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내 생일이다. 몇번째라는 건 밝히고 싶지 않다. 담배만 피우고 가만히 앉아 있자니

너무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요즘 떠오르는 몇가지 생각들을 적어볼려고 한다.

생일인데 축하문자가 두곳에서 왔다. 아니, 세곳인가. 하나는 지방소도시 안경점에서 고객님

생일 축하한다는 문자이고 하나는 강남 치과에서 자기네 온 가족이 고객님 생일을 축하한다는

것이고 하나는 좀 시간 지난 것인데 회현동 내가 자주 다니던 음반가게 옆 와이셔츠 맟춤집에서

온 것이다. 그밖에 내게 전화 한통, 문자 한통 보내준 인사라곤 단 한사람도 없다.

아, 얼마나 인생을 잘 못 살았으면 생일날 축하전화 한통 받지 못하고 있을까? 모두 다 내 부덕의

소치~ 누구 흉내내는 것 같군~, 그리고 소통부재 탓이다. 박대통령 소통부재라고 비난하지만 나

야말로 바깥과 담을 쌓고 지내는 완전불통인생이 아닌가.

 

그건 그렇고 요즘은 꿈도 참 재미없는 것만 꾸고 있다. 몇해 전만 해도 꿈에 아주 달콤한 인생을

경험하고 깨어난 뒤에 다시 한번 그 꿈속으로 들어가고 싶어했는데 요즘엔 별로 보고싶지 않은

사람들과 자주 꿈에서 마주치고 그들로 인해 아주 곤경에 처하는 장면이 자꾸만 꿈에서 연출된다.

깨어난 뒤 '아이구 ,꿈이어서 천만 다행이네.' 하고 한숨 쉬는 횟수가 잦다. 꿈도 하나의 삶의 과정

인데 전처럼 꿈에서 그리던 옛 연인과 재회한다던가 그런 달콤한 꿈이 자주 좀 찾아왔으면 좋겠다.

 

며칠 전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이 일본 난장이 아베에게 과거를 직시하라는 따끔한 충고를 해서

화제가 되었다. 아베도 오바마도 푸틴도 모두 메르켈에 비하면 난장이들이라고 생각된다. 히들러의

나라에서 메르켈 같은 여걸이 출현했다는 것은 독일국민의 축복이다. 그래서 생각한 건데 대통령

을 축구 감독처럼 외국에서 수입하면 어떤가 하는 것이다. 만약 메르켈이 독일수상 임기 마치고

한국에 와준다면 년봉을 천억 정도 줘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메르켈이 만약 한국 와서 국가경영

에 나선다면 남북분단 문제도 아마 어떤 식으로던 반년이면 해결될 거라고 나는 믿는다.

대통령을 외국에서 들여오다니? 미친 것 아닌가. 그렇지만 축구는 되는데 국가 지도자는 외국인

을 초빙하면 안 되나? 그가 한국을 위해 분골쇄신 전력투구한다는 전제로 말이다. 축구감독 년봉이

얼마인지 몰라도 그 10배쯤 줘도 메르켈이라면 아깝지 않을 것이다. 아니 그가 현재 독일을 이끌고

있지만 겸직도 가능하다고 본다. 히딩크도 러시아 국가대표와 첼시를 동시 지휘한 적도 있다. 메르

켈이라면 독일 한국 두나라 쯤은 넉넉히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다.

메르켈에게 명분도 줄 수 있다. 그는 이미 세계의 리더이다. 동북아의 갈등을 해결하고 남북 분단

문제를 해결한다면 세계평화에 큰 획을 긋는 것이다. 그는 이미 독일이라는 한 나라의 지도자의

선을 넘었다. 알다시피 우크라 휴젼을 성사시킨 것도 메르켈 아닌가.

 

 정일형 이태영 기념 재단에서 사회봉사와 분단에 공헌한 사람을 골라 상을 준다면서 후보자를

천거해달라고 문자가 왔다. 그 손자가 지금 의원인데 그가 이사장이라고 한다. 나는 정일형 박사는

잘 모르지만 이태영 여사님은 한번 면식이 있다. 전에 DJ 전집 편집위원회라는 게 한번 열렸는데

거기서 만나 인사를 한 적이 있다. 나는 이 분이 우리나라 여성사회에서는 매우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후보 한사람을 천거하려고 한다. 후보는 패션 디자이너 이광희

여사다. 이 분이 아프리카에 가서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해 학교도 만들고 특히 한샘병 환자들에게

도 많은 도움을 지금도 주고 있다는 기사를 선데이중앙에서 읽었다. 화려한 직업으로 알려진 패션

디자이너, 그것도 국내 일급 디자이너로 쉽지 않은 일이라고 여겨진다. 일면식도 없지만 재단에

처음으로 일단 추천을 해보려고 한다. 귀찮은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되

었다. 고인이 되신 이태영여사님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생일이라고 평소 큰 의미를 둔 적도 없고 스스로 자축한 것도 이번이 첨이다. 뭐 매일이 모두 같은

소중한 하루 아닌가. 따져보면 황금 같은 하루의 시간이다. 근래 "100인 크럽"이란 것과 실명으로

글을 쓰는 게시판 별도 설치 등 몇가지 생각들이 떠올랐지만 한꺼번에 쓰기에는 너무 번거로와서

다음 기회로 미룰려고 한다. 참화록, 혹은 비망록이란 제명의 글을 써 볼 생각도 갖고 있다. 재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