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간혹 그의 논평을 읽으면 너무 공산주의 근본정신에 투철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평소에 그가 말하는 전체적 맥락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런 인상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글쓰기를 보면, 그가 살아온 역사, 문화, 사회적 백그라운드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나오는 독특한 식견을 인류 보편성과 그의 사상에서 꿰어내서 한국사회에 적절한 화두를 던지는 것을 자주 보았던 것 같습니다.

'다르다'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의미입니다. 첫째는 그가 원래 한국에서 나고 자라지 않았다라는 것이고, 둘째는 보통 한국의 지식인이라면 (그게 결국 한국 지식인들의 한계이겠지만) 대개의 경우는 북미식이나 가끔 서유럽식의 생각으로 접근하는데 그의 접근 방식은 이것에서도 자유롭다라는 것입니다.

아래의 글은 그런 그의 한국 사회에 대한 관찰을 그만의 적절한 역사적 비교를 통해서 서술한 칼럼이 아닌가 합니다.


http://m.hani.co.kr/arti/opinion/column/710657.html


통 신자유주의 국가에서는 성인 당사자들만이 서로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계급 재생산이 학벌피라미드를 통해 이루어지는 한국의 경우에는 부모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고 자녀들까지도 이미 유치원 때부터 ‘대입’을 염두에 둔 피 말리는 교육자본 축적 경쟁에 투신해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아이대로 아동기를 빼앗기고, 어른들은 어른대로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24만원의 사교육비, 즉 일종의 사설 교육세금을 빚을 져서라도, 병날 각오를 하고 두 직장을 다녀서라도 내는 것이다. 한국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상대적으로 더 부유한 국가인 일본의 월 사교육비(평균 15만원 정도)보다 훨씬 높다. 승자가 태생적으로 이미 거의 정해져 있으며, ‘패자 계층’에서 태어난 죄밖에 없는 사람이 경쟁하면 경쟁할수록 질병과 채무만이 늘어나는 곳은 정말로 지옥이 아닌가?

(중략)

재벌경제가 아무리 수출을 잘해도 다수의 삶이 나빠지기만 한다는 사실을 앞으로 몇 년간 더 확인해야, 이 사회를 연대해서 바꾸지 않는 이상 살길이 없다는 점을 ‘헬조선’의 피해자들이 각오할 것이다.


마지막 결론이 참 볼만합니다. 결국 불만이 가득한 '포기 세대'들이 혁명을 꿈꾸기는 커녕 한편으로는 자기탓에 매몰되어 있고 다른한편으로 현재 둔화된 성장이 앞으로 혹시나 나아지지나 않을까라는 허황된 기대감에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라는.... 앞으로 좀 더 쓴 맛을 볼 때까지 이런 상태가 지속되겠다라는 예측이네요.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인 듯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 주변에 지난 몇년 동안 복지와 개혁을 이야기를 해봤지만, 이민을 가야겠다라는 말은 자주 하면서도 대한민국 내부에서 바뀔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박노자와 비슷한 생각에 도달한 것 같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