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드린대로 지난번 토론회의 발제문을 추가로 소개합니다. 발제해주신 최광웅 데이터정치연구소장은 (전)민주당 조직사무부총장 (전)노무현대통령 인사제도비서관 (현)극동대학교 겸임교수입니다. 또한 그동안 막연한 감각과 추정을 통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우리나라 선거의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바보선거>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데이터로 보는 호남정치]

발제자 : 최광웅 데이터정치연구소장

1. 인구와 호남정치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 1949년 최초의 인구센서스에서 국내 총인구는 약 2018만 8천명, 이 중 전남북은 25.2%인 약 509만 3천명쯤 됐다. 영남은 경북이 320만 6천명(15.9%), 경남이 313만 5천명(15.5%)이었다. 영남 합계는 634만 1천명(31.4%)이었다. 충청은 317만 5천명으로 15.7%를 점유하였다. → 현 유권자 4천만명 중 호남 원적자(2,3세 포함 약 1천만명) 25% 환산 근거가 바로 이 때문이다.

참고로, 참여정부 전반기 정무직(장차관급)과 공기업 임원 인사 때 적용했던 호남 25 대 영남 30의 기준이 바로 이 1949년 인구기준이다. 당시 이들은 55세 전후로 적정 연령이었다. 

1961년 5.16 군사쿠데타 이후 경제개발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본격적인 산업화(이농) 직전인 1960년 인구센서스 때도 호남은 23.8%, 영남은 32.1%이었다. 이때의 주된 산업은 농업이었기 때문에 영호남 간 지역발전 불균형이란 건 없었다. 

흔히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의 집권 또는 의회 다수당 차지가 어렵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영호남 인구 차이를 든다. 뿌리 깊은 지역주의 탓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본격적인 이농 시작 전 영호남 인구 차이는 25 대 31 정도의 비율이었으며 그리 크지 않았다. 

그 후 이농과 산업화로 지방인구가 줄고 수도권 집중현상으로 영호남은 인구비중이 계속 감소했으나 울산, 창원 등 공단이 들어선 PK지역만은 예외이다. 

1988년 소선거구제 국회의원 선거가 시작되고, 1990년 3당 합당이 이루어져 본격적인 영호남 지역주의가 나타나기 시작한 1990년 당시 인구센서스 때 TK는 11.72%, PK 17.21%였다. 영남 합계는 28.93%. 호남은 13.17%, 충청 10.26%이었다. TK 내리막, PK 증가(울산, 마산, 창원 등 공단 때문에), 충청 감소, 호남은 가장 많은 감소로 요약된다.

2013년 말 현재 주민등록인구는 5114만 3천명이다. 이 중 TK는 520만 1천명(10.17%)이고 PK는 801만 8천명(15.68%)이다. 영남 인구 합계는 1321만 9천명이고 점유율은 25.85%이다. 광주 전남북은 525만 3천명으로 10.27%이다. 충청권은 527만 5천명으로 10.31%이다. 충청권은 호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구비중이 덜 줄었다. 이제는 호남, 충청, TK가 엇비슷한 수준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호남인은 행정구역으로만 보면 10% 남짓을 점유하고 있지만, 1960년대부터 시작된 이농 현상 등을 감안하여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 약 25%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이제 10% 남짓 밖에 되지 않는 인구, 게다가 점점 줄어드는 인구로 호남 출신 대통령, 호남 기반 정당의 집권 또는 다수당은 불가능하다는 것은 '패배주의'에 다름 아니다.

 
2. 새정치연합, 대표성의 문제 

계층, 세대, 지역 대표성의 문제를 보자. 연말정산 합의, 세월호특별법 미온적 대처 등등 새정치연합은 더 이상 서민과 중산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이 아니다. 지난 대선을 기준으로 보면(방송사 출구조사에서) 20대에서 문재인 후보는 65.8%를 얻고, 60대 이상은 겨우 27.7%를 얻었다. 그러나 당원구조를 보면 대개 50대 이상으로 노령화되어 있다. 당원과 지지층의 불일치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계층과 세대, 그리고 지역 대표성에 있어서 문제가 없다.

