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general&ctg=news&mod=read&office_id=001&article_id=0007753095


연합뉴스에서 나온 기사지만 내용은 별로 알차지 못합니다.




7/24, 그러니까 어제부로, WWF 시절부터 활동했고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이 WWE에서 영구 퇴출되었습니다.


명예의 전당에 등록된 것이나, 챔피언 경력 등 모든 것이 삭제된 건데, WWE 역사상 이런 처벌을 받은 사람은 가족을 모두 죽이고 자살했던 레슬러 크리스 벤와 외에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된 원인을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http://radaronline.com/celebrity-news/hulk-hogan-racist-scandal-n-word-caught-on-tape-wrestling/


미국의 Radar Online이라는 연예인 가십 취재 전문인 사이트에서 호건이 한 여성(이 여성은 2012년에 유출된 호건과의 섹스 비디오에 나오는 사람입니다)과 대화를 하는 테이프의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이 강한 인종차별적인 내용이었습니다.


호건의 딸 브룩 호건이 흑인 남성과 성관계를 했다고 알게 됐고, 이에 격분해서 이런 말들을 했다고 저 기사에는 나와있습니다.


밑의 번역은 최대한 순화해서 쓰긴 했는데 원문이 워낙 센 표현이라 저 정도로 썼습니다.




“I don’t know if Brooke was f*cking the black guy’s son, I mean, I don’t have double standards. I mean, I am a racist, to a point, f*cking n*ggers. But then when it comes to nice people and sh*t, and whatever.”

"난 브룩이 흑인이랑 했는지 어땠는지는 몰라, 그러니까 나는 이중잣대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난 인종차별주의자인데, 딱 집어서 말하면 빌어먹을 깜둥이들 말야. 좋은 녀석이든 쓰레기든 어찌되든."


“I mean, I’d rather if she was going to f*ck some n*gger, I’d rather have her marry an 8-foot-tall n*gger worth a hundred million dollars! Like a basketball player!"

"내 말은, 만약 걔가 깜둥이랑 하려 한다면, 나는 차라리 걔를 백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8피트 정도 키의 깜둥이랑 결혼시키겠어. 농구선수 같은 애들 말야."


"I guess we’re all a little racist. F*cking n*gger.” 

"사실 난 우리가 모두 인종차별주의자라 생각해. 빌어먹을 깜둥이들." 



이 기사가 어제 올라오고 난 후 레슬링 팬들은 발칵 뒤집혀졌습니다. 


저 위의 사이트 댓글만 봐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넘쳐나지요.



그런데 저게 일부에 불과하다 하며, 모든 내용을 들은 한 뉴스 사이트에서는 'n*gger라는 단어를 50번 이상 사용했다. 헐크 호건은 KKK단 수준의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점은 부정할 여지가 없다'라는 강한 어조로 비난을 합니다.

(출처 : http://mediatakeout.com/278478/mto-super-worldwide-exclusive-hulk-hogan-caught-on-tape-calling-black-people-nggers-more-than-50-times-there-can-be-no-doubt-he-is-a-racist.html )



결국 WWE 측은 이 기사가 올라오고 난 후,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받아들여 빠르게 대응을 취합니다. 영구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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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들이 모두 없었던 일로 처리된 겁니다.


현재의 WWE를 이렇게 크게 만드는 데 초기 일등 공신이자 역대 최고의 프로레슬러 중 하나로 꼽히는 사람인데도 가차없이 없는 사람 취급을 받고 이제는 역사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이 사건의 진행을 보고 국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어떻게 진행될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국내 프로스포츠계에서 있었던 인종차별 발언 사건중에 야구 선수가 했던 인종차별 발언은 세 차례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다른 종목에서도 그런 발언들이 나오긴 했지만, 가장 인기있는 프로스포츠인 야구의 사례를 보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인종차별에 대한 감수성을 단적으로 보기 좋으니 한 번 올려봅니다.




2008년에 삼성 라이온즈의 최형우 선수가 롯데 자이언츠 선수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깜둥이에게 아부좀 떨어ㅋㅋ'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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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롯데 자이언츠의 감독은 제리 로이스터로, 흑인이었죠.


결국 최형우 선수는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지만, 특별한 징계는 받지 않았습니다.




