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후보 (국민모임, 서울 관악을 예비후보)
 “관악을 정면승부, 힘없고 돈 없는 이들을 위한 대중적 진보정당 꿈꾼다.”

 

홍지명] 민주당의 17대 대선후보이자 통일부 장관의 경력을 지낸 국민모임의 정동영 인재영입위원장이 4.29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관악 을에 국민모임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 예비후보는 정치판에 지각변동을 일으켜 여야 모두 정신 차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서울 관악 을 국민모임 정동영 예비후보가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동영] 네, 안녕하세요. 제가 지금 예비후보는 아직 아니고요. 준비 중입니다.

[홍지명]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불출마하겠다는 보도가 나왔었는데 고민이 많았던 모양이에요.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뭡니까?

[정동영] 국민모임의 권유도 있었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4.29 보궐선거에 후보도 못 내고 선거 끝난 뒤에 아무런 성과도 손에 쥐지 못한다면 국민모임이 제대로 창당될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 때문에 제가 몸을 불살라야 할 지점이 여기다, 몸을 던져야 되겠다고 결심한 겁니다.

[홍지명] 그러니까 국민모임의 어떤 존재감 때문이라고도 얘기할 수 있으실 텐데, 당락 여부에 대해서도 고민이 좀 드셨습니까?

[정동영] 나오면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은 있었습니다.

[홍지명] 그러면 처음부터 출마를 밝힐 일이지 한참 지난 다음에 출마를 밝히는 건 왜 그랬습니까?

[정동영] 3월 15일 제가 공식으로 제의받기 전까지는 저는 국민모임의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는 입장을 계속 가져 왔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려서 제가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왔습니다만 재보궐 선거에 내보낼 국민모임 후보를 제대로 물색하지 못한 책임도 있었습니다.

[홍지명] 말씀대로 인재영입위원장, 이게 스포츠 팀으로 얘기하면 스카우터의 역할인데, 좋은 인재 영입해서 시합에 내보야 하는데 스카우터가 스스로 뛰는 격이 됐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인재의 종류가 두 가지죠. 하나는 엘리트 명망가가 있고요. 그 다음에 풀뿌리 인재가 있습니다. 근데 이번 선거는 전국 범위의 총선거가 아니고 몇몇 군데에서 하는 보궐선거인데요. 여기는 사실 무명 신인이 짧은 기간 안에 인지도를 올려서 승부해 보기에는 어려운 선거가 보궐선거입니다. 그래서 보선은 신인의 무덤이라는 말도 있죠. 그래서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겁니다.

[홍지명] 당장 정 위원장의 출마선언으로 여야의 셈법이 복잡해졌습니다. 야권 후보 난립을 걱정한 새정치연합에서는 강도 높은 비난이 나오던데, 대통령 후보까지 하신 분이 탈당도 모자라서 분열에 앞장서는 거냐는 비난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정동영] 뭔가를 가진 사람은 자기 것을 내놓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돼있습니다. 저의 출마는 그 반대입니다. 야권 강화를 위해서 출마했습니다. 이대로는 정권교체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대로가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지금의 제1야당입니다. 지금 이대로 안 된다고 믿는 야당 지지자들과의 한 판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도구로 써서 야당을 정신 차리게 하고 제대로 된 강력한 야당을 건설하겠다는 것이 저의 뜻입니다.

[홍지명]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는 약속하고도 지금 말씀이 같은 맥락입니까?

[정동영] 지금 역사는 지렛대로 뭔가를 들어 올리라고 요구합니다. 뭘 들어 올리느냐, 정권교체를 들어 올려라. 그런데 지렛대가 작동하려면 강한 받침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받침돌이 부실하기 짝이 없습니다. 덩치만 크지. 그래서 작고 단단하고 강한 받침돌, 국민모임을 제대로 된 야당으로 만들면 저는 정권교체 된다고 봅니다.

[홍지명] 그렇더라도 당장 정 위원장 출마선언으로 야권에서만 지금 현재 다섯 명이 경합을 벌이는 구도가 형성됐는데,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걱정하는 대로 여당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주게 되는 건 아닐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정동영] 걱정하실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한 선거구에서 한 명 뽑는 소선거구제가 1988년부터 시작해서 27년 됐는데요. 단 한 차례도 관악 을에서 수구보수 후보를 허용한 일이 없습니다. 따라서 유권자들의 선택에 의해서 역시 관악 을에서도 정치적 변화 그리고 지각변동의 촉매제를 선택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승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까 상당히 높게 예상하셨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 결과가 좋지 않다면 정동영 위원장도 그렇고 국민모임도 그렇고 정치적 타격이 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런 점도 일정 부분 각오하고 계십니까?

