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의문은 간단합니다. "최저임금제가 과연 정의로운 제도인가?", "만약 최저임금제도를 통해 저임금 근로자들의 소득이 증가되고 이것이 그들의 소비를 자극해서 관련 산업의 고용이 늘고 투자가 확대되고 전체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사실이라면, 만약 그렇다면 최저임금제도가 정의로운 것인가?" 하는 점 입니다. 최저임금제도를 시행하면 경제가 성장하는가 아닌가는 논의의 주제가 아닌점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우선 정의에 대한 롤즈의 생각을 인용합니다. "모든 사람은 전체 사회의 복지라는 명목으로도 유린될 수 없는 정의에 입각한 불가침성을 갖는다. 그러므로 정의는 타인들이 갖게될 보다 큰 선을 위하여 소수의 자유를 뺏는 것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본다. 다수가 누릴 보다 큰 이득을 위해서 소수에게 희생을 강요해도 좋다는 것을 정의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으며 저도 이러한 생각에 동의합니다. 이를 최저임금제와 연관짓자면 "최저임금제도를 통해서 전체 경제가 활성화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누리게 될 큰 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소수에 불과하지만 이 제도를 통해서 손실을 보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이 제도는 정의롭지 못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에 대한 수 많은 연구들이 과거에는 최저임금제가 고용을 줄인다는 결과를 보여주다가 최근 들어서는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되고 있습니다. 맨큐의 경제학에 '박사학위가 있는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최저임금제도에 대해 '06년에 시행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47%는 최저임금제 폐지를, 14%는 유지를 38%는 인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을 봐도 경제학자들의 생각도 천차만별이네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최저임금이 고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와 그렇지 않다는 것으로 대별됩니다.
 
제가 접한 최근 논문인 '09~'12년 '02~'08년의 두 기간에 대해 조사한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황승진.'15년)"에도 "전기년도의 근로자수에서 전기년도의 최저임금과 당해년도 최저임금사이의 산업별 근로자 비중을 독립변수로 하고, 당해년도의 최저임금과 그 최저임금의 110% 구간 또는 120% 구간에 속하는 산업별 근로자 수를 종속변수로 하였을 때, 전체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산업별 고용 감소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전체 고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죠. 논문을 링크해드립니다. http://blog.naver.com/cmt0001 (자료실/정책자료 4월 28일자 자료입니다.)
 
그런데, 종합적인 결론과 세부 내용은 사뭇 다릅니다.
 
"최저임금에 의해 영향을 더 받을 것으로 보인 저임금집단1에서도 유의한 고용감소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지만, 저임금집단 1의 최저임금 영향률 1% 변화에 근로자수는 17.5% 감소되고, 저임금집단 2의 최저임금 영향률의 1% 변화에 근로자수는 7.1% 감소된 것으로 추정되므로 저임금 노동시장에서 저숙련 노동자들의 고용 감소 효과에 비해,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숙련된 노동자들의 고용이 늘어나 일정 정도 대체 효과가 일어난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논문 인용)"
 
이게 무슨 소리죠? 전체적인 고용에는 영향이 없으나 최저임금의 110%의 급여수준의 집단(저임금집단1)은 고용이 축소되고 최저임금의 120% 집단(저임금집단2)의 고용이 확대된다는 의미죠. 아 그런거군요. 최저임금 한계선상에 있는 근로자의 고용은 축소되고 숙련된 근로자의 고용이 증가되어서 전체 고용이 변화가 없다는 거군요.(그럼 이제까지 최저임금이 고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들은 전체 고용효과만을 계산한 것들인가? 하는 심각한 의문이 듭니다.)
 
연령별로도 볼까요. "25세 미만의 연령별 고용 효과에서도 고용 감소 효과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러나, 전체 고용 효과와 달리 저임금집단 1의 고용 감소 효과가 저임금집단 2의 고용 감소 효과보다 큰 것으로 추정. 55세 이상의 고령층 노동시장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으나, 고용 감소 효과가 보이고, 저임금집단 1보다 저임금집단 2의 감소 효과가 작으므로, 대체 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음.(논문인용)
 
그렇습니다. 전체적인 고용효과는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으나 비숙련 근로자가 숙련된 근로자로 대체되는 현상이 생긴다는 거죠. 그러니 아파트 경비원들이 대량으로 해고되고(내가 아파트 주민들이라도 급여를 어쩔수 없이 인상할 바에는 젊은 경비원을 쓰겠습니다. 그래야 도둑이 도망갈때 뛰어서 따라갈 수 있잖아요?) 최저임금 이하에서 일자리를 구하려고 해도 구하지 못하는 어려운 노인들의 생활고가 더욱 심해지는거죠.

게다가 위 연구는 5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한 연구 결과 입니다. 저자도 그점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5인 이상의 사업장은 영세 자영업 중에서도 큰편에 속하죠. 정말 영세 자영업체의 종업원은 1,2명에 불과할 겁니다. 그들이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저런 결과를 보인다는거죠.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저임금 시행에 따라서 총 고용의 변화가 없고 더 나아가 경제가 성장한다고 한다면 이 과정에서 비숙련 근로자들의 고용이 축소되고 숙련 노동자들의 고용으로 대체된다고 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이것이 정의롭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들이 바로 최저임금제가 보호하겠다던 바로 그 사회적약자들 아닌가요? 
 
