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를 뽑는 2.8 전당대회가 치러진지 한달이 조금 지났습니다. 당직자 인선이나 혁신위 구성, 중점과 방향성, 재보궐 후보 등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죠. 개인적으로 메모해온 걸들을 토대로 '계파'에 초점을 두어, 그간의 변화를 소개하고 주관적인 감상을 보탤까합니다. 정당의 변화라고 하면 크게 인물교체, 구조교체, 의제교체를 꼽는데요. 순서대로 풀어가겠습니다.



지도부
당대표 - 문재인 / 최고위원 - 주승용, 정청래, 전병헌, 오영식, 유승희 (득표 순)

주요 당직자
지명직 최고위원 - 추미애 ; 구민주계
                  - 이용득 ; 한국노총 (원외)
사무총장         - 양승조 ; 손학규계
비서실장         - 김현미 ; 정동영계
수석대변인      - 김영록 ; 박지원계 (전남)
정책위의장      - 강기정 ; 정세균계 (광주)
당대변인        - 유은혜 ; 김근태계
전략홍보본부장 - 이춘석 ; 무계파형 (전북)
전략기획위원장 - 진성준 ; 당직자 출신
수석사무부총장 - 김경협 ; 문재인계
조직사무부총장 - 김관영 ; 김한길계 (전북)

이외 당직자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031338951

위와 같은 인선은 단일지도체제로써는 파격적인 탕평입니다. 그러나 나눠먹기란 지적 속에 초기보단 빛이 바랬죠.


- 파열음 1 (당대표 - 수석최고)
http://www.dailian.co.kr/news/view/490038

- 파열음 2 (최고위원 간)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3132141455&code=910402

본래 적재적소의 탕평과 계파 나눠먹기는 한끗 차이입니다. 링크에서 설명하듯 욕망이 투영된 '몫챙기기'가 보이면 그 한끗이 결정되죠. 특히 최고위원 대부분이 듣보잡처럼 보이실텐데, 그들도 '자기사람'을 챙긴다는 점을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물론 어느정도 선을 그었다면 좋곘지만, 이건 앞으로도 반복될 겁니다. 대표의 권한과 탈계파적 인선을 객관적으로 직시하지 않고, 외부에서 양비론으로 일관한 결과로써 말이죠. 외부에서 일부의 욕심을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는게 아니라 당 전반의 갈등으로 규정하면, 내부에서 결단의 폭은 자연스레 좁아집니다. 당대표의 권한을 수석최고위원이 인정하지 않고, 다시 수석최고의 역할을 다른 최고위원이 인정하지 않아도, 분란을 봉합하기 위해 요구가 일정부분 수용되고요. 그 귀결은 자연히 나눠먹기가 됩니다.



특별 혁신 기구
지역분권추진단장 - 김부겸 무계파형
공천혁신추진단장 - 원혜영 원로형
네트워크정당추진단장 - 최재성 정세균계

- 정당의 구조적 개혁이란 관점에서 요구되는 과제들입니다. 그리고 이를 주도할 기구 설치는 전당대회 때, 당대표의 공약이기도 하고요. 소개를 이어가면요.

지역분권
현재의 정당의사결정구조는 중앙당 사무처 중심입니다. 이는 탁상공론이라는 말로 대변되어, 생활밀착형 정책역량 혹은 스킨십-소통의 정무기능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을 종종 받아왔습니다. 각 시도당은 지금보다 더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일각에선 지구당 부활이 제안되기도 하죠. 핵심은 지역위원회에 대한 인력-예산이 안정적으로 지원되고, 다시 지역의 인재와 정책이 중앙으로 진출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일상적으로 중앙당과 협의하며 지역사업(교육 및 조직화)을 추진하는 동시에, 시도당 지역위원회 인사권-지방선거 공천권을 자체적으로 결정할 풀뿌리 역량을 키우는 과제가 놓여있고요.

