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일덕제님이 쓰신 사법시험 관련 글을 읽다가 갑자기 생각난 것이 있어서 글을 씁니다. 원래는 댓글로 썼다가 논점 일탈인 것 같아서 따로 발제글을 빼봅니다.

아래는 KDI에서 나온 보고서를 바탕으로 나온 기사입니다. 기사에 등장하는 김희삼연구원은 교육과 계층 이동에 관련해서 지난 수년간 상당히 많은 연구를 해온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KDI "한국, 평등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

http://www.hankookilbo.com/v/a1f00d3e4bb14b8985555394d546bdc1

http://www.shinmoongo.net/sub_read.html?uid=77167


지난 10-15년간 사법 시험 제도를 포함해서 많은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다양성이라는 명분하에서 많이 세분화되고 복잡해져왔습니다. (로스쿨이 설립된 것도 이런 라인의 생각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철학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고 보지만, 그럼 어떻게 현실화 시키겠느랴라는 지점에서는  거의 미국식의 "껍데기만" 그대로 가져온 것 같아요.

다양성이라는 말은 참 훌륭합니다.  하지만, 이 다양성을 추구한다고 해서 나온 것들의 이면을 보면, 대학이 요구하는 것을  맞출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능력을 부모가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 (또는 부가적으로 관련된 고급 정보 습득능력이 있느냐, 없느냐) 에 따라서 자녀가 다양성을 갖추게 되느냐, 아니냐가 결정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결국은 다양성이란 아이의 재능이나 잠재력과는 별 상관없는 스펙쌓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버리는 경우가 많고, 스펙쌓기는 부모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에 의해서 충분히 커버가 되고도 남는다라는 것입니다. 기사에서 나오는 KDI 보고서가 이것을 단적으로 말해준다고 봐요.

사법시험이 없어지면서 사법계의 개천에서 용나던 출구가 막힌 것과 거의 비슷한 이치로  교육을 통해서도 개천에서 용나는 것도 막혀버리게 된 것이 아닐까요.

다양성이라는 아름다운 명분을 등에 업은 이기적 자본주의와 기득권이 만들어놓은 시스템의 저주에 한국사회가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데이터상으로 간접적으로 보이는 한국 사회는 다른 어느 나라들보다 사회적 유동성이 급속도로 고사되고 있음을 목격합니다. 교육이 다양성에 대한 구현을 제대로 못할 것이라면, 아예 예전의 학력고사나 수능식으로 객관적인 국가 고시의 비중을 높이는 식의 입시제도로 돌아가는 편이 훨씬 낫지 않나라는 생각마저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