지역 대표성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자.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비 내는 당원(권리당원) 약 25만명의 분포는 56%가 호남, 30%는 수도권, 충청권 7%, 영남권 3%, 강원 및 제주 각각 2%이다. 이는 태생적 한계이며 오랜 전통이기도 하다. 수도권과 영남 등도 출향 호남인을 포함하면 70~80%가 호남 출신이 권리당원이다. 즉 새정치민주연합은 그 누가 뭐래도 “호남당”임이 분명하다. 

DJ가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를 분당했을 때 국회의원 출신지는 64.6%가 호남이었다. 호남 당원에 호남 국회의원, 대표성의 문제는 없었다. 집권 후 전국정당을 위해 인재를 영입하고 16대 총선에 나서 충청도와 강원도 등지에서 의석을 늘이며 호남 비율이 많이 줄었지만 41%정도였다. 

그런데 17대 열린우리당은 영남 4석을 바탕으로 전국정당이 되었고 호남의원 비율이 30.5%로 낮아졌다. 역대 최저치이다. 19대 민주통합당도 영남 3석을 유지하며 호남의원 30%대(37%)를 유지한다. 그런데 역대 최저치를 보인 열린우리당 승계정당(대통합민주신당)에서 대선 최대 참패(531만표 차이)를 했고, 민주통합당도 108만표나 졌다. 집토끼(대표성)를 지키지 않은 탓이다. 작년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 패배 당시 대표 및 최고위원, 원내대표 중 호남지역구 국회의원은 아예 없었다. 

이에 반해 새누리당은 15대 총선 때 영남 출신의원 48.9%였고, 재보선 등을 거쳐 지금은 46.5%로 거의 변화가 없다. 그들은 집토끼부터 수성하는 전략, 영남당임을 숨기지 않는 대표성의 문제를 확실히 함으로써 국회 과반수 의석과 정권재창출에 매번 성공한다.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1,470만표에 빛나는 대선 후보 문재인과 호남의 구태 정치인이라고 불린 박지원이 3.52% 차이로 박빙으로 승부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박지원이 권리당원과 일반당원에서 승리하고, 그리고 대의원 투표에서도 내용적으로는 뒤지지 않았음(투표에서는 2.39% 졌지만 영-호남 지역위원회 숫자 차이를 감안하여 4.66% 지고 들어간 점을 감안하자)은 바로 이 “호남당의 대표성” 때문이었다.  

여론조사로 나타난 대표성의 문제를 살펴보자.

2월 17일 폴리뉴스와 한길리서치가 공동으로 광주서구(을)지역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에서도 새정치연합의 정당지지도는 53.3%였지만, “호남 대변정당 아니다”가 무려 67.7%나 됐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공동으로 3월 6~10일 사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당별 호감도는 새누리당 43.7%, 새정치연합 26.2%였다. 

지역별로 보면, 새누리당은  TK 53.2%, PK 58.4%이었지만, 새정치연합은 호남에서도 겨우 39.6%에 불과했다. 좋아하는 정당이 있다는 응답이 33.0%였는데, 이 중 71.6%가 새누리당, 21.6%가 새정치연합이었다. 향후 “새누리당을 반드시 지지하겠다”가 TK 12.4%, PK 11.7%였고, “새정치연합을 반드시 지지하겠다”는 호남지역에서 6.4%로 영남의 절반 수준이었다. 그만큼 새정치연합의 지지강도 약하다는 뜻이다. 

이 두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새정치연합에 대한 호남인의 의식은 대안정당이 없기 때문에 지지한다는 의미로 보면 되는 것이다.

3. 지역연고정당에 대한 충성의 결과는? 

2012년에도 통계청 자료를 보면, 호남의 인구비중은 10.31%인데 지역내총생산(GRDP, 명목 기준)은 겨우 9.73%에 불과했다. 2013년에는 이것이 더 악화되어 인구비중은 10.27%으로 줄고, 지역내총생산(GRDP)은 더 떨어져 9.32%에 불과하다. 

2012년 통계청 지역소득 자료를 보면, 7대 특․광역시 최저이자 유일한 0%대 경제성장률인 0.7%는 광주광역시이고 16개 시․도 중 유일한 마이너스 성장률(-0.6%)은 전북이었다.

