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8명의 인용과 1명의 기각 의견으로 통진당의 정당 해산이 결정되었습니다만, 헌재의 이 결정이 무리한 것이라고 반대하는 의견이 통진당 뿐아니라 자칭 진보진영, 그리고 아크로 내에도 지배적인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헌재의 결정은 헌법에 따라 정당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합리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판단하여 대환영하는 입장입니다. 제가 환영하는 이유를 여기 아크로 회원들이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반박하는 것으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정당 해산 결정은 헌재가 아니라 국민들의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

안철수는 헌재의 결정이 있자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고, 흐강님도 이와 똑같은 주장을 하셨지요.

"정당 해산 결정이라는 중대 사안은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국민과 유권자가 투표로 심판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주장은 정당 해산은 국민들의 선거로 심판하여 자연스럽게 정당을 퇴출시키거나 투표로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변하는 것이지만, 우리 헌법 제 8조 4항과 제111조 1항은 정당해산은 헌재가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한 마디로 헌법을 부정하는 주장입니다.

헌법 제 8조 4항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고 명시하고 있고, 헌법 제111조 1항은 ‘헌법재판소는 다음 사항을 관장한다.’고 하고 <3. 정당의 해산 심판>을 헌재의 소관으로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헌법 재판소, 헌재의 소관 업무, 정당 해산 규정은 87년 헌법이 개정될 때에 신설된 것으로 민주화 운동의 결과물입니다. 그런데 안철수나 흐강님이 정당해산을 국민의 선거나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반헌법적 사고이며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헌법에 정당 해산을 헌재의 심판으로 결정하기로 분명히 규정함에도 불구하고 헌법이나 법률에도 없는 방식으로 정당 해산을 주장하는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지요.

만약 나치당이나 북한의 조선 노동당, IS 같은 정당을 헌재가 해산 명령을 내린다면 안철수나 흐강님은 국민의 선거나 투표로 결정할 문제임으로 헌재의 심판은 부당하다고 주장하시겠습니까?


2. 이석기의 RO 사건에 대한 대법원 결정도 나기 전에 헌재가 통진당을 해산 결정한 것은 잘못이다?

시닉스님이 위와 같은 주장을 하시지만 이것도 역시 설득력이 없습니다. 시닉스님은 이석기의 RO 사건 2심에서 재판부는 RO의 실체를 부정했고 내란음모에 대해 무죄(내란선동에 대해서는 유죄)를 내렸으며 대법원의 판결도 아직 나지 않았다는 것을 근거로 헌재의 이번 결정은 성급했다고 판단하시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헌재는 "RO 사건에 대한 형사적 평가와 정당 해산 심판의 '민주적 기본 질서 위배'는 판단 기준이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헌재는 "RO 사건은 통진당의 목적이 폭력으로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최종적으로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것임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판단했고, 또한 "RO 사건은 정당 해산의 기준인 '민주적 기본 질서에 대해 실질적 해악을 끼칠 구체적 위험성'의 중요한 근거 중 하나"라고 봤습니다. 즉, 이석기의 RO 사건의 성격, 이 사건과 통진당과의 관계, 통진당이 이석기와 RO 사건을 보는 입장을 정당 해산의 근거로 삼았고, RO 사건의 형사적 평가는 정당 해산의 판단 기준에서 부차적 문제로 본 것입니다.

2심 재판부인 서울고법은 "RO 조직의 실체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내란 음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대신 이석기 측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피고인(이석기) 주장대로 공적(公的)인 정당 모임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한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정당의 행사'라는 주장이 이석기의 일부 무죄 및 감형에는 기여했지만 거꾸로 정당 활동의 위헌성을 가리는 해산 심판 청구에서는 자승자박(自繩自縛)이 되었지요. 2심의 서울고법의 판결은 헌재가 RO 사건과 통진당의 관계를 설명하는 근거가 되었고, 이런 헌재의 판단과 2심의 판결은 상호 상충하지 않고 부합하는 것입니다.