[정동영] 저는 지금 산을 오르고 있는 중인데요. 내려가는 것은 올라간 뒤에 판단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올라가는 사람은 내려갈 것을 먼저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관악 을은 어제부로 정치의 1번지로 부각됐습니다. 그 점이 바로 관악 을에 계신 분들이 바라는 바일 것입니다. 관악은 그동안 진보적 후보, 개혁적 후보들을 선택해 왔습니다. 근데 그 가치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했는데 이번엔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어제 문재인 대표가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그럴 일 없을 것이라는 얘기를 했는데, 정동영 위원장께서도 그렇게 보십니까? 혹시 앞으로 판세에 따라서 단일화 가능성의 여지가 있는 겁니까?

[정동영] 새정치연합을 대체하겠다고 나온 정당인데 그 정당과 단일화라는 발상 자체가 불가능한 거죠.

[홍지명] 새정치연합 이외의 다른 야권과도 단일화는 생각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정동영] 진보정당 후보들과는 지금 연대 틀이 있죠. 협력하는, 대화하는 틀이 있기 때문에 거기서 앞으로 논의가 될 것입니다.

[홍지명] 여당에서는 내심 반사이익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듯한데, 그래도 평을 별로 좋지 않습니다. 어제 여당 대변인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영원한 철새 정치인을 보는 것 같다. 여러 번 탈당해서 나왔다는 뜻의 비판인데,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정동영] 여당이 칭찬하면 그건 야당 후보가 아니겠죠. 저는 정치인에게 중요한 것은 정치노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노선에서 철새는 추방해야 합니다. 그런데 하나의 노선을 가는, 약자와 서민을 지키는 노선을 걷는 정치인을 철새라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정확한 노선으로 날아가고 있는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고 말씀 드립니다.

[홍지명]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세력과 이대로도 괜찮다는 세력의 한 판 승부라고 하셨는데, ‘이대로’라는 건 어떤 상황인 건지 부연설명을 해주시면요?

[정동영] 지금 이대로가 좋다는 겁니다. 국민의 삶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습니까? 장사 안 되죠, 취직 안 되죠, 고통 받고 죽어가는 사람 천지인데, 여야 정치권은 크리스마스 캐롤 같이 부르고 부둥켜안고 서로 눈물 흘리고, 같은 기득권 정치세력 아닙니까. 이분들에게는 지금 구조, 여당 야당 사이좋게 가서 내년 총선에서 또 양대 거대 정당 만드는 것이 공통목표 아니겠습니까? 이것이 국민의 이익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이것을 깨트려야 한다는 것이 국민모임의 출범 이유입니다.

[홍지명] 정동영 위원장께서 당선되면 여야 정신 차리고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국민모임 후보 한 명이 당선된다고 거대 양당 구도를 깰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도 들어요?

[정동영] 지금 야당이 벌써 4전 전패 소리 나오잖아요? 그런데 이번 선거는 인천 강화 한 군데를 빼놓고는 세 군데 모두 항상 야당이 당선됐던 야당 강세지역입니다. 그런데 이 세 군데에서 한 명도 당선 못 시키는 야당이 야당입니까? 야당 간판 내려야 되는 거죠. 그것을 바로 지각변동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홍지명] 그러면 이번 4.29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참패했을 경우에는 문재인 대표에게도 책임론이 갈 수 있다고 보십니까?

[정동영] 그것은 새정치연합의 몫이죠.

[홍지명] 어쨌든 그냥 쉽게 지나가진 않을 거라고 보시는군요?

[정동영] 관악 선거의 핵심은 어제 제가 출마 결심을 하니까 거기 있는 후보들은 안 보이고 김무성, 문재인 두 대표만 보이던데요. 바로 이게 관악 선거의 핵심입니다. 김무성이냐, 문재인이냐, 정동영이냐, 관악의 유권자들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서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만으로도 관악이 정치 1번지가 됐고, 그리고 선거는 한 군데이지만 우리 정치 전반에 대한 심판과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봅니다.

[홍지명] 그제 일요일에 국민모임 창당준비위원회의 발족식이 있었습니다. 정동영 위원장 이외에 다른 곳에서는 더 이상 후보는 안 내시는 겁니까?

