로, 이순신 우상화(?)는 친일청산을 제대로 못한 이승만 정권이 김구의 임정 대신 정통성을 조선시대에 두는 기반으로 이승만 정권 때에 꽤 있었죠. 역사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또한, 독립에 있어서 북한은 소련 그리고 남한은 미국의 '사주를 받았기 때문에' 자주독립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역시 남북한 공히 할 말 없습니다. 그러나 국민(또는 인민)의 다수가 원하는 체제, 그리고 농지개혁 등에 있어서는 북한이 남한보다는 앞섰기 때문에 북한의 정통성이 남한보다는 앞선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5. 그러나 그 이후 북한은 김일성의 우상화 등 인민의 다수가 원하는 방향과는 다른 길을 걸었고 남한은 민주화 투쟁 등으로 국민의 다수가 원하는 체제를 이룩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남한의 정통성이 북한보다 앞섭니다. 헌법에 명시한 것을 제대로 이룩했느냐?라는 것이 하나의 척도가 되겠지요.


정통성이라는 것은 항상 가변적입니다. 정통성이 있다가도 없을 수 있고 없다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조선의 역대 임금들 중 '정통성 시비 도마' 위에 오른 왕들이 그 방증이죠. 조선에서 정통성 시비에 걸린 왕이 있다면 그 후대는 당연히 어떤 통치를 했건 정통성이 없다라고 해야하는데 그거 아니거든요? 물론, 조선의 정통성은 왕도정치이기 때문에 쿠테타로 정권을 획득한 이성계의 조선 건립은 정통성이 없지만 그 이후의 왕도정치들의 실현(뭐, 민중들의 피폐함으로 귀결되었지만)은 정통성의 확보로 볼 수 있습니다.



6. 결론?


1) 건국 당시에는 북한의 정통성이 남한의 정통성에 앞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항목인 '자주건국'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도찐게찐 남북한 모두 할 말이 없다.

2)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헌법에 합치되는 체제즐 이룩한 남한이 북한보다는 정통성 측면에서는 앞선다.


3) 정통성은 불가변의 것이 아니므로 현재 남한의 정통성이 앞서는 것을 남북한 건국 당시로 소급적용하여 '건국 당시의 남한이 북한보다 정통성이 앞선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한마디로 닭짓이다.


4) 무엇보다도 닭짓의 행위는, 전혀 다른 기준으로 산출하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경제력 지표들을 공산주의의 경제력 지표를 자본주의의 기준으로 산출하면서 '자본주의가 더 낫데요요요요~~~' 하는 것처럼, 남북한 공히 '우리 정통성이 더 낫데요요요요요~' 하는 짓거리이다.

경제적 체제에서 물론, 나 개인적으로는 자본주의가 더 낫다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절대적으로 자본주의가 공산주의보다 낫지는 않다. 마찬가지로 기준이 다른 남북한의 정통성을 가지고 갑론을박하는 것은 닭짓이다.


이런 정통성 시비는 최소한 남북한이 통합을 이룰 때 가장 큰 장애요소가 된다. 통합이 되려면 둘 중 한 체제는 정통성 문제에서 배제되어야 하고 그 것은 바로 배제된 체제의 지배층이나 인민 또는 국민들이 자기부정을 해야하니까 말이다.



5) 정통성을 따지기 전에 스스로에게 반문해 보라. 



당신은 '(공산주의 시절의)소련이나 중공을 일반적 기준에서의 합법적인 정권이라고 생각하는가?'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