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이 서울시장 취임한지가 4개월이 넘었군요. 그 사이 몇몇 정책들을 보면 한숨이 나옵니다. 현실감이나 합리성, 미래 예측성은 거의 낙제점인 것 같습니다.


1. 용산 개발 수정

박원순은 용산 개발은 70%의 반대가 있는 성원, 대림 아파트를 제외한 지역만을 대상으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강변북로를 따라 가다 보면 우측에 병풍처럼 가로 막고 있는 아파트가 대림, 성원 아파트인데 이 아파트를 개발 지역에서 제외하고 용산 개발을 하겠다고 하는군요. 이렇게 개발 방향을 수정하는 시장이나 이를 주관하는 서울시 관계자들은 도대체 앞으로 서울시(용산)의 모습이 어떻게 될 지를 생각해 보았는지 궁급합니다. 용산 개발과 같은 경우는 향후 100년을 내다 보고 개발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저런 수정 개발 방향으로 개발이 되었을 때의 용산의 모습과 서울시 스카이 라인을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박원순은 대림, 성원 아파트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의 속내는 잘 모르면서 자기가 마치 시민들의 편이라는 것을 보이고만 싶어 그랬던 것 같습니다. 설사 주민들의 반대가 있더라도 향후 서울시 모습을 고려하여 반대 주민들을 설득하여 통합 개발에 참여시킬 생각은 않고 간단히 분리 개발로 수정해 버렸지요. 문제는 박원순의 발표가 있고 나서 대림, 성원 아파트 주민들의 반응입니다. 그들이 박원순의 발표를 환영했을까요? 속으로는 욕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들의 속내는 통합 개발은 하되 보상은 최대로 받고 싶은 거였거든요. 그들의 목적은 통합 개발 반대가 아니라 최대 보상에 있었던 것이고 그 수단으로 통합 개발 반대를 내세운 것 뿐이었지요.

분리 개발되면 통합 개발보다는 오히려 불리해집니다. 주변 지역 개발로 교통 혼잡, 먼지 비산 등 생활환경이 악화되고, 분리 개발 하더라도 이미 용적률을 다 찾아 먹은 상태라 재개발, 재건축이 여의치 않고 최신 아파트 같이 구조가 좋은 것도 아니라서 아파트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지요. 이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아파트 주민들인데 박원순은 이를 읽어 내지 못하고 서울시의 모습도 망치고 주민들의 실질적인 요구도 수용 못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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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재건축, 뉴타운 정책 수정

저는 박원순이 재건축, 재개발을 어렵게 만드는 방향으로 바꾸면서 언제 공약한 임기내 8만호 건설을 할 지 의문입니다. 서울시에 주택을 건설할 새로운 부지가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재건축, 재개발을 원활히 하지 않고 8만호를 건설할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8만호 건설 공약을 포기하고 주택 수요의 조정을 통해 주택난을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든지 해야지 8만호를 건설하겠다고 했으면 그에 대한 실질적인 방안을 내어 놓아야 합니다.

지금 주택가격이 안정되었다고 해서 서울시민들의 주택난이 해소되거나 주거 편의가 개선된 것이 아닙니다. 신규 수요에 대한 공급도 물론이거니와 낡고 위험한 주택의 재건축, 재개발로 거주 환경도 개선해야 합니다. 지금 이런 식으로 나가면 박원순 임기에는 큰 문제가 없겠으나 다음 시장이 취임할 즈음에는 서울시의 주택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3. 도심 수방 대책

박원순은 하수관거 공사나 대심도 빗물터널은 토목공사라면서 취임하자 이들 사업을 보류시켰습니다. 우리나라 기후환경은 근래에 많은 변화를 보여 집중 폭우가 도심을 순간적으로 침수시키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에서 하수관거 증설이나 대심도 빗물터널 계획은 충분히 검토할 사안이고 어쩌면 서둘러야 할 지 모릅니다. 그런데 박원순은 이런 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보다 토목사업이라는 단순한 이유로 우선 보류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일본 방문에서 도쿄 대심도 빗물터널을 견학을 한 것을 보니 생각이 조금 바뀐 듯하여 다행이긴 한데, 취임 직전 이들 계획을 보류시키고 이제 와서 다시 재검토하기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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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대심도 빗물터널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