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 시계를 받지 않았다?

노무현이 자살하기 전 검찰 수사를 받고 시계 문제가 떠올랐을 당시부터 노무현이 직접 시계를 받았다고 말한 언론은 없었다. 노무현 가족이 받았고, 그 시계가 문제가 되자 어딘가에 버렸고, 그 어딘가가 논두렁일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와서 시끄러웠던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이인규의 발언을 직접 들어보자.

[이인규 전 부장은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과장해서 언론에 흘린 것은 국정원”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시계문제가 불거진 뒤 (권 여사가) 바깥에 버렸다고 합디다’라고 답한 게 전부고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 내용으로 ‘언론플레이’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입으로 권양숙이 한 말을 전하고 있다. 이인규가 노무현의 저 발언조차 왜곡해서 전달했다고 받아들인다면 문제가 된 이인규의 이번 경향신문 발언 전체를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한마디로 권양숙이 시계를 받았고, 문제가 되자 그 시계를 어딘가에 버렸다는 것이다. 그 어딘가가 논두렁인지 밭두렁인지 시골 개울인지가 중요한가? 봉하마을이 시골이니 거기서 어딘가에 버렸다면 논두렁에 버렸다는 추론도 당연히 나올 수 있다.

논두렁이니 밭두렁이니 시끄러웠던 것은 억대 시계를 '버렸다'고 변명한 그 치졸함에 대한 반발 심리이다. 억대 시계를 버렸다는 게 말이 되나? 오죽하면 사람들이 시계 찾으러 봉하마을 간다고 그랬겠나? 정말 그 사람들이 봉하마을 논두렁 뒤졌나? 하도 기가 막힌 헛소리를 하니까 역시 헛소리로 받아준 것 아닌가?

노무현 옹호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물어보자. 노무현이 시계를 받지 않았다고? 그럼 권양숙도 받지 않았나? 그 시계를 논두렁에 버리지 않았다고? 그럼 어디에 버렸나? 논두렁에 버리지 않았다고, 그거 오답이라고 자신있게 얘기하려면 어디에 버렸다고 정답을 얘기해야 할 것 아닌가? 혹시 당신네 집 안방에 버렸나?

이것저것 다 떠나서 노무현이 자살한 이유부터 따져보자. 지금 노빠들이 게거품 무는 것처럼 노무현이 억울하다면, 검찰의 수사가 말도 안되는 억지였다면 정말 그렇게 자살했을까?

본인이 유능한 변호사 출신에다 퇴임한 직전 대통령에다 어마어마한 팬덤 무리를 거느린 스타 정치인이고 본인이 나서서 한마디만 하면 나서서 도와줄 사람들이 대한민국에서 최소 몇십만명은 팔 걷고 나섰을 것이다. 도와줄 수 있는 온갖 전문가들이 즐비했다는 얘기다.

그런데 노무현은 자살을 했다. 결국 자신과 자신 주변 사람들이 했던 행위를 법적 정치적으로 방어하기 어렵다는 고백 아닌가? 노무현의 자살 자체가 무엇보다 명백한 본인의 유죄 고백이라고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