소외지역에서 당의 깃발을 세우는 정당원에 대한 배려(석패율제 등)도 검토될 겁니다. 근본적으로는 두 가지 한계를 넘어야 할텐데요. 정당 국고보조금에 대한 회계 투명성을 제고해야 합니다. 정당에 호감을 갖고 참여하는 시민이 많아져야 합니다. 이러한 시도가 정착됨에 따라 정당의 분권을 넘어서, 새정치는 국가 단위의 지방분권에 도전하게 될 겁니다. 김부겸은 전국정당의 상징적인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를 통해서 새정치연합은 더 좋은 분권과 자치의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http://news.kbs.co.kr/news/NewsView.do?SEARCH_NEWS_CODE=3031600&ref=D


공천혁신
두 가지 과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오픈 프라이머리의 법제화입니다. 개방형 경선이란 해당 선거구의 시민들이 직접 투표로 정당의 후보를 선출하는 제도입니다. 지금은 선거날 정당 공천된 후보 중에서 고르지만, 오픈 프라이머리는 공천을 하는 과정에 시민들이 먼저 한번더 참여하는 거죠. 관련해서 역선택이나 부정행위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선거인단 명부관리, 정당 중복투표 방지, 선거활동 시기 조정 등으로 현행법과 충돌하는 부분에서 개정이 필요한데요. 이건 정당과 지역마다 자율적으로 택할 하나의 선택지를 만들어주는 거고, 강제하는건 아닙니다. 물론 박영선, 이상돈이 미는 탑투 프라이머리 (모든 정당의 모든 후보가 같은날 경선하는 일종의 결선투표제) 가 있습니다만, 공감대가 적고 실현가능성이 낮습니다. 별도의 장단은 거론치 않고요.

다른 하나는 정당공천에 대한 내부원칙입니다. 오픈 프라이머리가 되더라도, 이를 일괄적이고 전면적으로 도입하긴 어렵습니다. 지역마다 경쟁의 형태가 다르니까요. 아예 택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 수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포괄적인 관점에서 경합 방식을 설정해야 합니다. 후보 난립시 컷오프, 신인-약자 인센티브, 현역 디센티브 등도 고려해야 하고요. 당원(대의원, 권리당원, 일반당원), 국민(현장투표, 공론조사, 여론조사) 의 구성비를 몇가지로 유형화하고, 각 유형을 지역구에 매칭시킬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비례대표 선정에서 직능대표성과 순번배정을 위한 기준도 마찬가지로 필요하고요. 무엇보다 이를 실무적으로 이행할 총선 공심위 구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원혜영은 풀무원사장-부천시장부터 해서 혁신에 잘 부합하는 인물이고, 이미 당의 정치혁신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http://whywon.net/1174


네트워크 정당
한국의 거대 양당은 젊은층 유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죠. 당원의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으로, 인적 구성의 한계가 다시 정당 문화의 개방성과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정치적 신뢰 이전에 사회문화적 변동으로 인해, 선진국에서도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런 위기감의 발로로, 미국 민주당의 08년 대선 캠페인, 발전된 오바마 재선 캠페인이 전개되었고, 영국 노동당수 밀리반드도 정당혁신을 차기 집권전략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게 한국에서 시민참여형 정당, 네트웍 정당, 플랫폼 정당 뭐 이런식으로 불리는 것들입니다. 핵심개념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역과 직능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풀뿌리조직을 형성하는데에 온라인-모바일을 활용한다는 겁니다. 정형화된 몇가지 의사결정을 분류해서 플랫폼(소통창구)을 개설하면 지지자들이 거기서 활동하는 거고요. 그러면 정당이 정보를 제공하든, 문제제기를 수용하든, 정책을 반영하든, 오해를 해소하든, 조직을 중개하든 하게 됩니다. 이렇게 참여와 반응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정당으로써는 역량이 성숙해지고, 시민으로써는 목소리를 내게되죠. 또한 시민의 정당일체감이 높아지고 신뢰가 축적되면, 그게 정당의 지지동력이 됩니다.
http://www.idp.or.kr/library/index.php?table=archive&mode=view&sno=5&search=&field=&cate=&b_idx=95&

