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제가 차라리 야권이 박터지게 싸움이라도 하는 것이 야권에 도움이 된다라는 글을 쓰고 나서 댓글에 일덕제님과 토론을 하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정확하게는 이 혁신안 논란에 발을 디디는 것이 대권주자 행보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일덕제님의 말을 듣고 나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가 이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안철수가 왜 지금 이 시점에 혁신안을 가지고 딴지를 걸었을까요. 그리고 그 이후로 예전과 달리 연일 문재인에 대한 공격을 강도 높게 하고 있잖습니까 . 한번 따져볼 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최소한 야권이 어떤 상황인가를 정리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첫째, 안철수의 말데로 혁신안이 진짜로 실패작일 뿐이라고 합시다.  (저는 솔까말 일단 실패작 맞다고 봅니다. 안철수가 언급 안했으면 야권 지지자들중에서 누가 그것에 대해서 관심이 생겨서 뒤져보기라도 했을까요.) 그런데, 안철수 스스로도 진짜로 그것이 실패작이 맞다고 믿었고, 그 결과로 안철수가 직접 또 언급했던 것처럼 이대로 가면 총선 패배는 기정 사실이라고까지 믿었다면 뭐하러 지금 이런 이슈를 끄집어 내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을까요.

이 혁신안데로 자연스럽게 변화없이 내년이 되고 총선이 되면 - 솔까말 안철수가 노원에서 국회의원자리 하나 보전하지 못할 것 같지는 않고 - 새정련은 폭망하게 될터이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문재인이 퇴출되는 수순으로 가지 않았을까요. 그러고 나서 남은 박원순이나 기타 다른 대선 주자들과의 경쟁을 해보는 수순으로 가는 것이 안철수 본인에게 어떻게 보면 가장 유리한 것이 아니었던가라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박원순이나 안희정같은 사람들은 혁신안에 대해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이들의 생각은 그냥 기다리면 자신들에게 기회가 온다라는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안철수가 그간 행보와 달리 간보기(?)를 안하고 연일 이렇게 문재인을 압박하는 것이 상당히 의외라는 생각이 드네요.


둘째로는 실은 지금 혁신안을 그대로 용인해두면 총선에서 자신의 위치마져 흔들릴까봐 두려움에 지금 이렇게 선수를 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도 해볼만 하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혁신안의 어떤 점이 안철수에게 불리할까를 생각해봐야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안철수 본인 위치가 흔들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친안철수계의 존립 자체가 위험하기때문에 그런다라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지금 친안철수계가 있기나 한가요? 물론 (범)비노들이 위험해지는 것은 사실이겠지요. 그렇다고, 현 시점에서 비노들이 안철수를 떠 받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안철수가 현재 문재인에게 반대되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는 이종걸이나 정세균계랑 무슨 연결 고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설상가상 정세균은 안철수보다는 친노들과 더 가깝죠.)

그러니, 이 부분에 있어서 안철수가 혼자만의 걱정으로 비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칼을 뽑아들었다고 하기에는 좀 석연치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마도 이것을 계기로 자신의 계파를 확장하겠다라는 의지를 가지고 그런 것이 아닐까요.


셋째로는 (저는 정치인의 진심을 따진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이대로 놔두면 야권이 전멸할 것을 정말로 걱정해서 스스로 총대를 메고 앞장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렇다면, 그 진심이야 어쨋던 간에 안철수가 지금 기회에 수습의 리더쉽을 어떻게 발휘하냐에 따라서 그동안 우유부단하다고 욕먹었던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도 같네요. 

물론 다시 한번 말해서 진심은 우리가 잘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다만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어떤 새로운 정치적 리더쉽으로 이 사태를 어떻게 극복하겠느냐, 아니면 칼을 뽑는 타이밍을 잘못 짚어서 결국 흐지부지, 에이 그럼 그렇지 정도가 될런지 두고 봐야하겠죠. 결과에 따라서 안철수의 정치적 지분이 생길 수도 또는 그나마 있는 것 마져 없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넷째로는 어딘가 인터뷰에서 스스로 그렇게 말도 하던데 하도 우유부단하다라는 소리를 많이 듣다가 보니 이제는 더이상 참을 수 없어서 칼을 뽑아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정말 그럴까에는 회의적이지만, 실은 결국 실제 본심이 어쨋건 간에 수습하는 과정에서 안철수의 리더쉽이 시험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미에서 위에 세번째와 비슷한 경우로 귀결되지 않을까 합니다.


다른 아크로 유저분들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문재인이나 친문의 마음으로 빙의해서 생각해볼 만도 할 것 같습니다. 486쪽에서는 도대체 이 작자가 이제껏 잠잠하다가 갑자기 왜 그럴까라는 분석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문재인은 솔까말 그런 분석은 안하고 화만 잔뜩 내고 있는 듯한데, 좀 측은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