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제가 알게된 인터넷 신조어중에 '열정페이'라는 단어가 있더군요.  고용주가 피고용인에게 부적절한 핑계로 노동력을 착위하면서 적절한 임금을 지불하지 않는것을 말한답니다. 

전통적으로 이러한 열정페이 문화가 매우 강했던 직종들이 있습니다. 남성이 주로 취업하는 직장으로는 자동차정비분야가 있고 여성이 주로 취업하는 직장으로는 미용실 등이 있었지요. 이 두 직종에서 열정페이가 극심했던 이유는 바로 기술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개인창업 후 성공 가능성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도 정비일을 하시고 계시지만 곧 은퇴를 앞두신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금 기준으로는 믿어지지 않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월급은 거의 없는 수준이었고,,, 밥만 잘 먹여줘도 감사한 수준이었지... 한번은 선배들것 까지 4인분의 밥을 해놓고 기다리는데 너무 배가 고파서 밥알을 조금씩 집어먹다가 절반을 먹어버린거야... 그때 선배들한테 무지하게 맞았지.. 내 젊은 시절에는 다들 그렇게 기술 배웠어...."

지금도 정비업계에서는 적절하지 못한 수준으로 노동강도나 요구되는 기술에 비해 임금이 낮은 편이지만 위 어르신의 말씀과같은 황당한 수준의 열정페이시스템 까지는 아닙니다. 인권에 대한 인식이 바뀐것도 있고 무엇보다 현재는 정비업계에 개인창업이 매우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자동차가 전자화되고 복잡해지면서 필요해진 장비들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간 상태이죠. 자본축적이 없으면 창업자체가 불가능하고 장비가 부족하면 사소한 고장진단과 정비에대한 시도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본디 열정페이가 유지될 수 있으려면 현재의 고통과 희생이 미래의 풍요로움으로 연결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매우 상식적인 것이고 당연한 것이지요. 

1. 난 지금 저임금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지금의 경험으로 나중에 창업하면 대성할 수 있을거야.
2. 난 지금 저임금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지금의 회사가 번듯한 회사가 되면 나도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거야.

적어도 열정페이로 사람을 쓰고자 한다면 피 고용인이 마음속에 위 두가지 가운데 한가지의 희망을 가질 수 있어야 하겠지요. 또한가지 열정페이 시스템에서 절대적인 것 한가지가 있다면 열정페이에는 유효기간이 있다는 점입니다. 꿈이 중요한 젊은 시절에는 희망만 가지고 일을 할 수 있지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결정적으로 애를 낳고 키우게 되면 열정페이만으로는 않되지요. 그건 너무 고통스러운 삶이 될수밖에 없으니까요. 

물론 악덕업주들은 열정페이의 유효기간을 꼼수를 통해서 돌파하곤 합니다. 고생한 피 고용인의 급여를 올려주기 보다는 아직 시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새롭고 저렴한 '미숙련' 인력으로 대체해 버리는 것이지요. 


이제 개혁을 사칭하는 자들이 유지하고픈 호남에 대한 열정페이시스템에 대해서 적어보겠습니다.

열정페이시스템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선거때만 되면 정권교체 타령들을 하고 있는데, 정말 정권교체가 되면 호남 사람들이, 혹은 호남 정치인들이 찬밥대접 받는 것이 깨지나요? 호남후보로는 않된다던 사람들 호남의 지지를 받는 영남후보여야만 된다던 사람들이 이제는 호남후보여야만 된다고 주장하고있나요? 오히려 2002년 대선 승리 후에 이루어진 열린우리당 분당은 이 희망을 무참히 깨버렸지요.

이에대해서 개혁을 사칭하는 자들역시 변명은 있습니다. 호남구태론이 바로 그것이죠. 호남의 노회한 정치인들역시 개혁의 대상이었다고 말입니다. 구체적인 몇몇 사례를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건 월급 올려달라는 직원 짜르면서 악덕업주들이 늘상 해대는 변명에 불과합니다. 일하면서 실수가 많네,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공손하지 못하네,,, 뭐 한도 끝도 없이 짜르는 이유는 댈 수 있지요.  그 변명이 단지 변명이 아니라 실제가 되기 위해서는 옛 직원을 자르고 새 직원을 뽑아서 회사가 더 잘되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열린우리당은 참여정부 내내 108번뇌로 표현되는 아노미상태였지요. 

몇몇 개혁을 사칭하는 자들은 비록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 운영이 개판이었던 것은 인정하지만 개혁을 하고자 하는 뜻과 노력은 무시당해서는 않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노무현과 참여정부가 삼성X파일 사건과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사건에서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기득권타파라는 구호를 외치던 개혁 사칭세력이 명확하게 불법적인 기득권, 양적으로 질적으로 가장 거대하고 중요한 재벌의 기득권 앞에서 어떻게 알라방귀를 뀌었는지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개혁을 사칭하는 것도 한계가 명확합니다. 호남에게 뭔가를 해줄수를 없지만 대신 모두가 꿈꾸는 좋은 세상을 만들어보겠다는 그 구라를 다시 친다해도 씨알도 안먹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지요. 


인터넷에 보면 아직도 이런 주장을 줄기차게 볼 수 있습니다.

"영남개혁세력 없이 호남만으로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호남은 결국 전략적 선택 어쩌구 저쩌구....

제가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볼때마다 꼭 악덕업주의 개소리를 듣는 것 같은 역겨움이 느꺼지고 합니다. 업체사정 어렵다고 열정페이 원하는 것을 넘어서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월급을 적게주는 그런 악질중의 악질업주 말입니다. 

"장애인인 니가 어디가서 이만큼 받을 수 있겠냐, 나정나 되니까 이만큼 주는거니 감사해야지"
"여자인 니가 어디가서 이만큼 받을 수 있겠냐, 나정도 되니가 이만큼 주는거니 감사해야지"
"중졸인 니가 어디가서 이만큼 받을 수 있겠냐, 나정도 되니까 이만큼 주는거니 감사해야지"
"넌 집이 가까워서 교통비도 안들잖아, 나정도 되니까 이만큼 주는거니 감사해야지"

"호남에서 민주당으로 당선된게 무슨 의미가 있냐, 수도권에서 출마해야지, 영남에 출마해야지,

"호남 지역주의 정당으로 무슨 집권이 가능하겠나, 우리나 되니까 당신들 손을 잡아주는것이니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13년 전부터 개혁을 사칭하는 사기질을 계속 해오고 있는 분들, 그리고 이런자들을 지지하신다는 분들에게 저는 이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 동일노동 동일임금, 열정페이도 이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