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시위 현장에서 태극기를 태운 친구가 이렇게 얘기했다네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줘야할 정부가 국민을 보호해주지 못했고 어쩌구 저쩌구......" 이 얘길를 들으면서 과연 국가란 무엇일까 정부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정부의 역할에 대한 제대로 된 정의는 미국 독립선언서에 잘 나와 있죠. 미국의 독립 이후 정부수립과정을 자연스러운 민주정부의 성립과정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We hold these truths to be self-evident:
우리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자명한 진리로 받아들인다.

That all men are created equal; that they are endowed by their Creator with certain unalienable rights; that among these are life, liberty, and the pursuit of happiness; that, to secure these rights, governments are instituted among men......"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고, 창조주는 몇 개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했으며, 그 권리 중에는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가 있다. 이 권리를 확보하기 위하여 인류는 정부를 조직했으며......

우선 시민들은 그들의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를 위해서 정부를 조직한 것입니다. 불량배나 악당으로부터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최대한의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조직이 정부라는 거죠. 정부가 존재해서 국민을 모집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정부를 만든 것입니다.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확장하면 교통사고에 따른 부상자, 사망자들, 정부가 담배를 금지하지 않아서 발생한 폐암 환자들, 정부가 공기의 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발병한 각종 암 환자들, 정부가 인허가 해준 건물에서 발생한 붕괴사고의 피해자들도 정부의 책임이겠죠. 또 정부가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발생한 각종 범죄들, 직업교육 실패에 따른 실업, 빈곤, 불평등과 같은 모든 사회의 부조리들중에 정부의 책임이 아닌것이 하나라도 있을까요?  

태극기를 태운 친구는 정부가 반이 넘게 기울어진 또는 뒤집힌 세월호에서 학생들을 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정부는 바로 "전지전능한 신" 바로 그것일 겁니다.

좋습니다. 정부가 신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권한을 위임해 줍시다. 어떤 결과가 생길까요?

정부가 "내일부터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 위험한 탈것(배, 비행기, 자동차)을 이용한 여행을 제한한다."는 선언을 합니다. 또 "지진, 해일, 홍수 등 자연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안전이 확실하게 보장된 지역에서만 살게한다."고 선언합니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모든 국민이 의무적으로 하루에 1시간씩 운동을 해야하며 세심하게도 야채 위주의 식단으로 국민의 식생활도 관리해 줍니다. 담배와 술은 당연히 금지됩니다. 안전에 위협이 되므로 모든 시위는 금지됩니다. 모든 범법자들을 중형에 처합니다. 국가의 역할이 강화됨에 따라 공무원이 더 늘어나고 정부기구가 확대됨에 따라 세금도 급증합니다. 이것이 과장일까요?

정부에 저런 권한을 주는 순간 우리의 모든 자유는 사라집니다. 이처럼 정부의 역할과 국민의 행복과 자유가 배치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의 범위는 어떤 한계를 가져야 하겠습니까?(정부의 역할이 커질수록 우리들의 자유는 침해될 수 밖에 없습니다.)

불가항력적인 것을 정부에 요구하는 순간 그만한 댓가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1800년대에 태어난 프레데릭 바스티아가 국가(당시의 프랑스)에 대해서 논한 내용은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현대의 복지국가를 원하는 국민들의 요구와 거의 차이가 없네요.

"당신들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국가라는 것을 마치 자애롭고, 전지전능한 존재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국가가 모든이에게 먹을 것을 주고, 대신일을 해주며, 기업가들에게는 자본을, 사업을 하려는 자에게는 대출을, 상처받은 자에게는 약을, 곤란에 처한 사람에게는 조언을, 모든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책을, 모든 사람들에게 진리를, 지루해하는 사람들에게 오락을, 어린이에게는 우유를, 노인들에게는 포도주를 나누어줄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모든 필요를 충족시켜 주고, 우리의 모든 욕구를 미리 알아서 해결해주며, 우리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우리의 잘못을 고쳐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국가가 제대로 일하는 한 우리는 미래를 내다볼 필요도, 신중할 필요도, 결단을 내릴 필요도, 현명해질 필요도, 경험할 필요도, 질서를 지킬 필요도, 절약할 필요도, 절제할 필요도, 근면할 필요도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당신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과연 그런 국가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만 증명해 주십시오." 프레데릭 바스티아(국가)

태극기를 태운 친구가 생각하는 것처럼 국가는 전지전능하지 않으며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해줄 수 없습니다. 또 국가에 그런 권한을 부여하는 순간 우리가 현재 누리는 자유의 대부분은 파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