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참사를 기억하자

-<한겨레> 곽병찬 칼럼에 대한 국민모임 반론문-

 

27일자 <한겨레> 1면에 실린 칼럼을 읽고 깜짝 놀랐다. 혹시 보수언론의 칼럼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할 정도로 당혹스러웠다.

 

4.29 총선을 하루 앞두고 실린 재보선, 참사를 기억하자는 제목의 <곽병찬 칼럼>을 보면서, 지난 200316대 대통령선거 날인 1219일자 아침 정몽준, 노무현 버렸다라는 제목의 보수언론 사설이 떠올랐다.

 

언론은 가치와 노선을 기준으로 얼마든지 정당이나 후보를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한겨레> 칼럼 어디에도 이런 가치와 노선에 따른 비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와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무소속 천정배 후보에 대한 개인적 저주 그 이상의 의미를 찾기 힘들다.

 

국민모임으로서는 초기부터 창당준비를 같이 하고 있고 이번 선거 공식 당후보인 정동영 후보에 대한 한겨레의 비판, 아니 비난에 가까운 칼럼에 대해 유감을 나타내지 않을 수 없다. 기존의 보수언론처럼 한겨레 칼럼 역시, 특정 정치세력과 특정 계파의 입장에서 바라본 특정 후보에 대한 비난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일관된 논리나 합당한 노선에 근거한 비판이 아니라, 새누리와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기득권 양당체제의 단순한 이분법적 시각으로 접근했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선거를 앞두고 누구보다도 공정성을 유지해야할 언론의 자세를 저버린 것이며, 실제로도 노골적인 선거개입이자 특정 후보의 낙선을 부추긴 명백한 선거법 위반행위다.

 

공직선거법 제8조는 언론기관의 공정보도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93조는 단순한 의견개진을 넘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있는 글은 불법으로 명문화 하고 있다. 한겨레 칼럼은 특히 선거라는 예민한 시기에 공정성을 심각히 훼손한 것이며,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의 낙선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더구나 선거 하루를 앞둔 시점에 이런 편향적 칼럼을 1면에 내보낸 의도를 순수하게 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두 후보의 출마로 인한 야권분열로 새정련 후보가 떨어지게 생겼으니, 새정련 후보에게 표을 몰아줘야 한다는 특정 후보 낙선, 특정 후보 당선운동에 다름 아니다. 특히 두 후보가 새정련 후보 보다 여론조사에서 높게 나오는 있는 상황에서 이런 주장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무엇보다도 세월호 참사재보선 참사를 비교하고, , 천 후보의 출마를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에 비유한 칼럼 내용은 논리적 근거 뿐 아니라 사실관계에서도 어긋나는 악의적 비난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4.29 재보선에서 새정련이 패배하는 것을 어떻게 국가적 무능과 책임회피로 발생한 세월호 참사와 비교할 수 있는가. 더욱이 정, 천 후보의 출마가 결국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칼럼의 내용은 주객이 전도된 비판이다.

 

그동안 누가 세월호 유가족의 가슴에 못을 박았는가. 새누리와 새정련이 지난해 8월 세월호특별법 야합으로 세월호 유가족에 대목을 박고 진상규명을 어렵게 만든 것을 벌써 잊었는가. 지금 시행령을 둘러싼 논란은 여야의 세월호특별법 야합 때 이미 잉태된 필연적 결과다. 세월호 국면에서 탄생한 국민모임과 정동영 후보는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광화문 광장에서 눈물을 흘리고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해 싸웠다.

 

부패한 박근혜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이유는 제1야당의 무능 때문이라는 것은 국민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 천 후보 때문에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지 못한다는 한겨레의 주장에 동의할 국민이 과연 몇 명이나 될 것인가. 이런 주장은 오로지 새정련의 시각에서 바라본 정파적 접근법이다.

 

<한겨레>는 무능한 야권 이대로가 좋다는 말인가. 야당이 무능하면 당연히 교체해야 한다. 국민모임은 야권교체를 통해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탄생한 정당이다. <국민모임>은 중도보수를 자임하는 새정련과 명백히 다른 가치와 노선을 추구하는 대중적 진보정당이다. 국민모임과 정 후보를 비판하려면, 우리가 내세운 가치와 노선, 공약과 비전에 대해 지적해야 한다. 칼럼 어디에도 이런 부분은 찾아 볼 수 없다.

 

누가 새누리의 트로이목마인가.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를 새누리의 트로이목마라는 칼럼의 내용은 <한겨레> 스스로 새정련의 기관지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최근 우경화를 통해 중도보수 정당을 자임하는 새정련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대중적 진보정당을 표방하는 국민모임 중 누가 더 새누리와 닮아가고 있는가.

 

우리는 정치인 정동영의 모든 것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과거 실용적 노선이라는 이름으로 신자유주의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던 것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새로운 진보정치인으로 거듭 난 정동영 후보가 잘못인가, 아니면 과거의 실정에 대해 아무런 반성은 커녕 박근혜 정권과 똑같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대세로 받아들이며 국민들에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을 제시해주지 못하는 새정련이 잘못인가. 누가 더 고물정치인인가.

 

한겨레가 정작 비판해야 할 대상은 취임 직후 독재자 박정희·이승만 묘소를 참배하고, 평화 보다 안보를 강조하는 보수화한 야권지도부다. 뚜렷한 가치나 노선도 없이 지역에 기댄 기존 새누리와 새정련이 지역주의자인가, 대중적 진보노선에 기반한 국민모임과 정동영 후보가 지역주의자인가.

 

한겨레는 진보언론인가, 보수언론인가. 정론지인가, 정파지인가. <한겨레>는 뒤늦게 보수언론식 정치개입을 따라 하지 말고, 언론의 정도를 지켜야 한다. 제대로 된 정론지라면 무능한 야권을 교체하려는 정치세력을 비난하기보다, 무능한 제1야당을 먼저 비판해야 한다.

 

130석이라는 역사상 최대 의석을 갖고도 박근혜 정권에 질질 끌려 다니는 새정련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한겨레의 주장은 정론지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 한겨레는 비판의 과녁을 잘못 잡았다. 정파적 시각에서 벗어나 창간 당시의 대중적 정론지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결코 한겨레 내부의 양심이 죽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2015.4.28

<국민모임(가칭)> 창당준비위원회 사무총장

양기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