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까 전에 디시인사이드에서도 있던 놀이고, 북한 정권에서 쓰던 자아비판 비슷한 것에도 나오고,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 전쟁 시절부터 인류가 행했던 의식이다.


2012년에 전원책 변호사가 종북주의자들 비판하면서 "김정일 개새끼"라고 해야 종북주의자 아니란 걸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저 얼개에서 "김대중 개새끼"라고 말해보라는 이야기는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다른 정치인들에 대해 그런 의식이 치러졌는지는 모르겠다. 운동권 내부에서도 독재자를 지탄하는 선언의 하나로 저런 류의 신앙(?) 고백이 있던 걸 내가 보기도 했고 여튼 좀 의식 과잉은 있었다. 그게 딱히 어느 조직 특유의 현상은 아니다!!


근데 좀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종북주의자가 아니라고 선언할 때 그 선언이 진심인지 제대로 인정하려면 다음 절차를 거쳐야 하지 않을까?


종북주의자로 의심받는 이에게 정부가 방북을 허용해 주고 종북주의자들을 지탄하는 세력들이 추정 종북주의자에게 북한행 비행기 티켓을 사줘서 평양 공항에 내리게 한 다음에 거기서 "김정일 개새끼"라고 삼창 정도는 해야 종북주의자가 아님이 진정으로 입증되는 것이 아닐까?

"애국"의 신실함을 제대로 증명하려면 저 방법 외엔 없다고 본다.


또 이런 풍경도 떠오른다.


종북주의자들을 지탄하는 많은 이들이 실은 보수주의, 반공주의자의 탈을 쓴 종북주의자들이 아닐까?

시닉스 님 말마따나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자신이 종북주의자임을 숨기기 위해 만만한 상대를 잡아서 마냥 사냥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드라.


하여 내가 원하는 바는 무어냐 하면,


일단 자신이 종북주의자가 아님을 증명하는 논거로 "김정일 개새끼" 삼창을 주장하는 보수주의자들은 먼저 자신이 그 삼창을 하여 종북주의자가 아님을 증명하고 나서 상대방에게 같은 행위를 요구해야 한다고 본다. 더불어 사회지도층은 솔선수범해야 하므로 국회와 검경 고위층, 그리고 사법부 판사들 역시 먼저 저 삼창을 하여 자신이 종북주의자가 아님을 입증해야 한다.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 어느 곳에 종북주의자가 한 명이라도 없는 곳이 있을까?


하여 상대가 종북주의자가 아님을 입증하길 원하는 이들이여,

부디 먼저 자신이 종북주의자가 아님을 밝히는 "개새끼 삼창" 의식을 치르시라.


써놓고 보니 방방곡곡에서 사회 지도층이 "김정일 개새끼" 하면 만 백성이 이를 받아 "김정일 개새끼" 삼창을 한다면 그 또한 흐뭇한 풍경이겠다.


만화경 같은 요구를 하는 이들이 있거든 그들에게 같은 요구를 하자.


그런데 국회의원들은 "김정일 개새끼"라고 하지 못할 거 같은데, 그 윗사람들이야 두말할 나위도 없고, 그렇담 국회의원 이상은 모두 종북주이자들인가?


참신한 젊은이들이 플래시몹 형태로 대한민국 광화문에서 "김정일 개새끼" 삼창을 하고 사라지는 꿈을 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