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이 최근 새정련의 친노-비노 갈등과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에 "비노, 공천권 얼마나 처드시고 싶으세요"라는 글을 남겼다고 한다. 진중권의 저 발언을 들으면서 떠오르는 게 있다.

2002년 12월 대선이 끝난 다음날 진중권은 진보누리(www.jinbonuri.com)라는 진보 성향 토론 사이트에 실명으로 다음과 같은 요지의 글을 올렸다.

"민주노동당도 있는데 어떻게 95%가 나오느냐? 이건 미친 거다. 가서 니들끼리 전라인민공화국이나 만들어라."

노무현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준 호남의 투표를 비판하는 포스팅이었다. 이 글이 문제가 되자 나중에 '상처를 받으셨다면 죄송하다'는 요지의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지만 말 그대로 무성의한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느낌이었다. 지금은 저 사이트가 없어져서 글이 남아있지 않지만 저 글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다.

요즘 일베가 호남을 북한과 연계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특정 지역 전체를 일종의 이념공격 빨갱이 사냥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뭐니뭐니 해도 진중권이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내가 보고들은 범위 안에서는 진중권 이전에 누구도 저런 식의 막말을 호남에게 퍼부은 적이 없었다.

진중권은 한때 강준만과 사이가 좋았던 것으로 안다. 그때 강준만이 교수로 일하고 있는 전주로 찾아가서 이른바 호남식으로 정성어린 대접을 받았던 모양이다. 그때의 감격을 진중권은 홍어예찬으로 남기기도 했다.

홍어 삼합 그것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예술 어쩌구 하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후 호남 논객들과 싸움이 붙고 강준만과도 척을 지면서 진중권은 다음과 같은 요지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호남이 살기 어렵다구요? 가봤더니 잘만 먹고 삽디다."

그러면서 1인당 GRDP가 어쩌구 하다가 "알지도 못하면서 모든 사안에 다 나서지 말라. 경제를 모르면 닥치는 게 맞다"는 비판을 제대로 받았다. 하지만 이 사안에 대해서도 진중권은 제대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적이 없다.

호남 사람들이 김대중을 '선생'이라고 호칭하는 것도 비웃으면서 "내 고향 충청도에서는 김종필을 선생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고 듣기 민망한 고향 자랑을 한 적도 있었다.

하도 같잖아서 내가 "평범한 사람들끼리도 선생이라고 부르는 것이 대단한 경칭도 아닌데 김대중을 선생이라고 부르는 게 뭐가 문제냐? 그리고 선생이라고 부를만한 정치인 하나도 배출해내지 못한 게 자랑이냐?"고 반박한 적도 있었지만 진중권의 답변은 듣지 못했다.

"한나라당에 정권 넘어가도 나라 망하지 않습니다"는 유명한 예언(?)은 유시민과 진중권의 두엣 연주로 유명하다.

저렇게 노무현을 지지하는 호남의 투표에 대해서 고급 좌파 지식인스러운 혐오감을 감추지 않았던 진중권, 한나라당에 정권 넘어가도 나라 망하지 않는다고 장담하던 진중권은 이명박정권이 들어서면서 태도를 180도 바꾸었다.

대통령 한 사람 바뀌었다고 세상이 이렇게 변하느냐며 중앙대 교수 그만둔 것도 정권 바뀐 탓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한나라당에 정권 넘어가도 나라 망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예언에 대해 진중권이 최소한의 애프터서비스라도 했다는 얘기는 아직까지 들어보지 못했다.

그랬던 진중권이 친노를 비판하는 비노 세력에게 말한다. "공천권 얼마나 처드시고 싶으세요"라고. 문재인이 발표하려다가 보류했다가 결국 우왕좌왕 유출된 문건 내용에 반발하는 비노의 주장은 "우리가 언제 공천권 얘기했느냐?"는 것이다.

진중권이 비노 씹으려면 그런 비노의 주장부터 검증하는 게 맞다. 설혹 일부 비노가 공천권 얘기를 꺼냈다 해도 새정련의 비노가 입장이 다 통일돼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한마디로 뭘 알지도 못하면서 세상만사 다 간섭하고 나서는 과거의 버릇을 진중권은 여전히 고치지 못했다는 얘기이다.

뿐만 아니다. 진중권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친노패권 운운하나, 그 패권적 행태에 대한 구체적인 지적은 하나도 없어요"라며 "누구 말대로 '친노패권'은 현재형이 아니라 미래형입니다"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자신의 게으름과 무식을 인식하지 못하고 외부에서 책임을 찾는 것은 수명이 다한 지식인이 보이는 전형적인 증상이다. 노무현정권 당시부터 친노가 보여온 패권주의적 행태는 진중권이 존경하는 선배라는 유시민의 깡패짓에서부터 대선후보 포함해 중요한 선거의 후보 선출에 이르기까지 숱하게 거론된 바 있다. 모르면 찾아보고 나서 얘기해라.

비노세력의 주장을 일종의 밥그릇 싸움이라고 비판하려면 진중권 본인부터 노무현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이명박 정권 이후 자신의 밥그릇과 연계해 180도 바꿨던 것에 대한 공개 반성부터 해야 한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친노를 옹호하는 한겨레신문 등 친노언론과 친노 지식인들, 문화운동판의 친노 유명인들, 무슨 일만 생겼다 하면 모여서 영양가 없는 시국성명 따위나 내는 유명인사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모두 노무현 정권 당시 흠뻑 누렸던 그 궁물의 추억 아닌가? 진중권 본인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 누구보다도 그 궁물의 추억에 강하게, 오래 젖어있는 대표적인 지식인이 진중권 본인 아닌가?

진중권 당신 식으로 표현하자면,

"도대체 앞으로도 얼마나 친노 궁물을 계속 쳐먹고 싶으세요?"

이렇게 묻고 싶다는 얘기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충고하는데 진중권 당신은 과거 그 전라인민공화국 운운하는 쓰레기 발언에 대해서 지금이라도 책임을 지고 알량한 글질 그만해라. 이 나라가 정상이라면 아니 최소한 진보 지식인들이라도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면 진중권 당신은 더 이상 쓰레기같은 글질을 못하고 담론 시장에서 퇴출되는 게 맞다.

당신 같은 쓰레기 지식인이 담론 생산자랍시고 구역질나는 글질을 계속하고, 그러한 글질이 여전히 먹혀들고 진보진영의 대표적인 논객으로 대우받는다는 것에서 우리나라 진보진영의 암종을 보게 된다. 진중권 당신의 퇴출 여부는 우리나라 진보진영의 건강성을 체크할 수 있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것이라고 본다.

물론 진보진영의 건강성 이전에 진중권이라는 한 개인의 최소한의 양심 회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이겠지만 그런 가능성은 애초에 기대하지도 않기에 하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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