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전 기아감독.

 

국보급 선수라는 것은 야구팬들이라면 공통적으로 인정하죠. 단지, 감독의 능력으로 치면, 삼성에서 두번 우승을 했고 지키는 야구(김성근 감독의 벌떼 야구와는 좀 다르죠)를 창시하여 한국 프로야구의 트랜드를 만들어 냈음에도 불구하고, '아니다'라는 것이 중론인거 같아요. 부족하다는 것이죠.


 

선동열 전 기아감독은 기아팬들에게 성토되는 분위기인데요.... 지난 스토브 리그 때 기아 구단과 재게약이 발표되자 '호사모(호랑이를 사랑하는 모임)' 팬들이 선감독에게 욕설 문자 메세지들을 보내기도 해서 선동열 감독이 충격을 먹고 자진 사퇴했죠.


 

선동렬 전 기아 감독을 성토할 때는 기아팬인지 아니면 삼성 팬 등이 위장한 것인지 '일종의 리트머스 역할을 하는 단어들'이 있는데요.... 기아 팬들은 선동렬 전 감독을 비난할 때 '선뚱', '멍게' 등으로 호칭하는 반면 절대 쌍욕을 하지는 않습니다. 선동열 전 기아 감독의 호남에서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죠.


 

선동열 전 기아 감독.


 

1980년 518 학살을 몸으로 버텨내고 1987년 그리고 1992년 DJ가 연이어 대선에서 패배하여 DJ가 '집권하지 못한 한'이라고 술회할 정도로 암울한 기운이 호남을 지배하고 있을 때 그 울분을 풀어준 선수가 바로 선동열 전 감독입니다. 선동열 전 감독의 호남에서의 상징은 단순히 '국보급 선수' 이상이죠.


 

선동열 감독을 위시한 해태 타이거즈가 그들의 정적이었던 대구 지역의 프로야구 구단 삼성을 코리안 시리즈에서 무릎을 꿇리는 장면은 암울하기만 했던 호남사람들의 분출구 노릇을 톡톡히 했죠. 그런 선동열 전 감독이기에 선.동.열이라는 이름 석자가 호남에서 차지하는 무게는 가히 상상도 안될 정도로 컸습니다.

 


 

선동열 전 감독이 삼성의 감독으로 취임했을 때 호남사람들은 그들의 정치적 적수인 심장에 자신들의 영웅이 지배하게 만들었다는 상징성 때문에 환호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선동열 전 감독이 고향에 돌아와서 한 것은 바로 그 찬란한 해태 타이거즈의 역사를 스스로 지워버리게 만든 주역이었다는 것입니다. 한국시리즈 3연패에 빛나는 해태 타이거즈의 업적을 '역사로 돌리는 것을 넘어 그 이상의 역사를 만들어낸 삼성의 통합 4연패' 과정에서 기아가 일등 공신을 했으며 그 기아의 감독은 바로 선동열 전 감독이라는 것이죠.



물론,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이루는 과정에서 수많은 조력자들이 있었습니다. 예로, 삼성이 2연패를 하던 해에 김커피라고 불리던 OB 베어즈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선수 기용만 아니었다면 오늘날 삼성의 통합 4연패는 없었을 것이라는게 야구팬들의 중론이죠.


 

그러나 '다른 팀에게는 모두 져도 삼성에게만은 질 수 없다'는 기아 팬들의 간절한 바램과는 달리 삼성에 차곡차곡 승점자판기 노릇을 했던 기아의 선동열 감독은 '삼성 통합 4연패의 역사를 만들게한 일등 공신'이라는 짐을 모두 져야만 했죠. 그리고 그런 역사가 선동열 전 감독은 호남사람들에게는 하나의 패러독스로 존재하죠.


 

해태 타이거즈의 영광의 역사를 이룩한 주역이며 또한 그 영광의 역사를 무너뜨리게한 주역으로 존재하니 말입니다. 물론, 각종 포탈에서의 야구 댓글 중에는 '기믹팬들'이 많아 100% 맞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삼성이 통합4연패로 다가갈 때 '회환과 울분을 그대로 삼켜야 했던 기아팬들'의 심정을 토로한 쪽글들이 생각납니다.


 

그러한 쪽글들은, 삼성이 통합 4연패를 달성했을 때 한 삼성팬의 울분에 찬 댓글이었던, 그동안 얼마나 많이 좌절했는데 누가 통합4연패를 과하다고 하느냐? 아직 내 성의 반도 차지 않았다....라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어 제 눈에 각인이 되더군요.


 

욕을 해주고 싶은데 욕을 할 수 없는 대상. 욕을 해서 속이 풀리면 그나마 시원하겠는데 오히려 더 착찹한 마음이 들까 저어하여 꾹참아낼 수 밖에 없는 현실. 한 때는 호남의 영웅이었다가 지금은 패러독스로 남겨진 선동열 전 감독을 떠올리면서 문재인을 같이 떠올립니다.


 

DJ가 있었을 때는 그 누구도 무시하지 못했던 호남의 정치력. 성난 야수와 같았던 그 맹렬함의 역사의 노정 위에 문재인이 떡하니 버티고 앉아 있으니 이를 쫓아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그냥 둘 수도 없고. 박근혜에게 '역대 대통령들 중 가장 야당 복이 많은 대통령'이라는 비야냥을 듣게 만드는 인물, 문재인.


 

그나마 선동열 전 감독은 자신이 세운 아성을 자신 스스로 무너뜨린 셈이 되어서 뭐라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문재인의 존재는 '성불사 깊은 밤에 주인은 어디가고 똥개 홀로 짖는 꼴'이니 이 것을 목불인견이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한국 역사의 또 하나의 아이러니로 치부하여 지켜봐야하는 것인지.


 

내 개인적으로는 한 때는 팬이었던 선동열 전 감독의 능력이 '많이 부족하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좀더 공부해서 화려하게 부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지만 'worse than nothing'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는 문재인을 보면서 되뇌이는 말은 딱 한마디.


 

"제발, 너 좀 꺼져줄 수 없겠니? 진짜 꼴보기 싫거든?"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