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쓴 박세열 기자에게 물어보자.

김대중이 집권한 후 김근태와 정동영이 물러나라고 비판했을 때 동교동계가 어떻게 반응했나? 지금 문재인과 친노들처럼 온갖 말도 안되는 변명과 적반하장으로 버티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찍어눌렀나?

아니었다. 이미 동교동계는 김대중의 당선 이전부터 정권 창출 이후에 임명직은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터였다. 그 약속은 지켜졌다. 동교동계가 김대중정권의 중심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정권은 기본적으로 세 개의 축이 균형을 잡고 있었다.

첫째, 김대중과 오랫동안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함께 고생해온 동교동계 둘째, 김종필과 박태준 등으로 대표되는 산업화 세력 셋째, 김근태와 이해찬 등 재야운동권 세력 등이 그것이다.

정권 창출에 기여한 바로 보자면 동교동계 그리고 그들의 가장 오랜 기반이었던 호남이 정권을 독식한다 해도 뭐라고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동교동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판단 기준에 따라 다르게 평가할 수 있지만 김대중정권 당시가 역대 정권 가운데 가장 지역균형과 고른 의사결정권의 배분이 이루어진 시기라고 본다.

노무현정권 당시에는 어땠나? 일단 동교동계 쳐내고, 산업화세력은 사라졌고 남은 것은 486으로 대표되는 재야운동권 뿐이었다. 정권의 기반이 대폭 협소해졌다. 재야운동권의 주축이었던 호남 출신들도 PK운동권에 의해 축출되는 과정을 밟았다.

그들 PK운동권들은 직간접적으로 김영삼의 영향권 안에 있는 인물들이었다. 호남 출신들은 저들 PK운동권보다 더 철저하게 노빠화되는 충성 경쟁을 통해서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지금 극렬노빠들 가운데 호남 출신들이 많은 이유이다. 한마디로 현재의 친노들보다 동교동계 인물들이 훨씬 더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행동했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박세일은 동교동계를 좀비라고 모욕하며 친노의 홍위병 노릇을 해주고 있다.

박세열 기자에게 하나 더 묻자. 노무현의 탄핵 소동으로 느닷없이 금뱃지 달게 된 이른바 탄돌이들이 저 동교동계보다 더 민주화에 기여하고 능력이 뛰어난 인물들이었나? 웃기지 마라.

노무현 본인이 와도 한화갑 권노갑 김경재 앞에서 공손하게 두 손 모으고 예의를 차리는 게 맞다. 저 동교동계 사람들이 인생 다 던져가며 온갖 고생을 감수하고 있을 때 노무현은 잘나가는 세무변호사로 돈푼깨나 만지고 있었다. 노무현과 문재인 기타 친노 정치인들이 한 고생 모두 모아봐도 저 동교동계 구태라는 정치인 한 사람이 한 고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박세일은 호남정치를 말하는 사람들을 '노무현의 부산정권 발언에 십 몇년째 삐쳐있는 사람들'이라고 비웃는다. 하나 더 묻자. 저 부산정권 발언과 정동영의 노인 발언 가운데 어느 발언이 더 심각한가?

노빠들과 친노 언론은 지금도 심심하면 정동영의 노인 발언을 물고 늘어지지 않는가? 정동영은 그나마 그 발언에 대해서 사과하고 사과하고 수십 수백번 사과했지만 노무현은 문재인의 저 막장 발언에 대해 '선거 때 그럴 수도 있지'라며 쿨하게 넘어갔다. 두 사안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심각한가?

삐쳐있다? 싸가지없는 소리 하지 마라. 기자랍시고, 터진 아가리라고 내뱉으면 다 말인 게 아니다. 80년 광주항쟁을 지금도 기념하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고집하는 광주 시민들에게도 니들 왜 그리 옹졸하게 몇십년 동안이나 삐쳐있느냐고 한마디 하지 그러냐?

지를 대통령 만들어준 호남의 민심을 모욕하고 남북대화를 돌이킬 수 없게 훼손한 노무현이 제대로 사과한 적 있나? 거기에 대해서 분노하고 명예회복을 요구하는 것이 삐친 것이냐?

흘러간 물이라고 할 수 있는 동교동계를 지금 되살리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동교동계를 불러 천정배를 견제하려 한 것은 문재인이었다. 동교동계 원로들이 문재인의 의도대로 꼭두각시처럼 움직이지 않았을 뿐이다.

박세일은 동교동계가 협박을 한다고 말한다. 협박이라는 말 앞에 노빠들을 빼면 깨어있는 시민들이 정말 섭섭해 한다. 김대중 정권의 등장에도, 그 연장이라고 할 수 있는 노무현 정권의 창출에도, 130석의 거대야당 등장에도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호남 대신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친노세력이 유일한 무기가 호남에 대한 협박 말고 뭐가 있는가? 

호남 니들 외롭지? 너희들 소수지? 니들만으로는 정권창출 못하지? 니들 왕따지? 대한민국이 모두 니들 싫어하지? 니들 그거 알고 있지? 그러니 우리 친노가 시키는대로 해야 해.

이게 그동안 친노가 호남을 위협해온 메시지 아니냐? 아니라면 당당하게 부인해봐라. 니가 명색이 기자라면 한번 당당하게 대답해봐라.

호남의 현역 정치인들이 대폭 물갈이되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 현역 정치인들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는 게 누구인가? 바로 친노들 아닌가? 공천권을 누가 행사했는가? 지금 호남의 현역 의원 가운데 노무현 정신 부르짖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

긴 말 할 것 없이 현재 새정치연합을 주도하고 있는 친노세력이 도대체 호남을 위해 한 일이 뭐가 있는지 따져보면 답이 나온다. 경제적 낙후와 인사차별처럼 더 복잡한 접근이 필요한 과제 말고 당장 온오프라인에서 기승을 부리는 인종주의적 혐오발언, 호남 학살 선동 발언에 대해서도 새정치연합의 친노세력은 철저히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자들을 내치고 호남의 이익을 위해서 좀더 노력할 대안세력을 찾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정정당당한 행동이다. 평소 호남이 짓밟히고 모욕당할 때는 철저하게 침묵하던 무리들이 호남의 자기 목소리 내기에 대해서 입에 게거품 물며 비판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저들이 호남에 대한 모욕과 차별의 동조자이자 공범이기 때문이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26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