정당 해산의 근거을 이석기의 RO 사건의 형사적 평가보다는 이석기의 RO 사건과 통진당의 관계에서 찾은 헌재의 판단은 합리적이며 옳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형사적 평가가 대법원에서 결정나면 이것이 정당해산의 근거에 무게를 더할 수는 있겠지만 형사적 평가가 완료(대법원의 판결)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헌재는 이석기의 RO 사건을 정당 해산의 근거로 삼는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3. 일부를 전체로 확대하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했다?

헌재 결정을 비판하는 주된 이유 중에 하나는 RO 사건을 주도한 것은 이석기와 경기동부연합이며, 이들은 통진당원 10만명의 일부일 뿐이지, 통진당 전체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헌재가 일부를 전체로 확대 해석하여 일반화의 오류를 범해 통진당 해산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합니다. 소수 의견을 낸 김이수 재판관도 이런 입장에 서서 기각 의견을 내었지요.

그런데 통진당이 이석기와 경기동부연합을 빼고 나면 존재할 수 있는 정당인가요? 통진당은 경기동부연합과 유사한 성향의 인천연합, 울산연합, 광주전남연합이 주축으로 이들이 통진당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들의 뿌리는 민혁당입니다. (민혁당이 어떤 조직이었는지는 여기서 별도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민혁당의 지도자였던 김영환이 80년대 우리나라에 주체사상을 알리고 주사파가 학생운동을 장악하게 만든 강철서신의 저자이고 수차례 밀입북하여 김일성을 만났던 인물이었다는 점, 김영환과 하태경 등 일부 핵심 지도부는 전향했지만, 이석기, 이상규 등의 (현재의 통진당 핵심인) 민혁당 조직원들은 전향을 거부하고 통진당(민노당)이라는 합법 공간으로 나온 것만 밝히겠습니다. 이러한 사실에서 민혁당 조직원들로 활동하고 전향하지 않은 통진당 핵심들이 어떤 성향일지, 북한과의 관계 설정은 어떠했을 것이라는 것을 추론하는 것은 여러분들의 각자의 생각에 맡기겠습니다.)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당 3역, 최고위원들 대부분이 민혁당이나 민혁당 지원조직, 이석기 RO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이어서 통진당과 이들을 분리해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이상규·김미희 전 의원은 모두 경기동부연합 출신으로 민혁당 관련 조직원이었고, 이석기 전 의원은 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 이상규 전 의원은 이석기의 지도를 받으면서 (민혁당) 수도남부지역을 담당했고, 김미희 전 의원은 민혁당이 지도 관리한 단체인 터사랑청년회 회원이었습니다. 김재연 전 의원은 이석기 내란 관련 회합에 참석해 스스로 경기동부연합 일원임을 자인했지요. 오병윤 전 의원은 민혁당 조직원이 주요 구성원으로 활동한 광주전남연합 출신으로 이적표현물인 '김일성 선집'을 소지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렇게 통진당 국회의원 5명 전부가 이런 지경인데 헌재가 부분을 전체로 확대 해석한 일반화의 오류를 저질렀다구요?

통진당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당 3역의 면면도 볼까요?

당 3역에는 민혁당 조직원이던 이상규 전 의원이 정책위의장을 맡았고 이 전 의원은 진보정책연구원장도 겸했습니다. 안동섭 전 사무총장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이석기 내란 사건 관련 조직에서 주체사상을 학습했습니다. 홍성규 전 대변인은 민혁당이 지도 관리하던 서울대 애국청년선봉대 대장으로 활동했고, RO 모임에도 참석했습니다.

유선희·민병렬 전 최고위원은 민혁당 내지 민혁당 하부 활동가 조직의 조직원이었고, 김승교 전 최고위원은 이적단체인 실천연대 상임대표를 맡았으며, 이적단체 한청에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통진당 강령 제정을 주도한 박경순 전 진보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민혁당 조직원이었고, 최기영 전 정책기획실장은 일심회 사건에 연루돼 처벌받았습니다. 지금 종북 토크 콘서트로 물의를 빚고 있는 황선은 통진당 부대변인이었구요.

