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상조 교수 vs. 김규항

김상조 교수 주장에 대하여 '비행소년님'과 '아이기스님'께서 그 주장의 요체를 설명하셨다. 이 두 분의 설명을 읽고 다시 독해했음에도 여전히 김상조 교수가 뭘 주장하고자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되었다.


'왜 독해가 안될까?'라는 의문을 떠올리다가 문득 '김규항의 사례'가 머리에 떠올려졌다.


한 사이트에서 '김규항의 글'에 대하여 논쟁 중이었다. 나는 그 논쟁을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왜? 김규항의 글들이 독해가 되야 논쟁에 참여하던지 말던지 하지. 희한하게도 한 독해한다고 자부하는 내게 김규항의 글들은 전혀 독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무지한 탓'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는게 독해가 안되었던 김규향의 글들은 '전문가 수준의 이론들'로 점철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치열한 논쟁 중에 내가 잠시 틈을 내서 이런 발언을 했다.


"이상하게 나는 김규항의 글들이 잘 안 읽힌다"


그 때였다. 진중권이 갑툭튀한 것은.


"김규항의 글이 독해가 안되는 이유는 김규항이 도덕군자인 양 해서 그렇다. 혼자만 도덕군자인듯 한다는 이야기이다"


뭐, 내 발언을 가지고 김규항이 '명예훼손' 운운하며 찌질되지는 않겠지? 물론, 명예훼손'감'도 안되지만.


어쨌든 진중권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김규항의 글들을 읽어보았다. 미션 complete.



이 기억을 떠올리며 김상조 교수의 글을 다시 읽어보았다. 그 중 한 대목만 인용하여 반문을 단다.


첫째, 확정판결이 난 삼성SDS 사건을 다시 형사적으로 다루는 것은 이중처벌 및 소급입법 문제 때문에 불가능하다. 이 난점을 넘어서기 위해 이학수법은 ‘민사적 몰수’(civil forfeiture)라는 영연방 국가들의 관습법 개념을 도입했다. 

--> 이 양반에게 '대법원 판결까지 난' 인혁당 사건의 판결이 바뀌어진 사례를 이야기한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2. 록펠레법

미국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에는 반독점 감시 분과(Antitrust Division)가 있다. 이 부서에서는 시장에서의 독점법을 규제하는 것으로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사 강제 분할'이라던가 최근에 불거진 '구글의 반독점법 저촉 행위 심사'를 주관하는 부서이다.


미국의 유명한 통신회사 AT&T가 전화기를 만든 벨이 설립한 회사인 벨사가 강제분할이 된 네 개의 회사들 중 하나였으며 미국 석유 메이져 TOP 5 중 3개가 바로 '악덕자본가의 상징인 록펠러'가 설립한 쉘(로 기억한다)이 강제분할이 된 후의 회사들이다.


반독점법에 의하여 분할된 회사들은 물론 그만큼 시장규모가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분할 전의 회사규모보다 몇 배 더 커졌는데 이는 '자본주의가 시장원리에 충실할 경우 자본주의는 더 성장한다'....라는 것에 대한 방증이다.


그러면 미국은 왜 '독점법'을 시행했을까? 미국의 독점법이 시행되었을 전후의 미국은 '소득세는 징벌적 세금'이라는 사회적 반발이 만만치 않았던 시절인데 말이다. 즉, 미국도 당시에는 자본주의를 실험하는 단계였기 때문에 반독점법이 시행될만큼 사회가 성숙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이 독점법은 바로 '악덕기업주의 상징'인 록펠러를 응징하기 위한 징벌적 성격이 짙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미연방정부에서 서부의 한 지역에 철도를 놓으려고 하는데 철도 궤도 위의 일부 땅주인이 바로 록펠러였다. 그리고 연방정부는 록펠러와 땅매입협상을 벌였으나 록펠러는 터무니없는 보상을 요구했고 협상이 결렬되자 미연방정부는 원래의 철도 궤도보다 1KM를 돌아 철도를 개설해야 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알박기의 원조'가 바로 록펠러이고 그를 응징하기 위하여 미연방정부는 반독점법을 신설 록펠러의 회사를 강제분할한다.


3. 이학수법을 찬성만 할 수 없는 이유

미국의 '반독점법'록펠러법은 이미 설명한 것처럼 "'자본주의가 시장원리에 충실할 경우 자본주의는 더 성장한다'라는 것을 사례로 보여주었고 마찬가지로 이학수법 역시 한국의 자본주의를 성숙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당연히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한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그 것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주장'에 대하여 '직업윤리의식이 현저히 낮고 자본의 규모나 기술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현실에서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은 한국 경제에 암초로 작동할 수 있다'라는 내 주장 때문이다. 물론, 나는 이 주장을 아직도 견지하고 있고 이학수법에 그런 법조항이 명시되어 있다면 이 조항에 한하여 '반대'라는 것이 내 입장이다.


나의 입장은 소위 '이학수법'이 과거 민주당의 '주주민주주의' 주장을 바탕으로 제정된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를 바탕으로 한다. 당시 내가 검토한 결과로는 민주당의 주장은 염려스러울 정도로 한국자본주의의 무장해제의 위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학수법을 찬성만 할 수 없다. 


이학수법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그 것은 '성매매금지법'이 제정되고 시행된 것과 같다. 


"'성매매를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성매매금지법'의 시행은 너무 빠르다"라는 주장을 했던 나지만 성매매금지법의 궁극적 지향점이 여성인권 신장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생매매금지법은 당연히 시행되어야 했다.


링컨의 노예해방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흑인노예들은 막상 노예해방이 되자 노예 당시보다 더 열악한 조건에 처해야 했다. 막말로, 노예 당시에는 굶어죽지는 않았지만 노예해방 후에 굶어죽은 흑인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역시 그 것 때문에 링컨의 노예해방의 역사적 의의 및 결과가 폄훼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학수법은 다르다. 한국의 자본주의를 성숙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당연히 도입되어야 할 법이지만 상기에 언급한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 등이 명시되어 있다면 이 것은 한국자본주의를 성숙시키는 것이 아니라 무장해제를 통한 한국자본주의를 무너뜨릴 요인을 제공할 것이므로. 그리고 그런 경우, 치열한 국제 경제 환경에서 한국의 자본주의는 다시 소생할 기회가 없어진다.


이러한 법적 구도는 마치 국보법의 존재는 인정하지만 그 국보법에 일부 포함되어 있는 악소조항 때문에 국보법의 관련조항 삭제 내지는 국보법 자체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과 아주 같다.



당연히, 법을 검토해 봐야겠지만 과거 민주당의 주장을 토대로 생각한다면 그리고 법의 취지를 고려한다면 전문경영인 조항이 들어가 있을 것이고 그 전문경영인 조항은 한국의 자본주의 무장해제를 뜻하는 것이므로 최소한 내 입장에서는 이학수법을 찬성만 할 수는 없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