다른 논문들은 아직 찾아보지 못해서 단언할 수는 없지만 최저임금제가 고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들 중에서 비숙련근로자의 고용이 숙련근로자로 대체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연구한 논문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단지 전체 고용이 축소되지 않는 다 또는 전체고용이 증가할 수도 있다는 것만으로는 최저임금제의 정당성을 담보하지 못합니다. 혹시 소장하고 계신분이나 알고 계신분께서는 공유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최저임금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 및 요지 입니다. 위 논문을 참조했습니다.
- Card(1992b): 연방 최저임금의 상승은 청소년들의 임금을 상승시켰지만 취업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Card and Krueger(1994): 1992년 미국 New Jersey주의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최저임금의 변동이 없는 인접한 Pennsylvania 주를 비교대상으로 하는 자연실험기법을 사용하였다. New Jersey주의 최저임금 인상은 패스트푸드산업에 종사하는 청소년들의 고용에 유의한 고용감소 효과는 없었고, 오히려 Pennsylvania주의 고용에 비해 13% 증가시킨 것으로 보고
- Neumark and Wascher(2000): Card and Krueger(1994)의 전화 설문으로 수집한 임금과 고용에 대한 데이터의 측정 오차(Measurement Error)를 지적하며,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해당 패스트푸드산업의 임금관련 행정 데이터를 사용하여 동일한 방법으로 고용효과를 분석하였다. 최저임금의 고용탄력성은 -0.21에서 -0.22로 최저임금이 10% 인상되었을 때 약 2.1% 정도 고용 감소되었다고 보고
- Card and Krueger의 반박
- Currie and Fallick(1996): 1979년 미국의 연방 최저임금이 2.9$에서 1980년 3.1$로 약 6.9% 상승했을 때, 개인패널데이터인 National Longitudinal Survey of Youth를 사용하여 14세에서 21세 사이의 12,686명의 청소년 노동자들의 고용 효과를 분석. 1979년과 1980년사이의 최저임금 변화는 약 3%의 고용감소 효과를 보인다고 추정. 즉, 최저임금이 10% 상승하였을 때, 고용이 4.3% 감소한 것으로 추정
- Neumark and Wascher(2008): 1990년대 이후 미국, 유럽, 중남미, 인도네시아를 대상으로 최저임금의 고용효과를 연구한 100여 편의 논문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들 논문 가운데 3분의 2는 최저임금의 고용감소 효과를 나타냈고, 8편은 고용증가 효과를 보고
- Doucouliagos and Stanley(2009)는 미국에서 1972년에서 2007년 사이에 발표된 64편의 최저임금 관련 논문을 분석, 그들 논문의 1,474개의 추정치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효과에 영향을 주지 않음을 의미하는 0에 가깝게 밀집되어 있다고 보고. 또한, 그들은 이러한 결과는 최저임금에 대해 고용감소효과를 일으킨다는 경쟁시장이론보다는 과점 등에 의한 수요독점모형, 효율임금 등이 더 설명력을 지닌다고 주장
 
우리나라의 연구
- 이시균(2007): 2000년에서 2006년 사이의 경제활동조사 부가자료와 2003년에서 2004년 사이의 사업체 패널조사 자료를 사용하여, 로그실질최저임금의 변화 또는 최저임금지수 변화에 따른 일자리단위별 고용률과 사업체수준의 고용수준의 변화를 고정효과모형과 도구변수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결과적으로, 최저임금의 고용감소효과는 없거나, 고용증가효과를 보임
- 남성일(2008)은 2007년 최저임금 적용에 따른 수도권 지역의 132개 단지 아파트 감시단속근로자의 고용효과를 분석. 결과적으로, 2007년의 감시단속적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제 확대 시행은 임금을 10% 이상 증가시키고, 3.5% 정도 고용감소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 정진호 외(2011): 한국노동패널자료의 1998년부터 2008년까지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을 받는 집단과 직접 영향을 받고 있지 않지만 저임금 수준의 비교집단을 설정, 고정효과를 둔 선형확률모형, 프로빗 모형 등을 통해 취업노동자의 최저임금 인상 후 취업이행확률을 분석하였다. 결과적으로, 최저임금의 고용감소효과는 유의하지 않음
- 김대일(2012):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의 2008년에서 2010년사이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저임금 집단에 속한 노동자의 채용억제효과를 분석. 분석 결과, 최저임금이 임금하위 5% 이하 저임금 집단과 5~15% 사이의 저임금 집단의 신규 채용을 유의하게 억제하는 것으로 추정. 최저임금 1% 인상시 남성 청년층에서 5% 유의수준에서 3.7%, 55세 이상 여성 고령층에서 10% 유의수준으로 34.6% 감소시키며, 5인 미만 영세업체에서 10% 유의수준으로 9.2%, 광공업에서 5% 유의수준으로 13.8% 신규채용 규모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
 
마지막 단상들...
1. 나는 최저임금을 인상한다고 해서 경제가 활성화 된다는 것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이건 마치 통화량을 계속 늘리면 경제가 성장한다거나, 공무원을 늘리면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들과 유사하지 않나? 그런데 이런 논쟁은 정말 하기 싫다.
2. 만약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제가 활성화되고 성장한다면 우리나라와 전세계의 저성장, 경기침체 문제는 걱정할 것이 없겠군. 당장 최저임금을 올리면 되니까. 그렇다면 왜 만원인가? 십만원은 안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