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사위의 마약 혐의가 문제인 모양이다. 마약을 한 행위 자체보다 집행유예라는 선고가 더 시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집권여당 대표의 사위이다 보니 저런 의심이 생겨나는 것은 불가피하다. 우리나라 사법부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 즉, 유전무죄 무전유죄, 유권무죄 무권유죄로 상징되는 특권에 대한 의문이 배경에 깔려 있다.

금수저와 흙수저, 개룡남이 없는 시대, 현대판 음서제 논란 등도 우리 사회의 특권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드러내는 표현들이다. 로스쿨 도입과 사법시험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정치권의 음서제에 대해서는 별 얘기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의 딸이 아니었다면 과연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까? 아마 불가능했을 것이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아버지의 후광만은 아닌, 본인의 정치적 역량을 다양한 사례에서 검증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이 무작정 박정희의 유산만으로 가능했다고 볼 수는 없다.

국회의원들 중에서도 2세 정치인들이 적지 않고 이들은 다양한 형태로 선대의 정치적 유산을 이어받은 경우이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물려받은 유산만으로 성공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유리한 조건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신만의 노력과 재능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는 얘기이다.

대한민국 정치계에 말 그대로 본인의 노력이나 업적, 재능이 거의 없이도 어마어마한 정치적 위치에 오른 사람은 따로 있다. 이 사람이야말로 한국 정치의 최대 미스테리이자 음서제라는 용어가 정치판에서 적용되어야 할 이유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문재인이 바로 그 사람이다.

도대체 문재인이 한국 정치에서 무슨 업적을 남겼는지 나는 잘 모른다. 그것을 아는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업적은 둘째치고 현재 대한민국 정치 특히 야권이 이렇게 망가지고 회복불능의 아수라장이 된 가장 큰 이유를 찾아 거슬러가면 거기에 문재인이 있다.

대북송금특검에 민주당 분당, 대연정 제안에 이르기까지 노무현 정권의 실패에는 그의 존재가 빠지지 않는다. 김대중과 민주당을 지지한 적이 없는 것은 거의 확실하고, 가장 친하다는 노무현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도 매몰차게 거절하다가 대선 승리 이후에 슬그머니 나타나 요직을 차지했다. 고난은 같이하지 않고 영광만 누리는 전형적인 캐릭터다. 그 캐릭터는 노무현이 퇴임 이후 검찰수사를 받을 때도 여실히 발휘된 것으로 안다.

노무현 정권 말기에 NLL관련 대화록을 책임지고 국가기록원에 넘겼다고 단언했지만 야당 국회의원이 며칠씩 뒤져도 그런 자료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 자료를 넘긴 증거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건 머리가 상상 이상으로 멍청하거나 상상 초월하는 수준으로 양심 불량이라는 얘기다.

이런 자, 업적이라곤 약에 쓰려도 없고 온갖 후유증만 남긴 자, 능력도 쥐뿔도 없는 자가 오직 하나 전직 대통령의 친구에 출신 지역이 영남이라는 이유만으로 국회의원이 되고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 당대표가 되는 것을 도대체 무어라고 불러야 하나? 이거야말로 현대판 음서제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 아닐까?

사실 이건 과거 왕조시대의 음서제보다 더 후퇴한 성격의 특혜이다. 왕조시대의 음서제는 그래도 왕조 개국공신 등 업적이 뚜렷한 인물의 후예들에게 집중됐고 그 음서제에 따른 특혜라는 것도 그다지 파격적인 것은 아니었다. 관직에 오르는 길을 열어주었을 뿐 그 뒤에 출세하는 것은 본인의 역량에 의해 좌우됐던 것이다. 관직에 오르자마자 대번에 영의정에 오르거나 그러지는 못했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문재인은 어떤가? 새누리당의 배려로 의심받기도 하는 꼬맹이 손수조의 출마에 힘입어 거저 줍다시피 국회의원이 된데다 아무런 정치적 업적이나 내공이 검증되지도 못한 초선의원으로서 제1야당의 대통령후보가 되어서 그나마 승리 가능성이 있는 후보를 낙마시키는 역할을 했다. 어영부영 제1야당 대표가 되더니 재보궐선거 후련하게 말아먹고도 온갖 비판에 귀막고 오직 버티기 신공 하나로 야권 전체를 초토화시키는 중이다.

다 좋다. 그럴 수도 있다 치자. 정말 기가 막히는 것은, 문재인에게 적용되는 음서제의 원천에 관한 것이다. 왕조시대의 음서제는 그래도 그 정권 입장에서 인정받는 권위에서 기인했다. 간단히 말해 새로운 왕조의 건립이나 또는 반정으로 왕위를 찬탈한 세력이 그 배경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이 혜택을 보는 음서제는 누구의 권위에 의지한 것인가? 노무현 아닌가? 노무현은 어떤 존재인가? 공짜로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대통령의 자리를 온갖 삽질과 허영질, 헛소리, 음모적 책동으로 후련하게 날려먹고 정권 연장마저 실제로 방해한 정치인 아닌가? 간단히 말해서 왕조시대로 치자면 망국의 군주 아니냐는 얘기이다.

세상에 망국의 군주 덕분에 음서제 혜택을 보는 경우도 있었나? 원 세상에 이런 일이!

이러니 적어도 정치적 정의라는 관점에서 본 대한민국 제1야당은 몇백년 전 왕조시대보다도 한참 낙후한 세력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