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 야당 재건을 위한 민주시민모임'과 함께 어제 광주로 천정배 전 장관을 방문했습니다.

천정배 전 장관에게 직접 질문할 기회가 주어져서 제가 제일 먼저 질문했습니다. 질문은 딱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이번에 당선되어서 국회에 들어갈 경우 심각한 호남 혐오 발언에 대한 최소한의 법적 제재 장치를 마련할 생각이 있느냐? 일베 등의 '호남 학살' 선동 발언은 그 내용의 악랄함으로 보자면 심각한 내란 선동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현재 실정법에서는 이를 제재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호남의 지지를 받아온 새정치연합은 이 문제의 해결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호남 정치의 복원을 내세운 입장에서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둘째, 천정배 전 장관이 이번에 당선될 경우 다시 새정치연합으로 복당할 것으로 점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우려의 시각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 표명을 해주면 좋겠다.

사실, 상당히 껄끄러울 수도 있는 질문이었습니다. 천정배 전 장관도 "지금은 4월 29일에 당선되는 것에 모든 힘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인데, 당선 이후의 거취에 대해서 물어보시니 약간 당황스럽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질문을 피하지 않고 분명하게 대답해주었습니다.

첫째 질문 답변. 평소 주동식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서 지대한 관심을 갖고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것을 잘 알고 있고 특히 이 문제를 인종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한 것에 대해서는 나도 많이 배웠다. 호남 정치인으로서, 호남의 낙후와 소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양심과 의사표현의 자유와 모순되지 않는 범위에서 적절한 장치를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

둘째 질문 답변 : 지금까지 선거가 닥치면 소속 정당의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다음 당선되면 원래 소속 정당으로 복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나의 무소속 출마에 대해서도 '새정련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전략공천 없애고 경선으로만 후보를 뽑는다고 한 것 때문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다르다.

지난해 7월 재보선의 경우 사실 새정치연합이 나를 의도적으로 공천에서 배제한 것이 맞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원할 경우 매우 좋은 조건으로 공천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야당 세력의 재편, 야당 세력의 교체이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한 것이다. 호남 정치의 복원도 중요하지만 전국의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함께 야당의 교체를 이루겠다는 것이 내 목표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선된 이후에라도 새정치연합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이상이 내가 기억하는 천정배 전 장관의 답변 내용입니다. 아마 전체의 의미에서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저 답변을 얻어낸 것에 만족합니다. 사실 이번에 광주에 간 가장 큰 이유가 저 두 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고, 저는 기대했던 답변을 얻었습니다. 어제 자리에는 TV방송 등 언론사 기자들도 와 있었기 때문에 더욱 공식성을 가진 문답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들은 "전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한 약속도 헌신짝처럼 버리는 게 정치인인데 그런 자리에서 한 약속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하십니다. 그 말도 미상불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이 세상에 의미있는 일은 하나도 없을 겁니다. 인간이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사실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칫 정치적 허무주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비록 나중에 비록 약속을 어긴다 해도 약속 자체는 분명 그만한 의미가 있습니다. 약속을 버리는 데 따른 부담도 정치인으로서는 고민할 수밖에 없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천정배 전 장관의 경우 이번 약속을 어길 이유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질문을 껄끄럽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천정배 전 장관의 입장에서도 좀더 넓은 시각에서 보자면 이번 문답이 결코 손해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