[정동영] 진보정당 후보들 간에 논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연대 후보를 지지할 수 있겠죠. 방금 발족식 말씀하셨는데, 문 닫은 영등포의 폐공장에서 창당발기인대회를 하자고 제가 제안했고 그렇게 했습니다. 그 이유는 정당을 창당하면서 문 닫은 폐공장에서 한 것은 아마 해방 후에 처음입니다. 그것이 바로 분명하게 뭘 하려는 정당인가를 보여줍니다. 저는 그 폐공장에 앉아서 낡은 시멘트벽과 때 묻은 천장을 바라보면서 주인 없는 공장 그 속에서 기름때 묻은 작업복을 입고 새벽부터 밤까지 수십 년 동안 그 공장을 거쳐 갔을 수많은 노동자분들의 삶을 생각해 봤습니다. 그분들의 지금 노후는 어떨까, 그분들의 자제들은 어떤 교육기회를 얻었을까,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에게 한국정치는 무엇입니까? 한국정치 지도자들은 뭐하는 역할입니까? 바로 국민모임이 여기서 태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가난한 보통 사람들을 위한 제도입니다. 가난한 보통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런데 파편화 돼있습니다. 이걸 묶어내면 그런 나라들은 다 복지국가입니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복지국가들은 가난한, 힘없는 보통사람들이 뭉쳐서 정치세력을 만들고 그 정치세력이 집권해서 복지국가를 만든 겁니다. 한국도 이제는 그렇게 가야 합니다.

[홍지명] 네 군데 중 다른 곳도 단독후보를 내기 어렵다면 앞으로 창당을 앞두고 이제 정당의 외형을 갖추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인재영입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부분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시겠습니까?

[정동영] 내년 총선에서는 3~40대 젊은 신진 후보들을 대거 출진시킬 것입니다. 인재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엘리트 명망가 인재가 있죠. 그분들은 확실하게 승산이 보이지 않으면 몸을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풀뿌리 인재, 현장에서 울고 웃고 국민의 삶과 함께 해온 수많은 인재가 대한민국에 넘칩니다. 이 인재들을 전면에 이끌어내서 그분들과 함께 기성정치, 배부르고 따듯한 정치와 현장에서 구르고 현장에서 같이 땀 흘리고 눈물 흘렸던 분들 간의 대결장을 만드는 것이 국민모임의 꿈이고 저의 꿈입니다.

[홍지명] 새정치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지금 50일째 쑥을 먹고 있다, 한 50일 쑥을 더 먹으면 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를 했는데, 경제중심 정당을 표방하고 안보에서는 일정부분 우클릭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행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정동영] 왜 쑥을 먹고 마늘을 먹습니까? 왜 토굴에 있습니까? 대중의 요구는 그게 아닙니다. 광장에 나와서 대중의 삶 속에서 같이 울고 같이 고통받아보라는 것입니다. 70m 굴뚝 위에 올라가 있는 이창근 쌍용차 노동자 옆에 왜 야당은 보이지 않습니까? 왜 굴뚝에 올라갔을까요? 땅 위에선 더 이상 갈 데가 없습니다. 아무리 외쳐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올라간 겁니다. 해고노동자가 이창근 씨 한 사람입니까? 대한민국 천지에 해고노동자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의 절반입니다. 문재인 대표는 어디에 가있는 것입니까? 이승만, 박정희 묘소 참배하면 그걸로 대한민국이 바뀌는 겁니까? 정권 잡으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이런 정권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에게 국민모임이 대안이 되려고 하는 것입니다.

[홍지명] 향후 국민모임이 대중적인 진보정당을 추구하겠다는 얘기가 나오던데,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이나 정의당 등 기존의 진보정당과의 차별화는 어떤 점입니까?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겁니까?

[정동영] 문 닫은 폐공장에서 발족한 국민모임이 바로 그 성격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세금혁명당, 장그래당, 불평등해소당이 우리가 가야 할 길입니다. 그래서 정권 잡으면 반드시 바른 세상을 보여주겠다는 것입니다. 정의당이나 다른 진보정당들과는 가치와 목표를 공유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말로 정치가 달라지면 바른 세상을 가질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3만 불 바라보는 나라인데 이게 뭡니까? 결국 불평등하고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면 대한민국은 정말 좋은 나라 되지 않습니까? 이런 가치를 담고 실현하려고 나오는 정당이 국민모임입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지금 말씀하시는 게 사실 수사만으로 이뤄질 수 있는 건 아닌데, 구체적인 플랜도 가지고 계십니까?

[정동영] 그동안 제가 걸어온 길을 보십시오. 저에게 장관 역할을 줬을 때 개성공단을 만들었고 9.19 공동성명을 만들어 냈습니다. 의원 배지를 줬을 때 한진의 김진숙 민노총 지도위원을 땅으로 내려오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쌍용차와 강정과 그리고 눈물 흘리는 많은 사람들 옆에 정치가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제1야당을 진보적인 야당으로 바꿔놓았습니다. 당헌과 강령을. 그것이 제가 지난 몇 년 동안 걸어온 정치의 길이었고, 앞으로도 걸어갈 길입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들어야 되겠네요.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동영]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지금까지 4.29 재보선 서울 관악 을 국민모임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전 의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