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독의 실질적 주역이라는 에곤 바르가 93세로 타계헸다. 인물평가는 사후에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독일은 물론 유럽 각지에서 그에 대한 추모열기가 뜨거운 모양이다. 스타 정치인 브란트의 그늘에서
묵묵히 통일독일 설계도를 구상하고 실천했던, 위대한 독일의 현자였다. 어찌 보면 브란트 보다 더
독일인들 마음에 오래오래 살아있을 이름일 것이다.
이미 많이 보도되었지만
<접근을 통한 변화>..이것이 그의 기본 정책이었다.
엇그제 남북고위협상이 타결되어 며칠동안 남쪽은 뭔가 고삐를 쥐었다는 성취감에 들떠 지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이쪽은 여전히 강한 대결의식에 사로잡혀 거기서 한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벌써부터 속도조절을 한다느니, 5.24조치, 금상산관광, 이런 문제에 협상이전의 상태에서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고 재삼 강조하고 있다. 고위정치회담을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금방이라도 열것처럼
협정문 발표에는 적혀 있는데 "이산상봉'이 끝나고 10월 이후에나 고위회담은 가능할 것 같다는,
아주 모호한 발표도 하고 있다. 이번 협상 이전에 남측은 북을 향해
당장이라도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고 거듭거듭 재촉했었다. 나오기만 하면 뭐든 협의할 수 있다는,
이주 너그러운 자세도 보여주었다. 그런데 막상 북이 고위 정치회담을 하겠다고 나오자, 슬며시
한발을 뒤로 빼고
<이산상봉>을 통해 북이 진정성"을 보이면 그때 가서 <고위정치회담>을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남측이 좋아하는 그 <진정성타령>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에곤 바르라는 현자 대신 우리에겐 박상학이라는 이른바 ㅡ북한 인권자유총연맹대표-가 있다.
한동안 잠잠하더니 이산상봉 회담을 한다고 하자, 드디어 풍선날리기를 개시하겠다고 나섰다.
그렇지 않아도 조마조마했다. 지난번 아시안게임 북한 요인 남측방문으로 조성된 회담분위기를
무산시키더니 지금은 기고만장해서 모처럼 성사될것 같은 이산상봉조차 가로막겠다고 나섰다.
이산가족 상봉의 절박성과 염원은 더 말 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데 지금 남쪽 정책은 사실상
몇명 되지 않은 이들 탈북자들이 장악하고 있다. 그들은 오천만이나 되는 남한 사회가 자기네
행동으로 꼼짝 못하고 끌려다니는 걸 보고 ㅇ어깨가 으쓱할 것이다. 표현의 자유, 이게 남쪽 사회
의 금과옥조라 한다.
북은 실상이야 어떻든 엄연히 유엔회원국이고 독자정권을 가진 국가이다. 남의 나라인 것이다.
남의 나라에 이런 불온한 선전물을 마구 퍼나르는 게 과연 온당한 일인가? 법을 잘 모르나 내 생각엔
표현자유 이전에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까 .그것보다 더 궁금한 문제는 이 풍선이 북한 주민들의
자유신장과 생활개선에 실질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궁금한 것은 박근
혜 정부의 대응이다. 이번에도 표현의 자유라는 지고한 가치를 내세워 수수방관할 것인가? 북이 진정
성이 있다면 그까짓 풍선 따위에 게의치 않고 남쪽 방침에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인가?
박상학 등 몇 탈북자들의 행태를 보면서 육이오 동란 전 남한 사회를 폭력으로 물들였던 <서북청년단>
의 광적 행태가 떠올랐다. 숫자는 그다지 많지 않았으나 이승만 정부 비호 아래 이들 월남자들이 남한
사회를 공포 속에 몰아넣었고 청장년 치고 그들에게 불려가 폭행구타 당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
였다. 십대의 청소년까지 무차별이었다.그들이 전쟁상활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것은 여러 기록에 나와
있다. 그래서 박상학 일행의 행동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그들 역시 남측 어느 유력한 세력의 비호
를 받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에곤 바르 기사에서 특히 인상적인 것은 
서독 사회는 동독에 관해 가급적 비방이나 비난을 자제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월등한 국력과 우월한
사회제도를 자산으로 동독을 감싸 안은 셈이다. 그리고 결국 무혈의 통일을 이루었다. 44대 1~남쪽과
북쪽의 GNP 비율이다. 아직도 북에게 리드당하고 제압당할까봐 조바심을 갖고 있는가. 
박상학의 풍선 날리기에 이번에는 박의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