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이기고 '부활' 했었던(이제는 고인이 되었지만) 아바도처럼

온갖 재난과 사고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서 활동했던 오토 클렘페러(1885-19 73)와, 우여곡절 끝에 재결합하며 명칭에 '뉴'를 붙였었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공연입니다.

유튜브 동영상 설명에는 연주 시기가 나와있지는 않은데, 이 실황 녹화 연도에 대해 알아보니 뉴 필하모니아와의 녹화는 64년 dvd가 있더군요. 그래서 아마 그 연주로 추정됩니다.

클렘페러의 '합창'의 경우 50년대의 실황 녹음이나, 61년 실황 녹음이 각광받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실황 녹화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전 녹음보다도 보다 중후해진 느낌을 들지만요. 50년대 녹음에 비하면 4악장을 중심으로 많이 느려지긴 했지요.

성악진의 경우 제가 성악곡을 거의 안 들어서(달콤한 목소리의 아멜링과 분덜리히 정도...) 잘은 모르겠지만 카라얀의 녹음에서나 가능한 소위 '톱스타' 출연진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클렘페러는 지휘자이자 작곡가였으며 둘 다 성공했던 G. 말러의 제자로서 베토벤의 해석에 있어서도 말러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느리고 중후하면서도 낭만성이 흐르는 그의 지휘는 느리지만 다소 무뚝뚝한 뵘이나, 느리면서도 따뜻하고 유려한 쥴리니와는 다른 느낌을 주네요. 제가 가디너나 진만의 베토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취향도 있는 것 같지만...(특히 가디너는 너무 달리는 듯요...)

 

 

청력의 약화에 괴로워하고, 청각 상실의 두려움에 휩싸이면서도 마지막까지 자신의 최선을 다해 만년의 수많은 명곡들을 작곡해낸 베토벤의 혁명적 작품을, 개인적으로 겪은 질병과 사고, 독일의 유대인으로써 겪은 고립감과 나치의 박해, 평생을 따라다닌 우울증 등을 겪으면서도 만년까지 꿋꿋히 버티며 포디엄에서 음악을 향해 혼을 불태웠던 클렘페러의 열정이 느껴지지 않나 싶습니다.

 

 

그럼 다들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지금의 광풍 역시 의지와 노력을 통해 극복해나가야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