통진당의 중추이며 핵심이며 당을 지도, 운영하고 대표하는 국회의원 전부, 당 3역, 최고위원, 대변인들을 일부라 할 수 있나요? 통진당이 저들을 빼고 나면 통진당이 존립할 수 있고 정당으로 기능할 수 있나요?  저들에 의해 장악되고 운영되고 있으며, 저들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훼손한다고 판단하고 헌재가 통진당을 해산한 것이 일반화 오류를 범한 것입니까?

통진당 주도 세력들의 형성 과정이나 대북(對北) 자세, 활동 전력 등을 고려할 때 여전히 북한을 추종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힌 헌재의 입장이 잘못 되었나요? 이석기가 경기동부연합의 수장인 점과 더불어 RO 사건으로 당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통진당은 이석기의 무죄를 주장하며 당 전체를 투쟁본부로 구축한 점 등을 볼 때 RO 사건은 결국 통진당의 활동이라고 판단한 것이 무리인가요?

나찌당이나 IS 같은 정당의 핵심 지도부가 반헌법적 행위를 하여 헌재가 해산 결정을 하면, 님들은 그 정당의 일부만의 문제이지 그 정당의 문제로 일반화시키는 것은 오류임으로 헌재의 결정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시겠습니까? 통진당은 그간 공당으로서 당내 북한 추종 세력의 활동을 묵인하고 때로는 장려하기도 했으며, 외부로부터 비판이 가해질 때는 그들의 이념과 정당성을 옹호해 오지 않았습니까?


우리 선수까리 솔직하게 이야기해 봅시다. 여기 아크로 회원들 중에는 80년대 운동권 출신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사파나 민혁당이 어떤 존재였는지, 그들이 북한과 어떤 관계이며, 얼마나 추종하였는지는 제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잘 알 것입니다. 지금 통진당의 핵심세력들이 종북주의자들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 있나요? 그들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지키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그들이 북한의 주체사상에 경도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나요? 통진당 당원 중에 통진당이 경기동부연합, 인천연합, 울산연합, 광주전남연합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들이 북한을 추종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이석기의 RO 사건에 대해 통진당 지도부 뿐 아니라 비주류, 심지어 평당원 중에서 비판하는 목소리가 단 한번도 있었습니까? 지도부나 당원들 모두 이석기를 옹호하고 이석기를 구속하고 사법처리하는 정부를 비난하지 않았나요? 이런 통진당에 대해 해산을 결정한 것이 무슨 일반화 오류를 범했다고 비판하십니까?


(註 : 위의 통진당 관련 내용은 헌재의 347쪽에 이르는 통진당 해산  판결 결정문 전문에 나오는 내용으로 조선일보가 보도한 것을 필자가 인용한 것임.)

    

4. 헌재가 충분한 검토와 심사를 하지 않고 졸속으로 판단하였다구요?

통진당 뿐아니라 자칭 진보인사들도 이번 헌재의 판결이 사건이 접수되고 불과 1년만에 충분한 검토와 심사없이 졸속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비난합니다.

헌법재판소법 제38조는 사건이 접수된 이후 180일 이내에 마무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법 제38조의 권고 기한보다 2배가 넘는 410일 동안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17만 쪽에 이르는 자료를 검토했고 사건과 관련해 토론을 벌이거나 의견을 교환하는 평의를 30차례 넘게 했으며, 20차례의 변론기일을 가졌습니다. 이게 졸속으로 판단하고 심판한 것이라면 그 동안의 헌재 결정은 어떻게 평가해야 합니까? 얼마나 많은 량의 자료를, 얼마나 더 오랫 동안 검토하고 평의를 해야 충분할까요?


5. 헌재는 구체적인 근거 없이 통진당 해산을 결정했다구요?

혹자는 이번 헌재가 통진당을 해산해야 할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 못했다고 비난합니다.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문 요지는 총괄적으로 결정 근거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 요지만 보더라도 통진당 해산 결정의 근거가 충분하다고 봅니다. 아직 347쪽의 결정문 전문이 공개되지 않아 그 전문을 읽어 보지 않아서 구체성이 결여되었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지만, 위 3항에서 제가 인용한 헌재 결정문 전문 일부를 보듯이 헌재는 결정문 전문에 해산 결정의 근거가 되는 통진당의 지도부 개인들에 대한 면면, 통진당의 강령이나 활동, 이석기의 RO 사건과 통진당의 입장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347쪽에 이르는 결정문 전문이 공개되면 아마 여러분들의 오해도 풀릴 것입니다.