2013년 지역내총생산은 전년 대비 3.2% 성장하였다. 16개 시․도 중 울산과 전남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다. 공업도시 울산은 그렇다 치더라도 전남은 왜 그랬을까? 1인당 지역내총생산이 울산은 6,342만원에서 300만원이 줄어 4.7% 감소했는데, 전남은 3,655만원에서 188만원이 줄어 무려 5.1%나 줄었다. 16개 시․도 중 가장 큰 폭이다. 이에 반해 1인당 지역내총생산 2위인 충남(4,524만원)의 3.5% 증가와 비교하면 더욱 눈에 띤다. 대구(1,814만원) 광주(,1953만원)는 꼴찌에서 1, 2등으로 유이하게 2천만원 미만이 지속되었다. 울산(6,042만원)의 3분의 1도 안 되는 것이다. 흔히 국가권력서열 10위 안에 영남 8명이 독식하고, 국무회의 멤버 21명 중 단 1명만 호남 등 인사 소외만 주로 얘기하지만, 이와 같이 사실 지역발전 또는 지역경제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이다.

※ 1인당 GRDP 21년째 꼴찌는 대구시(대구경북 권역)이다. 선거 때 경쟁 정당이 없는 1번 무풍지대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충청권은 경쟁으로 인해 1인당 GRDP 1등 권역이다.(충남은 2등) 13대 신민주공화당, 14대 민주자유당, 15대~16대 자유민주연합, 17대 열린우리당, 18대 자유선진당, 19대 새누리당. 그리고 1등 정당의 최고 득표율도 45% 미만이었고, 비중이 10%에 불과한 중원 싸움의 중요성 때문에 세종시, 과학비지니스벨트, 오송생명과학도시, 서산당진 간척사업, 충남도청 이전 등등 각종 개발 사업에 대한 지원이 끊임없이 이루어져왔다. 

최근 불거진 호남선 KTX 노선결정과 요금문제도 마찬가지다. 여야 정치권이 중원(충청도) 싸움 때문에 눈치 보느라 서대전역 경유 노선을 결국은 신설하게 되었고, 알고 보니 최단시간이라고 홍보한 호남선 1시간 33분짜리는 주말기준 단 1편이고 2시간 이상 걸리는 것도 4편이나 되는데 요금 차이도 겨우 300원이다. 만약 충청도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겠는가?

대구경북은 40년째 권력을 쥐고 5명의 대통령을 배출했으며, 호남도 1명의 대통령과 1명의 데릴사위 대통령을 이어갔지만 지역경제 성적표는 꼴찌에서 맴돌고 있다. 그러나 만년 들러리 충청도, 대통령 한 명 배출 못한 충청도가 실리투표로 지역경제 1등 권역이다.  

지역발전의 피폐는 필연적으로 인구 감소를 유발한다. (앞 자료) 인구 감소는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대변할 국회의원 숫자가 줄어들고, 대통령 선거에서 영향력 축소가 불가피하다.

1948년 제헌의회 구성 시 제헌의원 200석 중 호남 51석 영남 64석 충청 31석 등 인구비례로 배정하여 호남은 25.5%를 점유했다. (1949년 호남 인구비중 25.2%)

13대 때 지역구 224석 중 호남 37석, 영남 66,석 충청 27석으로 호남이 가장 많이 줄었다. 그래도 행정구역을 중심으로 선거구를 정하는 원칙에 따라 의석 점유율은 16.5%였다. (1990년 인구는 13.17%)

19대 때는 246석 중 호남 30석 영남 67석 충청 25석 등 호남만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의석 점유율은 12.1%이다. 

작년 10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선거구조정대상 62개 중 충청은 증감 0, 호남 -4, 영남 -4이다. 따라서 호남이 가장 손해를 보게 돼 있다.   

4. 몰표와 지역발전과의 상관관계

국가와 개인 살림살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유권자들이 지역으로만 들어가면 연고정당에게 몰표를 던지는 기현상이 나타난다. 