위 세가지는 독립적인 과제가 아닙니다. 유기적인 프로젝트에 가깝죠. 특히 네트워크 정당 추진은 정책적 몰이해 때문이든 정략적 계산 때문이든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데, 결국 당내의 정치적 합의가 열쇠입니다. 최재성은 1인 리더십 극복과 협업적 리더십으로의 전환, 제3세대 정당론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온 사람으로, 높은 이해력과 실무적인 추진력을 겸비하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SNn5LxDtU4


- 파열음 3 (당대표 - 최고위원)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89349&CMPT_CD=P0001

눈여겨 볼 점은 박영선 임명에 대한 현 최고위원 전원반대입니다. 다시 아래를 참고.
http://www.sisaweek.com/news/articleView.html?idxno=27347
http://www.nocutnews.co.kr/news/4087090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1120

그녀가 주관적으로 정세균계를 겨냥하는 것과 다르게 비토론은 원래 넓었습니다. 특정 계파의 조직적 흔들기는 일종의 미신이죠. 이를 곁다리로 걸쳐놓고 좀더 본질적으로 계파에 대해 풀어봅니다.

계파란 어떻게 존속하는가? 가장 합리적인 해석으로 인정받는건 '이권'을 중심으로 뭉친다는 겁니다. 그러면 이권은 어떻게 가능한가? 한가지로 당대표가 지역위원장을 지명하고, 지역위원장이 대의원을 지명하면, 그 대의원이 다시 국회의원과 당대표를 선출하는 폐쇄적 구조에서 보전됩니다. 이게 열린우리당에서 압도적 계파를 거느린 방식이고요. 또 한가지로 차기리더가 고만고만한 가운데, 당대표-최고위원을 차지한 보스들의 상의로 당직 임명에 서로 입김을 넣고, 한편으로 공직에도 측근대리인으로 공심위를 구성한 뒤 짬짜미하기도 합니다. 이건 계파주의가 본격적으로 부각된 통합민주당-민주당-민주통합당의 방식에 가깝죠. 물론 지금은 두가지가 혼합된 상태고요.

그래서 톱다운으로 내리꽂지 말고, 바텀업으로 올리자는 요구가 높아진 겁니다.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와 네트워크 정당을 통한 시민참여 강화론이죠. 아무튼 그렇게 됬는데 궁금한건, 공천을 혁신하자는 쪽에서 어떻게 계파가 존재할까요? 애당초 이 코드는 '이권'이 아니라 '정서'였던 겁니다. 지난 십년이상동안 '아래로부터의 정당' 이거 하나 관철시키려고 싸운 코어층도 있고요, 대체로 개혁적인거 하자고 하니 호응한 라이트층도 있겠죠. 이들이 정치인으로 구분될때, 친노라고 불리고요. 이들이 시민으로 구분될때, 노빠라고 불립니다. 남용하지 않는다면 원래는 말이죠.

그리고 이러한 '정서'는 일정부분 '정치개혁'이라는 '가치'를 반영하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이걸 '정파'라고 부릅니다. 또한 역대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보듯이 이들은 현상적으로 다수이기도 하죠. ( http://www.gallup.co.kr/gallupdb/reportContent.asp?seqNo=638 )
이러한 집단적 '가치'를 정치세력을 통해 투영하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고요. 그 결과, 친노는 주류가 됩니다. 그러니 원천은 대중적 지지입니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이권'의 고리를 끊고 싶다거나 '계파'를 진심으로 재구성하려면 정당개혁을 하면 됩니다. 완벽하긴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하게 요구할 거리나 분란을 일으킬 소지를 제거하는데 한걸음 보태면 됩니다. 그런데 이건 정작 계파주의라고 비난받는 측에서 추진하고 있죠? 이걸 반대하는 이들, 그게 진짜 '계파주의'입니다.


주요 의제나 중단기 변수, 인물에 대한 생각은 여력이 되면 나중에 또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