 

6. 헌재가 통진당 의원들의 국회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것은 위헌이라구요?

우리 헌법이나 법률에는 정당해산 심판을 헌재가 하게 하고 있지만, 정당 해산에 따른 의원들의 의원직 상실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런 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헌재가 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헌재의 판단이 잘못일까요?

우리 법률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일일히 기술하여 규정하고 있지 못합니다. 이럴 경우 법률의 제정 취지나 헌법적 가치를 기준으로 유권해석하거나 처리합니다. 과거 노무현 정권시절 ‘행정수도이전’ 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헌법이나 법조항에 규정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헌재가 결정을 내린 사례가 있습니다. 독일도 현재의 우리와 같이 헌법에 국회의원직 상실에 대한 규정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제국당과 독일공산당을 해산과 동시에 소속 국회의원들의 직도 상실한다고 결정한 적이 있습니다. 독일은 이후 이를 헌법과 법률로 명문화하였지요. 

이번의 경우도 우리나라 초유의 일이 벌어져 법률적으로 정당 해산시의 국회의원직 상실여부에 대해 규정하지 못한 것으로 이번 일을 계기로 보완이 필요한 일이지, 아무런 규정이 없다 하여 의원직 상실을 헌재가 결정하지 못할 것은 아닙니다.

현대국가의 정당제 민주주의 속성을 고려하고, 민주주의의 적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는 ‘방어적 민주주의’에 입각하면 위헌정당해산의 실질적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소속 의원의 의원직은 당연히 상실돼야 합니다. 이번 헌재 결정에서도 이 점이 가장 중요한 논거가 됐습니다. 

헌재는 법률의 위헌여부와 헌법의 가치를 판단하는 최고 기관입니다. 헌재가 위헌정당해산 제도의 취지와 그 제도의 본질적 효력에 비추어 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헌재가 결정문 전문에서 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한 부분입니다.


. 정당해산심판제도의 본질적 효력과 의원직 상실 여부

(1) 헌법재판소의 해산결정에 따른 정당의 강제해산의 경우에는 그 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그 의원직을 상실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헌법이나 법률에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위헌으로 해산되는 정당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 여부는 위헌정당해산 제도의 취지와 그 제도의 본질적 효력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2) 정당해산심판 제도의 본질은 그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정당을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과정에서 미리 배제함으로써 국민을 보호하고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다. 어떠한 정당을 엄격한 요건 아래 위헌정당으로 판단하여 해산을 명하는 것은 헌법을 수호한다는 방어적 민주주의 관점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이러한 비상상황에서는 국회의원의 국민대표성은 부득이 희생될 수밖에 없다.

(3) 국회의원이 국민 전체의 대표자로서의 지위를 가진다는 것과 방어적 민주주의의 정신이 논리 필연적으로 충돌하는 것이 아닐 뿐 아니라, 국회의원이 헌법기관으로서 정당기속과 무관하게 국민의 자유위임에 따라 정치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민주적 기본질서를 존중하고 실현하는 경우에만 가능한 것이지, 헌법재판소의 해산결정에도 불구하고 그 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위헌적인 정치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정치활동을 계속하는 것까지 보호받을 수는 없다.

(4) 만일 해산되는 위헌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의원직을 유지한다면 그 정당의 위헌적인 정치이념을 정치적 의사 형성과정에서 대변하고 또 이를 실현하려는 활동을 계속하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그 정당이 계속 존속하여 활동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해산정당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을 상실시키지 않는 것은 결국 위헌정당해산 제도가 가지는 헌법수호의 기능이나 방어적 민주주의 이념과 원리에 어긋나는 것이고, 나아가 정당해산결정의 실효성을 제대로 확보할 수 없게 된다.

