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먹을 것은 자기가 물고 태어난다"



이 속담에는 아이가 태어나서 어떻게 사회(또는 집단)에서 양육될 것인지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다. 확대해석하자면 사람이 태어나서 일생을 살아가면서 '각자도생'을 하라는 이야기이다.



물론, 삶에 대한 아주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시각이 포함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고 생명의 존귀함에 대하여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사람이 단지 목숨을 연명하는 것이 아닌 보다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적인 지향점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저 속담은 가장 반복지주의적인 속담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비행소년님께서 쓰신 글에 쪽글을 달았고, 내 쪽글에 다시 비행소년님께서 쪽글을 다셨는데 비행소년님의 쪽글을 읽고보니 내 쪽글의 내용이 잘못 표현되었다는 생각에 이 글을 쓴다. 내가 쓰고 싶었던 내용은 승자독식사회(The Winner-Take-All Society)과 공평한 세상 오류(just-world fallacy)의 이데올로기화에 대한 경계였다.



즉, 비행소년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현상들의 원인을 '꼰대들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 비록 비행소년님께서는 본문에 그 점을 명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 마치 '여성들이 성폭력을 당하는 이유는 야한 옷차림에 기인한다'라는 여론에 법조인의 70% 이상이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현실과 맞물린다는 것이다. 예로, 비록 세월호에서는 국가에서 알아서 의사자 지정을 해주었지만 국가 보상이나 국가 배상에의 의사자 지정 여부는 피해자가 증명하는 것이 현실이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국가에서 다 알아서 해주는데도 말이다.



'피해자가 피해의 원인을 제공했다'라는 그래서 '피해자가 피해자임을 증명해야 하는 현실'이 당연시 되는 인식에 대한 경계이다. 비판의 위치를 어떻게 가지고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고민이 없다면  인식은 결국 문제의 원인은 보지 않고 '적과 아군'으로 편을 가르는 다분히 이데올로기적 발상과 주장에 빠지게 된다.이다.  So what? 그래서 그 꼰대들의 인식을 뜯어고치면 젊은 사람들의 경제적 형편이 나아지는가? 그렇다는 증명을 한다면 나도 비록 꼰대 중 한 명이지만 꼰대들을 매몰차게 비판하겠다.




이런 오류는, 내가 한 때 몰매를 맞았던 내 주장인 '강준만은 성북동은 간과한 채 강남 좌파만 비판한다'라는 지적에서의 강준만의 오류와 같다. 강남 좌파를 아무리 비판해도 우리나라 독재정권 시절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대한민국의 부를 독점하고 축적했던 성북동의 부자들은 하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니, 성북동 부자들은 강준만에게 땡큐할지도. 강남좌파들을 거세게 비판하고 그들에게 시선이 쏠려 자신들에게 편암함을 제공하니 말이다. 이는 마치, 아파트값 폭동 시 강남 주부들이 '노무현은 지지하지 않지만 노무현은 고맙다'라고 한 것과 같다. 이는 마치, 비록 피해야 호남 사람들이 넘사벽으로 당했지만 같은 피해자 입장이었던 영남사람들을 무조건 적대시 하는 것과 같다. 복지라는 측면에서 보면 영남사람들도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노후에 대하여 고민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단지 다르다면 영남패권 하에서 영남출신이기 때문에 기회가 좀더 많이 부여받고 평균적으로는 좀더 나은 대우를 받는 정도? 그러나 확실한 것은 다수의 영남사람들조차도 그들이 받아야할 몫을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패러다임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 나에게 가장 고민스러운 화두는 내가 문화 즐기는 측면에서 너무 안일했다는 것이다. customer-oriented된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아야 물건을 만들어 팔 것 아닌가? 그러니까 인터넷에서 거창한 담론을 쏟아내는 것보다 TV 연속극을 시청하거나 백화점이나 마트 등에 가서 쇼핑을 하는 것이 나에게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개념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아크로에 오고 싶어도 올 시간이 없다는 것인데 우연히 쪽글을 달았는데 그런 쪽글이 잘못 표현된 것이다.



내가 비행소년님께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은 '꼰대들 탓 해봐야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는 것이다. 우석훈의 '88만원 세대'라는 책은 세대간 갈등을 부추길 뿐 아무 것도 해결한 것이 없다. (특히, 우석훈이 황우석 사태 때 뻘짓을 한 것을 떠올리면 쌍욕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 저열함이란!!!! ) 그리고 내가 최근에 인터넷에서 정말 징글스러울 정도로 체험한 경험을 토대로 아래의 속담이 우리 속담 중 가장 나쁜 속담이라는 것을 뱀발처럼 붙이고 간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한국의 순혈주의는 사회적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영남사람들, 그리고 그에 대항하기 위한 호남사람들에게만 있는게 아니다....라는 것이다. 한국인의 공통적인 생각이라는 것이다. 비유하여 표현하자면, 자기 자식에게 '쟤는 고아니까 같이 어울리지마'라는 말을 부모라는 자격으로 태연히 할 수 나라가 대한민국이고 실제 현실은 나의 이 비유가 '굉장히 많이 순화시켜 표현했다'는 것이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