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1월 군번인데 일병 무렵까지는 어느 정도 구타가 있었다.

구타에 대한 면역력을 감안하자면 그 이후로는 극히 산발적인 구타가 있었다. 이건 소대와 중대 구성원들 면면하고도 관련이 있었다.


구타는 항상 어두컴컴하고 감시가 이루어지지 않는 곳에서 집합을 거쳐 암묵적으로 이루어졌다.


상급자 중에 조폭 출신이 몇몇 있었다. 실제로 성질이 드러웠다.

도팍으로 대갈통을 때리는 일도 있었다. 때리는 사람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는 것만큼 또 무서운 일이 어디 있으랴.


흔히 말하는 쌍팔년도 군대도 아니고라는 말은 구타랑 관련이 깊은 말이다.


게중에 재미난 추억이 있다.


갓 일병을 단 어느 날 고참 일병이 나를 포함한 동기 두 명을 집합시켰다. 물론 쓰지 않는 구막사의 지하 보일러실, 비 나리는 밤.


고참은 나보다 한 살 많았고 동기인 관우는 나이는 나와 같은데 고향 후배로서 익히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이유는 몰랐다. 여튼 머리 박은 상태로 있었다.


어둠 속에서 아랫배로 발길질이 날아들었다. 몇 대 맞으면서 욱욱하면서도 버텼다.


어둠 속에서 고참이 한 마디 한다.


"관우 너 이 새끼 빠져가지고 뭐뭐 하라했는데 병장이랑 노가리나 까고 있어?"


나- '이거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발길질과 더불어 고참이 외침 "관우"


"일병 김관우!!"


"퍽" "관우"


"일병 김관우!"


"그리고 관우 너 어쩌구 저쩌구... ..."

 

"퍽" "관우" "일병 김관우!"


(내가 못참고 스을쩍 큭큭거렸다)


눈치가 둔한 고참이었는데 순간 묘한 공기를 감지했는갑다. 둔하긴.


"너 관우 아니냐?"


"관우는 옆에 있는데요"


"그으래? 미안하다"


옆으로 간다. "퍽" "윽" "일병 김관우" "퍽" "윽" "일병 김관우" ....


조폭 스타일들이 발길질을 했다면 저렇게 웃지는 못했으리라.


살면서 사람 한번 못 때려봤을 고참이 군기 잡는다고 휘두른 폭력이었으니까 그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