(5) 이와 같이 헌법재판소의 해산결정으로 해산되는 정당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은 정당해산심판 제도의 본질로부터 인정되는 기본적 효력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에 관하여 명문의 규정이 있는지 여부는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고, 그 국회의원이 지역구에서 당선되었는지, 비례대표로 당선되었는지에 따라 아무런 차이가 없이, 정당해산결정으로 인하여 신분유지의 헌법적인 정당성을 잃으므로 그 의원직은 상실되어야 한다.

 


7. 헌재의 구성이 보수진영으로 경도되어 있어 이번 판결은 문제라구요?

헌재 재판관들은 대통령, 대법원장, 국회가 추천하여 9인으로 구성되며 그 임기가 보장됩니다. 현재의 헌재 재판관들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이들의 추천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보수적인 대통령은 자신이 추천하는 재판관을 보수 성향이 있는 사람으로 추천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재판관 추천과 임명의 방식이나 절차에 대해 근본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추천받고 임명된 현재의 헌재 재판관들에 대해 성향 운운하며 시비거는 것은 온당하지 않습니다.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노무현이 보수 성향의 재판관을 임명했나요? 민주당(새민련)이 추천한 김이수 재판관은 보수 성향의 사람입니까? 각자는 헌법과 법률에서 규정한 대로 자신들의 몫에 대해 재판관을 추천하면 되지요.

대통령은 선거로 당선된 선출직이며, 선거는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것이고, 다수의 국민을 대의하여 대통령이 재판관을 추천하는 것은 극히 정당하며 정상적인 것입니다.

특히 이번 헌재의 결정은 진보/보수의 이념 문제를 떠나 한 정당의 민주적 기본질서를 유린했느냐를 따지는 문제입니다. 김이수 재판관을 제외한 8명의 재판관들, 특히 진보나 중도로 분류되던 재판관 모두가 인용 의견을 낸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헌재의 이번 결정을 폄하하기 위해 헌재 재판관 구성과 그 성향을 들고 나오는 것은 트집잡기에 불과합니다.


8. 통진당 해산 결정의 사회적 이익보다 사회적 불이익이 더 크다고?

김이수 재판관이나 아크로 일부 회원들은 통진당 해산 결정으로부터 얻는 사회적 이익보다 불이익이 더 크다고 주장하면서 비례원칙을 충족시키지 못한 헌재의 결정이라고 비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먼저 김이수 재판관이 비례원칙 충족여부에 대해 소수 의견을 낸 내용을 그대로 옮겨 보고 바로 그 아래에 제가 하나하나 반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 비례원칙 충족 여부 - 해산의 필요성 인정되지 않음

▲ 피청구인에 대한 해산결정은 그것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사회적 이익이 통상적인 관념에 비해 크지 않을 수 있다. 그 반면 피청구인의 해산결정으로 인해 초래될 사회적 불이익은 민주 사회의 순기능에 장애를 줄 만큼 크다. 강제적 정당해산은 민주주의 체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정당의 자유 및 정치적 결사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약을 초래한다. 피청구인에 대한 해산결정은 우리 사회가 추구하고 보호해야 할 사상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특히 소수자들의 정치적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 나아가 피청구인에 대한 해산결정은 우리 사회의 진정한 통합과 안정에도 심각한 영향을 준다.


--> 김이수 재판관은 강제적 정당해산은 정당의 자유 및 정치적 결사의 자유에 중대한 제약을 초래하고 사상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소수자들의 정치적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킨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런 정당의 자유, 정치적 결사의 자유, 사상의 자유는 헌법적 가치를 위반하지 않는 한해서 보호받는다는 사실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나찌즘이나 북한식 사회주의를 신봉하여 정당을 결성하면 그 정당을 그대로 내버려 두어야 합니까? 문제는 통진당의 강령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반했는지에 있는 것이고 이를 두고 해산 여부를 다투어야 합니다. 정당 해산이 무조건적으로 정당의 자유, 정치결사의 자유, 사상의 다양성을 훼손하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나찌즘이나 북한식 사회주의도 용인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착될 뿐입니다.

