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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첼로의 명인으로 알려진 Karl Davidov(1838~1889)는 라트비아 태생이나 러시아에서 수학하고 주로 활동해서 러시아 첼리스트로 알려져 있다. 그와 가까왔던 차이콥스끼는 그에게 "첼로의 왕자"란 호칭을 선사했다. 그가 길지 않은 생애에서 오직 첼로 연주와 첼로곡 작곡에만 몰두한 걸 보면 이 호칭이 잘 어울린다고 볼 수 있다. 다비도프는 아주 뛰어난 첼로 연주자였고 그에게는 아름답고 서정적인 두개의 첼로협주곡을 비롯, 많은 첼로 소곡들이 있다.

 

여기 소개되는 <무언의 로망스>는 러시아적 색채보다는 서구적 분위기에 가까운 서정이 무르녹아 있는 작품으로 다비도프 모든 작품으로 통하는 특징을 집약해 드러낸 아름다운 소품이다. 이런 것을 라트비아식 서정성이라 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1990년대 중반 쯤으로 기억된다. 상트 페테르부르그 중심대로인 네브스키 거리를 산책하다가 우연히 조그만 악보점에 들렀는데 제목이 눈에 띠어 이 악보를 이유 없이 구입했다. 그 뒤 러시아에서 잠시 첼로를 배우던 아들에게 이 곡 연주를 시켜놓고 들었는데 기대 이상 으로 내 취향에 맞았다. 다소 슬프고 애절한 곡이다. 최근 다비도프가 한때 문하생인 여학생을 좋아하다 스캔들이 되어 러시아를 떠나 있다가 몇해만에 귀국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생을 마쳤다는 기록을 보고 '아! <무언의 로망스>의 애절함이 그 아픔의 기록인가?"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단순히 곡에서 받은 인상일 뿐 정확한 얘긴 아니다. 나는 또 이 애절한 소곡을 <니나> 얘길 시작하면서 사용한 바도 있다. "다비도프 스트라디바리"라는 첼로가 있다. 물론 다비도프가 사용하던 악기이며 이 악기는 자크린 듀 프레가 사용하다가 그의 사후 요요마가 물려받아 사용하고 있다 한다. 다닐 샤프란이 연주하는 아름다운 <다비도프 첼로 협주곡> 곡을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첼로 연주의 Lev Evgrafov, 피아노의 Lydia Evgrafova 는 남매로 추정되며 가을 호수의 물결처럼 완만하게 그려지는 곡의 애상을 잘 살려낸 좋은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