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p1cYfDqBd8A

(동영상을 집적 삽입할려고 했는데, 제 브라우져에 문제가 있는지 계속 삑-나길래 신경질 나서 그냥 링크만 올립니다.)

위 동영상은 다니엘 튜터(전직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이 쓴 책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에 대한 JTBC에서의 손석희와의 인터뷰입니다. 아래는 전체적인 인터뷰 요약에 제 의견을 추가해서 정리한 것입니다.


1. 한국은 보수(우파)도 진보(좌파)도 없다.

이것에 대해서는 쉽게 부인하기 힘듭니다. 특히 보수(새누리당)는 그동안 경제적 숫자(지표)와 개발 모델에만 열중해온 집단이고, 진보(새민련)은 그에 대한 반대밖에 할 줄 모르는 집단이라고 튜터는 말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지적을 하는데, 진보가 이렇게 된 이유는 7-80년대의 운동권의 연장선상에서 나온다는 것이지요. 과거의 가치를 지키는 것은 물론 중요하겠지만, 현실의 진보는 젊은층에 중요한 사회적, 경제적 약자들을 위한 진정한 (genuine) 진보 정책에는 관심이 없다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반대밖에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라는 것이죠.

한마디로 운동권 486출신 정치인들이 시대 착오적인 정치적 아젠다와 거대담론에 매몰되어 있어서 현재의 야권이 이 모양 이꼴이 되었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저는 486이 죽어야 한국 진보가 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죽는다라는 말은 단순히 물러나라는 뜻은 아닙니다. 과거의 훈장에서 벗어나서 새시대적 진보의 가치관을 배우면 다시 살아나는 것입니다. 진보라는 작자들이 경제민주화 담론에도 새누리당에게 여전히 밀리는 것을 보면 할 말 다했습니다. 직무태만의 진보는 486과 함께 과거로 사라져 주셨으면 합니다.


2. 두번째는 한국 언론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튜터는 외신기자로 일하면서 자신이 가졌던 언론의 자유가 한국 기자들에게는 없었다고 합니다. 정치적으로는 기자들이 (권력으로부터) 고소를 당하거나 억압을 당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튜터가 좀 잘못해석할 여지도 있지만, 틀린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두번째가 더 중요한 데, 외신기자로 일할 때 이코노미스트가 한 국내 기업에 대해서 쓸려고 하자 그 기업에서 광고를 주지 않겠다라고 위협했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물론 (아마도 본사가 따로 있어서 충분한 다른 광고 수요가 있는) 자기네들한테는 무시해도 될 위협이었지만, 다른 한국 언론이라면 총 광고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그런 기업 광고주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라는....

좀 강하게 말하면 튜터는 한국 언론은 시장권력의 노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재벌 문제와 겹쳐서 보이지 않나요? 다들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재벌개혁(또는 시장개혁)에 대한 시급성은 한국에서는 경제 민주화 이슈 자체만으로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과 더불어 우리가 지난 7-80년대 독재와의 투쟁을 통해서 이미 이루었다라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회, 문화적인 측면에서의 민주화도 위협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이 드네요. 


3. 야권이 이대로 연전연패를 계속하면 결국은 일본처럼 일당독재로 가게 될 것이다.

길게 보면 참여정권때부터지만 이명박근혜 정권으로 내려져 오면서 야권은 연전연패, 지리멸렬하고 있습니다. 선거에 지는 것은 새삼스럽지도 않은 일이지요. 이미 너무 익숙해졌습니다. 그래서 간혹 야권 지지자들 입에서도 이대로 가면 새누리 50년 장기 집권이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이게 외국인 입에서도 나옵니다.

이대로 가면 다음번 총선, 대선에서도 야권은 희망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야권은 네가티브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튜터는 한국 진보가 포지티브하고 창의적이며, 현재보다 훨씬 조직적인 선거운동을 하기를 조언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포지티브하고 창의적이며 프로페셔널한 것일까요. 저는 그것이 복지와 경제 민주화 문제에 있다고 봅니다. 그게 바로 아래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4. 복지는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이다.

저는 이 부분에 강력하게 동의하며 이 인터뷰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한국 진보가 복지 공약을 프레임하는 예를 들어봅니다. 반값 등록금, 무상급식.... 다분히 선동적이기만 하지 않습니까. 물론 당시에는 효과가 좀 있었긴 한데, 롱텀으로는 절대 바람직한 접근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지적을 하지만, 제가 보수 브레인이라면 선거에서 야권이 이런 주장을 들고 나오면 세금을 더 걷어서 게으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이고 경제 전체의 인센티브를 저하시키는 길이다라고 선동하고 싶습니다. 51%의 지지를 받은데에는 충분한 레토릭이라고 봅니다. 제가 몇년 전부터 누누히 주장을 해왔지만, 복지를 논하면서 세금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은 보수의 담론에 말려들어가는 미련한 짓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복지는 현재와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입니다. 예를 들면 육아에 대한 복지를 강화해야 하는 당위성은 미래 세대의 생산성을 높이는 선상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아이들을 키우는 세대들의 생산활동을 더 촉진시킬 수 있는 방향과 연계해 육아복지를 고안해낼 수 있습니다. 이렇듯이 복지라는 것은 투자이고, 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복지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계획하는 것이 진보의 창의적인 의무라고 봅니다. 

그리고, 복지 논쟁을 할 때 조심할 것은 현재 돈이 좀 모자르면 세수를 어떻게 확대 할 것인지에 대해서 포지티브한 접근을 하되 세금을 올려야하겠으면 국론이 너무 충돌하지 않도록 무리하지 않는 합의에 이르는 방향을 모색하면 됩니다. 추가로 좀 더 말을 해보자면, 세제를 바꿔서 지니계수 같은 것을 완화하는 경제적 평등을 약간 이룰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래봤자 제 생각에는 별 실효성이 크지않는 2차적인 효과만 있을 것이고, 잘못하면 오히려 양극화가 가속되는 역효가 생길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할 지점입니다. 즉, 세재를 이용하여 양극화를 극복하자라는 식의 레토릭으로 야권이 다가가는 것은 거센 저항만 불러올 뿐 애초에 큰 효용이 없을 것이니, 복지 논쟁을 할 때 세금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우릴 범하지 말자라는 뜻입니다.


정리를 해야할 것 같네요.

박근혜 정부도 이제 중반을 지나가고 있고, 총선은 내년으로 다가 오고 있습니다. 정치 권력, 거대담론 아젠다에 휩쓸려서 헤게모니 싸움이나 하면서  선거때에만 '소통', '희망', '미래'같은 공허한 슬로건만 내세우고 자리나 보존하겠다라는 야권이 계속된다면 한국 진보 정치는 이제 희망이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다니엘 튜터는 아마도 야권이 변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라는 말까지 합니다. 좀 마음이 급하기도 한데, 얼마 안남은 기간이지만 한국 진보 정치가 전문적, 창의적, 조직적인 방향으로 다시 변화할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정치인이 변화하기를 바라기 보다 야권, 진보 지지자들이 먼저 미래에 대한 안목을 가지고 끊임 없이 배우고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 노력하는 정치인들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하는 노력도 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맺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