통진당의 해산으로 우리 사회는 가짜 진보와 좌파들의 속박에서 벗어나 건전하고 합리적인 진정한 좌파와 진보세력들이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국민들도 서민과 대중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에 힘쓰고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구요. 이러한 사회적 이익은 통진당 해산으로 초래되는 어떠한 불이익을 상쇄하고도 이익이 되는 엄청난 것입니다.

이번 헌재의 결정으로 정치 결사의 자유, 정당의 자유가 제한되고 위축된다고 하지만 통진당 수준의 정당이나 통진당이 추구하는 활동이 제한받고 위축될 뿐입니다. 타인을 위해하지 않고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어떠한 사상와 양심의 자유는 이번 헌재의 결정으로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지금까지 피청구인이 한국 사회에 제시했던 여러 진보적 정책들이 우리 사회를 변화하게 만든 부분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고, 이는 피청구인에 소속된 대다수 당원들이 이 당의 당원이 되고자 결심하도록 만든 큰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석기 등 일부의 당원들이 보여준 일탈 행위를 이유로 피청구인을 해산해 버린다면, 이 노선과 활동을 지지해 온 대다수 일반 당원들(피청구인 전체 당원 수는 10만여 명에 이른다)의 정치적 뜻을 왜곡하고 그들을 위헌적인 정당의 당원으로 만듦으로써 그들에게 사회적 낙인 효과를 가하게 될 것이다. 이는 피청구인 자체를 반국가단체로, 그리고 당원 전체를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으로, 피청구인을 지지한 국민을 반국가단체 지지자로 규정하는 것이다. 과거 독일에서 공산당 해산심판이 청구되고 해산 결정이 이루어진 후 다시 독일공산당이 재건되기까지, 12만 5천여 명에 이르는 공산당 관련자가 수사를 받았고, 그 중 6천~7천 명이 형사처벌을 받았으며, 그 과정에서 직장에서 해고되는 등 사회 활동에 제약을 받는 문제가 발생하였던 것에 비추어 보면, 이 결정으로 우리 사회에서 그러한 일이 나타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 김이수 재판관은 통진당이 진보적 정책 제시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킨 것이 많은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이 그러했는지 사례는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서 통진당이 제시한 정책으로 대중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을 내어 놓은 것을 알고 계신 분이 있으신가요? 진보가 추구해야 할 복지 어젠다도 새누리당의 박근혜에게 선점 당하고, 핵무기에 누구보다도 반대해야 할 진보 정당이 북핵에 대해서는 반대는 커녕 옹호하기 일쑤이며,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해 일언반구도 못하고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입장을 보이는 것이 통진당이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에 적극적 대안을 제시하기는 커녕 정규직 귀족노조들이 중심이 된 민노총의 입김에 대기업 정규직의 이익에만 복무한 것이 통진당의 현실입니다.

통진당 해산으로 통진당 당원들이 해고를 당하는 등의 불이익을 볼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통진당 당원들의 대다수는 민노총의 보호막에 있는 정규직 귀족 노조원들이 다수인지라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공무원이라 통진당의 당원은 못되지만 통진당에 적극적 지지를 보내는 다수의 전교조, 전공노 공무원들도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을 일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저도 걱정되는 것이 있습니다. 통진당 전 국회의원들과 그 보좌진, 유급 당직자들은 실직하게 되고, 통진당 관련 일로 밥벌이했던 관계자들이나 당원들도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이들이 부디 생산적인 일을 찾아 자신들의 경제적 문제를 잘 해결하기를 바라겠습니다.

이건 저의 기우로 끝났으면 합니다만, 일부 통진당의 극단적 사람들이 통진당 해산으로 합법 공간이 사라지자 지하로 들어가 불법적 극단적 행위(테러)를 모의하거나 실행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통진당 부류의 주사파적 사고를 하는 집단이나 사람들은 사이비 종교집단과 비슷한 집단심리와 맹신에 빠져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일본의 적군파나 이슬람의 IS 같은 경로를 제발 통진당 사람들은 선택하지 않길 바랍니다.


