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무도 혼자 있는 법이 없다. 2. 아무도 자기 힘으로 뭘 하는 법이 없다. 3. 어떤 종류의 야생 초목이나 자연경관도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4. 빛과 온도는 항상 인공적으로 조절된다. 5. 아무도 음악소리를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은 자기 삶에서 단순함의 너른 빈터를 충분히 남겨두어야만 인간일 수 있다."


                                                                                                                   조지 오웰  '행락지에서' 

 돈을 가지고 만들어 낼 수 있는 행복감이란 본질적으로 자신이 거주하는 유원지를 얼마나 화려하게 꾸밀 수 있느냐의 문제와 비슷합니다. 그리고 딱 그 정도의 기준으로만 가지고 행복을 규정할 뿐입니다. 그러나 다른 종류의 행복도 있지 않을까요. 이를테면, 오웰의 표현대로 행복의 문제는 어쩌면 자기 안의 빈 공간을 얼마나 크게 들여다 보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과 맞닿아 있을 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것을 과연 행복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반문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본질적인 의미의 행복이란 인간이라는 나무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스스로에게 내리는 운명적인 자기 소외, 그 끝에 태어난 감정의 변종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예컨대 아도르노는 이렇게 썼지요.  

"행복과 진리는 결코 다른 것이 아니다. 즉 누구나 그것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그 안에 존재한다.행복이란 에워싸이는 것, 즉 어머니 품 안에 보호된 상태의 모사물이다.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라는 점을 알지 못한다. 행복을 보기 위해서 그는 자신에게서 나와야 한다. 그 경우 그는 타고난 사람과도 같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행복을 불러들이면서 기만하게 되며, 행복에 죄를 범하게 된다. '나는 행복했다'고 말하는 사람만이 성실하다. 의식과 행복 간의 유일한 관계는 감사하는 마음이며, 이것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의 품위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