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선언문의 내용은 나와 생각이 다른 부분도 많다. 하지만, 신당의 출발이 4.29재보궐 선거 당시 호남정치의 복원, 정상화라는 요구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은 변할 수 없다.

이 요구는 천정배 개인의 것이 아니다. 노무현의 대북송금특검, 민주당 분당, 대연정 제안으로 짓밟히고 모욕받아온 호남 정치의 명분과 정통성에 대한 복원 요구이다. 이 요구는 호남 민중만의 것이 아니다. 영남패권에 의해 왜곡되어온 대한민국 정치의 정상화를 갈망하는 이 나라의 양심적인 유권자 모두의 것일 수밖에 없다.

노무현정권 이후 친노세력은 영남패권의 가장 강력한 동맹군으로 등장했다. 호남 정치에 대한 1차 공격은 영남패권의 본진이 아니라 이들이 담당한다. 호남정치를 비하하고 그 영향력을 죽이는 것에서 이들 영남패권 1진과 2진의 이해관계는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리고 이들 영남패권 2진의 똘마니들이 김상곤 등 호남출신 정치인과 지식인들이다. 친노가 영남패권의 동맹군이라는 사실을 감추는 알리바이용으로, 일회용 카드로 호남 출신들이 쓰이는 것이다.

지금 호남의 정치 사회 문화에는 이런 친노 지향적인 분위기가 강하고, 일종의 권력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 이런 구도가 호남 정치의 정상화를 가로막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무작정 친노를 찍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호남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생태계를 황폐하게 만드는 부작용은 일일이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

천정배 신당은 적어도 이런 호남 정치의 구도에 균열을 일으키는 작용을 할 것으로 본다. 천정배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한국의 정치 경제의 문제를 바라보는 천정배의 시각에는 우려되는 점이 적지 않다. 좀 심하게 말하면 그가 추구하는 정치라는 게 '친노보다 더욱 친노스럽게' 하겠다는 의도 아닌지 하는 걱정도 생긴다.

하지만 한번 불붙은 변화 요구는 천정배 개인의 이념이나 경륜의 한계를 뛰어넘게 된다. 천정배가 진정으로 저러한 변화의 요구를 제대로 읽고 그 물결에 자신의 배를 띄운다면 그는 대한민국 정치 변화의 기수가 될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변화의 동력은 새로운 리더십 새로운 변화의 도구를 찾아나설 것이다.

새정련의 혁신안을 둘러싼 최근의 파동이 보여주는 것은 하나다. 문재인과 친노세력이 이제 호남의 눈치를 보는 최소한의 가면조차도 벗어던졌다는 점이다. 그들의 본색이 드러나는 것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눈앞의 이익을 허겁지겁 챙겨야 할 만큼 다급해졌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제 당원과 유권자와 호남에게 "배째라"고 나온다. 호남과 유권자와 당원들에게 남은 선택은 하나다. 배째라고 나오는 놈들의 배는 확실하게 째주어야 한다.

천정배 신당이 제대로 하기를 바란다. 정 손에 피뭍히기 싫고 간이 오그라들면 그 칼 쥐고 손만 바들바들 떨지 말고 그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다른 사람에게 칼을 넘기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자 양심일 것이다.

다시 한번 천정배 신당의 성공을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