13대 호남 37석 36석 평민당 1석 한겨레당
14대 호남 39석 37석 민주당 2석 민자당
15대 호남 37석 36석 국민회의 1석 신한국당
16대 호남 29석 새천년민주당 25석 무소속 4석
17대 호남 31석 열린우리당 25석 새천년민주당 5석 무소속 1석
18대 호남 31석 통합민주당 27석 무소속 4석
19대 호남 30석 민주통합당 25석 통합진보당 3석 무소속 2석
합계 234석 중 211석 석권 비율 90.2%

13대 대구경북 29석 민정당 25석 통일민주당 2석 신민주공화당 2석
14대 대구경북 32석 민자당 22석 통일국민당 4석 무소속 6석
15대 대구경북 32석 신한국당 13석 자민련 10석 통합민주당 1석 무소속 8석
16대 대구경북 27석 한나라당 27석
17대 대구경북 27석 한나라당 26석 무소속 1석
18대 대구경북 27석 한나라당 17석 친박연대 4석 무소속 6석
19대 대구경북 27석 새누리당 27석
합계 201석 중 157석 석권 비율 78.1%  

PK는 석권율이 71.8%이며, 17대부터 민주진보계열 정당 당선자가 17대 6명, 18대 4명, 19대 3명 등 계속 배출하면서 경쟁체제가 갖추어졌다. 새누리당 정당투표도 TK는 19대 기준 86.3%이지만 PK는 42.1%에 불과했다. (호남의 민주통합당 정당투표는 68.0%) 

→ 정당투표 득표율의 역순으로 1인당 GRDP 꼴찌순이다.
   2013년 대구 1,815만원 광주 1,953만원 부산 2,040만원으로 변함없이 계속됨

부산경남은 2012년 대선 38.4% 문재인 지지(2002년 노무현 29.3%) 2012 총선 28.3% 민주통합당 지지 등 경쟁체제 때문에 차기 대선후보(문재인, 박원순, 안철수, 김무성, 홍준표 등)가 몰리고,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 주요 국가권력서열이 배치되고 대형국책사업인 영남권 신공항도 사실상 PK쪽 요구대로 부산 가덕도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모두 다 경쟁 때문이다. 

1988년부터 30년 가까이 기호 2번만 찍어왔던 광주전남 유권자들. 작년 7.30 재보선 때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당선되어 예산폭탄을 터트리기 위해 정기국회 예결위원으로 나서자, 그동안 지역발전문제에 무관심하던 야당의원들도 경쟁적으로 예산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결국 6천억원 이상이 증액됐다. 광주 아시아문화도시특별법 통과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의결시켰다. 다 경쟁구도가 가져다준 새로운 선물이다.

다시 또 이번 광주서구(을) 선거도 당대표 이하 지도부가 총력지원을 하겠다고 언명했으니 유권자 입장에선 바람직한 현상이다. 사실 호남에서는 2012년 대통령선거부터 기호2번 1당 독점체제 붕괴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는 1987년 직선제 부활이후 새누리당 계열 후보로는 최초로 호남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인 11.28%를 받았다. 그 전에는 13대 노태우 후보(9.86%)가 최고였고 이명박 후보도 겨우 9%였다.

작년 6.4 지방선거 때도 호남지역 새누리당의 정당투표 득표율이 박근혜 후보보다 높은 평균 11.8%를 기록했다. 새누리당 전북지사 후보 박철곤은 3자구도에서 20.4%로 통합진보당 후보를 누르고 2위를 마크했다. 기초단체장은 전북이 무소속 절반, 전남이 22석 중 8석(36.4%)이 무소속에게 돌아갔다. 7.30 재보선에서는 13대 총선 이후 광주전남지역 최초로 새누리당 계열 이정현 후보가 당선되었고, 광주 광산(을)은 역대 호남지역 최저 투표율인 22.3%로 사실상 새정치연합을 심판한 선거였다.  

따라서 이렇게 말 할 수 있다. 독점 붕괴와 경쟁체제가 발전과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다. 

## 결론

호남정치 피폐의 원인은 경쟁체제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크고, 그것이 민주주의의 퇴보와 지역발전의 저해를 가져온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형식적으로는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은 있으나 호남정치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이 없다는 점이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 이후 10년 이상 지속되어온 현상이다.

당원의 70~80%가 호남인데 주인이 주인 노릇을 하지 못하고 있는 대표성의 위기이다. 이것은 계층, 세대 대표성의 위기와 함께 ‘야당성의 회복’이라는 과제로 제시되어야 한다. 따라서 지역적으로는 호남, 계층으로는 중산층과 서민(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청년실업자 등등), 세대적으로는 청장년을 위한 새로운 정당 창당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