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걸어가는 길에 스마트폰을 켰다가 그 내용에 정신을 팔려 고개를 숙이고 화면만 보고 걷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앞을 제대로 보지 않고 걷다가, 갑자기 눈 앞이 섬광이 터진 컷처럼 하얘지고 몸은 앞으로 가고 있는데 머리를 누가 뒤로 강하게 쳐내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제가 걸어가고 있는 길 앞에 봉고차가 뒷문이 올라가 있는 상태로 주차중이었는데, 그 뒷문에 정수리 앞쪽을 강하게 부딪힌 거였습니다.


머리를 강하게 치는 충격을 받으니 잠깐 정신이 아찔해져서 휘청거렸네요.

이 통증의 성격을 표현하자면, 너무 아파서 계속 그 부위를 잡고 앓는 소리를 낼 그런 아픔은 아니었지만, 한 번의 충격이 매우 커서 말을 잃게 만드는 그런 고통이었죠.

부딪혔던 소리도 상당히 크게 나서, 봉고차 주변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뒷문과 부딪힌 날 보고 놀라서 괜찮느냐고 물어보는데, 아프긴 했지만 기절할 수준은 아니었고 머리를 만져보니 피는 안 나더라고요.

이건 어떻게 봐도 한 눈 팔았던 제 잘못이었지요.

"괜찮아요, 이래서 스마트폰을 걸으면서 하면 안된다니까요." 

제정신이 아니라서 오락가락했는지 괜히 쿨한 척을 하면서 그 자리를 빨리 떠났습니다.


그런데 부딪히 것은 한 몇시간 됐는데 아직도 어질어질합니다. 

피는 안 나고, 아프지도 않고 혹도 안 났는데, 머리는 계속 얼얼해서 돌아가지 않아요.

머리가 돌아가지 않으니 모든 행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고.

이래서 장난으로도 머리는 함부로 때리면 안 되는구나, 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걸을 때 그 잠깐의 지루함을 못 참아서 스마트폰을 만지면서 걸어가고, 이걸 걸으면서 낭비하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효율성이라는 것은 안전과 맞바꾸는 것이죠. 

그렇게 간과한 안전은 언젠가 큰 댓가로 돌아오겠죠. 그리고 그 언젠가라는 것은 예측할 수 없을 때 찾아오니 더 무섭고 위험한 거고요.

움직일 때는 움직이는 것에만 최대한 집중해야죠. 스마트폰은 멈춰서도 충분히 할 수 있으니까요. 그 짧은 이동시간에 스마트폰을 더 만진다고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보내는 것은 아니니까요.
 

저 혼자 부딪혀서 앓는 소리 위에서 하고나서, 깨달음 얻은 것처럼 이렇게 말하는 것도 이상하긴 하지만,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