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좀 시들해진 느낌이지만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신문 연재소설이나 소설 수상작품집이 꽤 오래동안 유행으로 자리잡았더랬다.    최현의 '하나꼬는 없다'라는 작품을 어느 수상 작품집에서 대했는데 여성의 시각이란 점이 그땐 참신하게 다가왔다. 그 사람이 1988년에 쓴 등단 작품이 '저기 소리 업이 한 점 꽃잎은 지고'였다.   그 소설을 모태로 하여 장선우 감독(너에게 나를 보낸다, 경마장 가는 길 등등)이 1996년에 '꽃잎'이라는 80년 광주를 다룬 영화를 냈다.    88년의 꽃잎은 그래도 언어를 매개로 해서 부담이 적었겠지만 96년까지만 해도 광주를 직접적으로 다룬 영화를 상영한다는 것은 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던 게 당시 사회상이다.   이미 오랜 (?)시간이 흘러버렸으니 추억에 잠겨 당연하게들 생각하고 있었겠지만 우리나라의 민주화(?)란 아직도 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겠지.


소녀는 말하자면 떠돌이 거지이다. 전두환 노태우 시기 대외적인 호황의 물결에 휩쓸려 우리나라 역시 호황을 맞고 있었고 보리고개는 벗어났지만 아직 자본주의의 단맛을 보지 못했던 박젛희 정권 때보다는 살림살이들이 나아졌다. 80년대는 그래도 아직 사람들 사이에 정이 남아있던 시절이었고 거지들 동냥하면 밥이라도 한 술 먹이고 하룻밤 잠자리를 마련해 줄 정도들은 되었다. 하하 지금 거지들 동냥을 하지 않는다.


지금이야 노숙자라는 이름으로들 살아간다. 물론 거지래두 물질적인 면에서는 예전 거지들이 더 힘들었겠지만 정신적인 인격 대우로는 예전이 낫지 않았나도 싶다.    거지가 예전보다 줄어든 게 아니라 사회적 시선 때문에 지하철 역사 등 일부 거점에서만 움직일 뿐 아직 도처에 있다. 어디까지나 현재 시점으로 본 과거라서 착오가 있겠지만.  서울에 거지가 더 많아 보이는 건 익명성 때문에 자신을 숨길 수 있기 때문.


80년대 초반 광주를 비롯하여 전남 서남해안 지방에서 한 동안 거지들 수가 늘어났다고들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그걸 80년 광주와 연결지어 해석하는 시각도 꽤 있었다. 어릴 때 보면 거지들도 급이 있었다.    정신은 온전한데 동가식 서가숙하는 부류들과 정신이 온전치 않은 거지들. 후자들 중에 여성은 성적 유린도 많이 당했던 것 같고. 왜 보통 동네 미친 년이라 불렸던 이들.   나야 직접 그런 걸 목격은 적은 없지만서두. 영화에서 지팡이 같은 걸루 아이들이 이 옷 저 옷 걸친 미친 여자(거지)의 치마를 걷어올리는 장면이나 뭐 그런 거.


그 영화 주제가가 '꽃잎'이다.


김추자가 불렀고 이정연이 영화 주제가로 불렀다.


김추자 꽃잎

http://www.youtube.com/watch?v=IJ0KcyP4EdI


이정현 꽃잎

http://www.youtube.com/watch?v=bm8_3c9QVqs


뒤져봤더니 그 전에 부른 사람도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IqrL0fVBrE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