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 새정련 대표를 물러나고 말고를 떠나서 나는 문재인으로서는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문재인 본인이나 새정련 또는 호남이나 기타 새정련 지지세력 모두를 포괄해서 하는 얘기이다. 문재인으로는 답이 없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가 뭔가? 딱 한마디로 대답해보자.

문재인이 호남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냥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끔찍하게 혐오한다. 끔찍하게 혐오하는 집단이나 세력의 대표가 된다? 이것은 천하의 성인이 와도 감당하기 힘든 숙제이다. 문재인이나 호남 모두의 비극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문재인은 <운명>이던가 하는 자신의 자서전에 자기 아버지가 사업하다가 호남 상인들에게 사기를 당해 재산을 잃고 고생했다는 얘기를 적었다고 한다. 그냥 사업하다가 사기를 당했다고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문재인은 굳이 호남 상인들이라고 표현했다.

저 정도 사례는 있을 수 있고 또 개인적으로 저런 경험에 대해서 특정 지역에 대해서 혐오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재인은 한 사람의 정치인 그것도 제1야당의 대선주자였다. 그런 정치인이 자신의 가장 강력한 지지집단이어야 할 호남에 대해 혐오감 깃든 표현을 공식적인 자서전에서 서슴없이 표출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이것은 문재인이 호남에 대해 갖고있는 혐오감이 상상할 초월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있다. 문재인은 자신이 갖고 있는 호남에 대한 혐오감을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그 혐오감을 자신의 가장 중요한 선거 홍보물이라고 할 수 있는 자서전에서까지 서슴없이 드러냈던 것이다.

문재인은 호남에 대한 자신의 혐오감을 정의감의 발로라고 생각한다. 이 얘기는 문재인이 호남 자체를 정의롭지 못한 존재 또는 불의 그 자체로 생각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거, 심각한 문제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호남 혐오를 철저하게 내면화한 인물이 유력 정치인 그것도 호남의 가장 강력한 지지를 받는 정당의 정치인 그것도 대선후보와 대표를 겸하는 정치인이 됐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은 박지원의 수도권 유세지원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전라도 냄새가 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지원이 직접 증언한 얘기라고 알고 있다. 이건 문재인이 갖고 있는 호남 혐오의 수준이 웬만한 일베 회원 뺨치는 수준이라는 얘기이다. 대선후보로서 기본적으로 절제해야 할 표현에 대한 판단조차 못한다는 얘기이다.

현실성이 없는 얘기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가정해보자. 가령 지금 일베에서 극악하게 호남학살 선동 표현을 일삼는 어느 일베 회원을 데려다가 제1야당의 대선후보로 앉혀놓는다 해도 문재인보다는 더 표현을 조심할 거라고 본다. 이것은 문재인에게 그럴 기회와 권력만 주어진다면 자신의 호남 혐오감을 적극 실천에 옮길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건 결코 막연한 가정이 아니다. 실제로 문재인은 지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 들어가자마자 자신이 가진 모든 권한을 다 동원해 호남 죽이기에 나섰다. 대북송금특검을 설명하면서 김대중도 사법처리할 수 있다고 한 부분에서는 평소 문재인이 호남과 김대중에 대해 품고있던 서슬퍼런 적개심이 유감없이 드러난다.

청와대 인사비서실의 인사안에서도 문재인은 철저하게 호남 출신 배제를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것은 너무 많은 증언이 나온데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본인조차 간접적으로나마 사과한 바 있기 때문에 부인하기 어려운 팩트이다.

문재인의 성품에 대한 증언을 종합해보면 문재인이 노골적으로 사적인 이익을 챙기거나 불의한 수단을 동원하는 것 같지는 않다. 실은 그래서 더욱 문제이다. 저런 성품에도 불구하고 서슴없이 호남에 대한 차별과 혐오 성향을 드러낸다는 것은 문재인이 호남을 불의로, 호남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바로 정의로운 행동이라고 여긴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를 정의라고 여기는 정치인이 다른 곳도 아닌 바로 그 특정 지역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정당의 대표이자 대선 후보라고 생각해보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그 정치인이 실제로 대통령이 된다면?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비서실장으로 있을 때에도 호남에 대해서 저렇게 적대적이고 공격적이었는데, 정말 대통령으로서 거칠 것 없는 권력을 쥐었을 때 문재인은 어떤 행동을 할까? 단언할 수는 없지만 나름 유추해볼 수 있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은 이른바 특전사 군복 코스프레를 한 적이 있었다. 자신이 근무했던 특전사 군복을 입고 격파 시범까지 보였던 것이다. 공수부대에 의한 끔찍한 학살의 경험을 갖고 있는 호남을 조금이라도 의식했다면 결코 있을 수 없는 행동이었다.

