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이 명명한 손학규 현상은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일까.

2008년 총선을 앞두고 위기의 민주당을 구한 건 손학규였다. 그는 당대표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공천 특검박재승 변호사를 영입, 전권을 맡겼다. 그리고 본인은 지역구를 옮겨 종로 출마를 결행했다.

20114·27 보궐선거 때는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천당 밑의 분당이라고 불리는 성남분당() 출마를 강행했다. 당시 경기지사 출신 손학규가 피해가기 힘들었지만, 그는 독배가 될 줄 알면서도 .. 이를 거부하지 않았고, 끝내 당선이라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이루어냈다.

19대 총선을 앞두고도 그의 주변 참모들이 결국 통합의 과실은 친노들의 것이 될 것이라며 적극 만류했지만 그는 친노계가 이끄는 혁신과 통합” (당시 상임공동대표 문재인)과의 야권통합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당시 그는 정치는 대의명분 이라며 중앙위원회의, 지역위원장회의, 당무위원회의, 의원총회 등 공식기구를 연거푸 가동하며 당의 총의를 모아냈고 끝내 통합을 완성했다. 이상을 살펴보면, 손학규라는 인물은 전략적 사고를 중요하게 여기는 호남 민심과 썩 맞아떨어지는 야당의 중요한 인적자원 같다.

 

전문가들은 민주당 참패의 원인을

'오만한 구태야당에 대한 유권자의

역심판'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선거 전부터 한미FTA 말바꾸기와

제주 해군기지에 대한 '해적기지' 논란으로

보수층은 물론 중간층까지 자극했다.

 

'나눠먹기 공천' '측근 공천'으로 지지층으로부터 해도 너무한다는 비난을 샀다.

'공천장만 받으면 당선될 수 있다'

오만함이 내부의 권력투쟁을 부채질했다.

 

민주당의 자충수는 '나꼼수' 멤버인 김용민 후보의 막말논란에서 절정에 달했다.

김 후보에 대한 어정쩡한 태도는 충청·강원 등

농촌지역 노장년층 유권자을 반 민주당 전선으로 결집시켰다.

 

조성대 한신대 교수는

"김 후보의 막말파문은 노장년층의 전통윤리나 상식을 벗어난 것이어서

다른 어떠한 논리보다 감성적 요소를 갖고 있었다"

"당 지도부가 선거 막판 이를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한 것이

충청과 강원지역패배의 주요한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지도부의 전략부재도 참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기간 내내 '이명박정권 심판'이라는 구호만 외쳤다.

서민과 중산층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전셋값과 물가폭등, 청년실업 등

'먹고사는 문제'를 쟁점화시키지 못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경제문제는 보수층조차도 이명박정권의 실정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중도성향의

MB 표심을 결집하고 여권지지층의 결집을 이완시킬 수 있는 소재였는데

민주당이 이를 경시했다"고 말했다.

 

이른바

'낙동강 전투'로 불리는 당내 부산 친노세력의 외골수 전략도

민주당 패배에 일조했다.

'MB 심판' 구도를 '박근혜 대 문재인'

대선 전초전으로 만들어 영남층을 결집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