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명음반으로 남아 있다.


청계천 스무살 남짓 사람이 몸을 불사르던 늦가을이 내가 태어난 해였고 무등산 타잔 박흥숙이 죽던 시절이자 80년 오월이 다가오던 무렵 나는 국민학교 오학년이었다. 박흥숙은 서울 근처 경기도에도 많았다. 물론 호남 사람들이 많았지. 당연한 것 아닌가. 박흥숙은 그나마 조명이라도 받았다.


얼추 70년대 후반~80년대 중반이 내 유년과 사춘기였던 셈이다.


이런저런 가수들도 많지만 내가 내 주변을 둘러싼 핏줄과 동네 사람들을 소중히 기억하는 근거가 되는 시절이다. 그 시절을 넘기면서 나는 인생의 희비를 아는 나이가 되었고 요람기 속 소년처럼 연을 날려보냈다. 서툰 귀로 들었던 많은 노래들. 소년 귀를 번뜩 띄어준 노래가 저 노래들이었다. 음감이 좋은 사람들에게는 촌스럽게 들릴법한 노래들이겠다.


그래도 저 음반 속 노래 속에는 많은 과거와 현재가 들어 있다. 우리가 익히 아는 많은 과거/현재 가수들, 작곡가/작사가들의 흔적이 저 음반 속에 들어 있다. 내게는 뼈가 자랄 때 축이 되는 성장판과도 같은 정서로 남아 있는 음반이다. 저 음반은 내 정체성 같은 것이기도 하다.

으례 그렇듯이 또 다른 나이대의 누군가들에게는 다른 음반과 가수들이 성장판일 것이다. 뼈가 어떻게 자라는가를 보면 된다. 내겐 그거 말로 설명할 재주는 없고.


어중간하고 어쩌면 많이 서툰 음반이겠다. 기교와 테크닉을 보자면.


하지만 죽을 즈음에 저 음반 속 노래들이 들린다면 내게는 행복이겠다.


그 뒤의 음반들은 내 입맛에 맞지 않드라.


나는 김광석의 많은 노래들을 좋아하지만 그의 노래 중에서 노찾사가 불렀던 같은 제목의 노래들만큼은 노찾사 노래들이 낫드라.


김광석은 향기가 '너무' 짙다.


같은 노래를 두고서 김광석과 노찾사가 부른 노래들 중에 노찻사의 노래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을 별로 접하지 못했다.


물론 이 음반에 김광석도 참여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FjV2YCTzi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