비판이 나오자 문재인은 "특전사 군인들이 죄인이냐?"며 반발했다. 초점을 많이 비껴간 반발도 황당하지만, 더욱 두려운 것은 문재인이 실제로 80년 광주학살 당시 공수부대의 행동을 별 것 아닌 것으로 심지어 정당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여기고 있을 가능성이다. 

과연 문재인이 권력, 정말 견제받지 않은 권력을 손에 쥐었을 때 호남을 향해 어떤 행동을 하게 될 것인지 두렵다. 참고로 문재인의 호남에 대한 적대감은 여러가지 사건을 통해 점차 증폭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격파 시범이 그냥 시범으로 끝날지 두렵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이 어느 자리에선가 자신은 참여정부 이전에 단 한번도 민주당을 지지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것은 기억이 분명치 않지만 저 발언의 실제 여부를 떠나서 문재인의 평소 행동으로 보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이라고 본다. 적어도 지난 2007년 대선 당시에는 정동영보다 이명박을 지지했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본다.

2011년 4.27 재보궐선거 당시 민주당과 유시민의 국민참여당이 후보단일화 협상을 벌였을 때 문재인은 사실상 국민참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협상 결렬 직전에 민주당은 문재인의 중재를 통해 국민참여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당시 민주당 후보는 문재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홍보물에 사용했다. 이때 문재인은 노발대발하며 자신의 사진을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들었다.

이것은 문재인의 민주당에 대한 태도가 단순히 '지지하지 않는다'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말 그대로 순수한 혐오감(순수와 혐오라는 두 단어의 조합이 허용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으로 똘똘 뭉쳐있다는 느낌이다. 그 혐오감의 본질은 바로 '호남'일 수밖에 없다. 그 혐오감은 그리고 정의감이라는 편견과 착각으로 깊게 이어지고 있다.

4.29 재보선 패배 이후 책임론과 사퇴론이 불거지자 문재인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 말은 맞을 것이라고 본다. 문재인은 사실 지금 새정치연합에 몸담고 있는 것, 대표를 맡은 것 등이 모두 자신의 희생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호남을 혐오하기 때문이다. 호남을 혐오하는데도 불구하고 친노와 깨시민 등 이 나라 진보개혁 진영의 요구를 받아들여 자신의 혐오감을 억누르고 대의를 위해 냄새나는 호남 정당에 들어와 고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은공도 모르고 이것들이 감히 대들어? 지금 문재인의 심정을 딱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바로 저 '거룩한 분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29 재보선 패배 다음날 문재인의 평창동 자택에서 문재인의 아내 울음소리가 밖에까지 들렸다고 한다. 대통령선거의 패배 당시에도 문재인의 아내가 저렇게 슬퍼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는데 기껏 4석이 걸린 재보궐선거의 패배에 저렇게 대성통곡한 이유가 뭘까? 나는 문재인의 저 혐오감과 그 혐오감을 억누르고 자기 희생하며 민주당과 호남을 위해 시혜를 베풀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 가정의 평소 공감대 아니라면 저런 반응을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린아이들도 자신을 싫어하는지 좋아하는지 금방 알아차린다. 호남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문재인이 호남을 끔찍하게 혐오하는 것을 호남 사람들이 모를까? 안다. 아니까 점차 거기에 반응하는 거다. 호남신당? 호남정치? 간단히 말하자. 그거, 친노 싫다는 얘기이다. 친노 니들이 우리 싫어하는 그만큼 우리도 니들 싫어하고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인간선언이다.

호남 사람들은 워낙 짓밟혀온 사람들이라, 그런 혐오감 어린 시선에 익숙한 사람들이라 모르는 척하는 것에도 익숙하다. 하지만 그런 혐오감을 계속 인내할 수는 없다. 인간인 이상에는 그렇다.

사랑을 숨길 수 없는 것처럼 혐오감도 감출 수 없다. 문재인으로서는 답이 없다고 보는 것이 바로 이 간단한 원칙 때문이다. 이것은 비극이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비극이다. 이 비극을 막으려면 서로가 갈라서는 방법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