2013년에 한화 이글스의 김태균 선수가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쉐인 유먼이라는 흑인 투수에 대해 말하면서 '얼굴이 너무 까매서 마운드에서 웃을 때 하얀 이와 공이 겹쳐 보여 진짜 치기가 힘들다' 라고.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지만, 이 발언에 관해 진행된 사후 처리는 제가 아는 바로는 구단에서 간접적으로 사과한 것 외에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큰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죠.


(재미있게도 올해 김태균과 유먼은 같은 한화 이글스 소속이 되었죠. 지금은 유먼이 방출됐지만)




그리고 2014년에는 두산 베어스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 호르헤 칸투가 인종차별성 트윗을 한 적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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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트윗을 한 것은 아니고 한 사진을 리트윗한 건데, 이 사진 속에는 "다음 5개 질문에 답하세요. (1) 어떤 학생이 자고 있나요? (2) 쌍둥이 형제를 찾아보세요. (3) 쌍둥이 자매를 찾아보세요. (4) 몇 명의 소녀들이 사진 속에 있나요? (5) 누가 선생님인가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저 사진은 한 남성의 얼굴을 사진 속 모든 사람 얼굴에 붙인 건데, 결국 ‘동양인들은 모두 눈이 작고 찢어져서 똑같이 생겨먹었다' 라고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거죠.


결국 칸투는 해당 트윗을 삭제 후 사과글을 올렸고, 구단에서도 사과글을 올렸습니다.


위의 경우와는 다르게 인종차별 발언의 대상이 특정 외국인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이 리그의 관객인 자국민들을 향한 것인 만큼 좀 더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행동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징계는 없었죠.


심지어 왜 이정도 가지고 호들갑이냐는 반응까지 있었고 말이죠.


http://mlbpark.donga.com/mbs/articleV.php?mbsC=kbotown2&mbsIdx=230419&cpage=38&mbsW=search&select=stt&opt=1&keyword=%C4%AD%C5%F5 


이 글은 대놓고 욕먹는 글이긴 하지만, 이 주제에 대한 다른 글들을 봐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많이 보입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의 인종차별에 대한 감수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죠.




위 사례들이 전반적인 한국 사회는 아니라 스포츠 업계에서 발생한 일부 사례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스포츠 업계가 팬들의 의견과 크게 다른 행동을 하진 않을 것이고, 저게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납득이 되는 수준의 사후조치겠죠.


저건 징계를 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말이죠.



다만 올해부터는 KBO도 인종차별 발언에 대해서 징계하는 규정을 신설했습니다.


리그규정 벌칙내규 제9항으로, 경기장 내외를 불문하고 감독, 코치, 선수가 공개적으로 또는 정보통신망을 통해 성별, 외모, 장애, 혼인, 인종, 피부색, 종교, 출신 국가나 지역 등에 따른 차별, 비하, 편견을 조장하는 언행,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리그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한 규정을 추가했습니다.


이제 이게 어떻게 적용이 될지 지켜봐야겠지만요.

 

(여담이지만 이 KBO 리그규정 벌칙내규의 최초 적용자는 올해 4월에 SNS에 일베 용어를 사용해서 물의를 일으킨 KIA 타이거즈의 윤완주 선수입니다. KBO로부터 엄중경고를 받았고 구단 측에서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죠)



물론 이것도 '예전에 비해서는 나아졌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에 있었던 시커먼스같은 프로그램은 지금은 절대 나올 수가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아직도 외국인, 타자에 대한 반응을 보면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웃집 찰스'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외국인이 한국에서 이방인으로서 살면서 겪는 문화적 충돌이나 어려움에 대한 것을 주제로 방송합니다.


외국인이 나와서 김치 한 조각 씹으면서 '한국 좋아요' 이러는 느낌의 방송이 아니라, 이방인이 적응하기에 힘든 한국 사회의 단면도 가감없이 보여줍니다.


그런데 방송 중, 대놓고 인종차별을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보는 사람이 낯뜨거워지는 장면이 있어서 가져와봅니다.


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36511126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이 자기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 인종차별적 행동인지 모른다는 것이 많이 느껴지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 점점 개선이 되긴 하겠지만,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