▲ 피청구인 소속 당원들(이석기 등 내란 관련 사건의 관련자들) 중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동조하여 대한민국의 민주적 기본질서를 전복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형법이나 국가보안법 등을 통해 그 세력을 피청구인의 정책결정과정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배제할 수 있다. 그 세력 중 일부가 국회의원이고 그 지위를 활용하여 국가질서에 대한 공격적인 시도를 더욱 적극적으로 행하고 있다면, 국회는 이를 스스로 밝혀내어 자율적인 절차를 통해 그들을 제명할 수 있는 길도 열려 있다(헌법 제64조 제3항).


--> 위 주장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조직폭력배가 두목이나 부두목의 명령하에 폭력과 갈취를 일삼으면 단지 그 조직폭력배 개인만 형사처벌하면 되는 것인가요? 폭력조직의 수장들도 함께 처벌함과 동시에 폭력조직을 와해시키고 다시는 폭력조직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정상아닙니까?


▲ 정당해산제도는 비록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최후적이고 보충적인 용도로 활용되어야 하므로 정당해산 여부는 원칙적으로 정치적 공론(선거 등)의 장에 맡기는 것이 적절하며, 2014. 6. 4. 치러진 제6회 지방선거 결과(광역 비례대표 정당득표율 4.3%)와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 사회의 정치적 공론 영역에서 피청구인에 대한 실효적인 비판과 논박이 이미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김이수 재판관은 헌법에서 규정한 헌법재판소의 재판관으로 임명된 사람이고, 헌법은 정당 해산 심판을 헌법재판소가 관장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헌법에 따라 임명된 사람이 헌법을 부정하는 주장을 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헌법 제8조 4항은 정당 해산은 헌법재판소가 심판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김이수 재판관이 정당해산은 정치적 공론(선거)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재판관에서 물러나 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 이치에 맞습니다. 헌법에 엄연히 정당 해산은 헌법재판소가 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헌재 재판관이 정당 해산 심판을 헌재가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요?


9. 통진당의 강령과 활동은 위헌

헌법재판소는 "통진당의 핵심 강령 및 이념이 북한의 대남혁명전략과 같거나 매우 유사하여 위헌적"이라며 통진당 해산의 이유가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헌재는 먼저 통진당의 핵심 강령인 진보적 민주주의와 '자주·민주·통일'에 대해 분석하고 결정문에서 "이념적 지향과 목적을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자료들로 봤을 때 통진당은 우리나라를 '민족 분단국가'로서 미국과 외세에 '예속된' '천민적' 자본주의 또는 '종속적' 신자유주의 사회, '식민지 반(半)자본주의 사회'로 인식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진보적 민주주의의 강령적 과제로는 민족자주(자주), 민주주의(민주), 민족화해(통일)를 인식하고 있으며, 자주를 민주나 통일보다 선차적으로 달성해야 할 과제로 보고 있다"며 "통진당이 추구하는 것은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변혁(혁명)"이라고 했습니다. 헌재는 "따라서 통진당의 강령상 목표는 일차적으로 폭력에 의해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이를 기초로 통일을 통해 최종적으로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북한의 대남혁명전략과 비교 분석하고 "북한의 대남혁명전략도 한국 사회를 식민지 반자본주의 사회로 규정하며, 자주·민주·통일을 핵심 과제로 삼으면서 자주를 선차적 과제로 상정하고 있다"며 "통진당과 북한의 우리 사회에 대한 인식, 핵심 과제 및 선차적 과제가 모두 같다"고 봤습니다. 또 "북한은 변혁의 주체로 노동자·농민·청년학생 등을 설정하고 변혁의 대상을 미제 침략 세력이라 보고 있는데, 통진당 역시 이와 같은 시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통진당의 이념적 지향과 북한 대남혁명전략을 조목조목 비교해 내린 결론입니다.

마지막으로 헌재는 통진당과 북한이 말하는 '연방제 통일'의 유사성을 지적하고 "통진당이 말하는 연방제 통일 이후의 통일국가는 사회주의 체제"라며 "북한도 연방제 통일 이후 종국적으로는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 국가로 나아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통진당의 우리 사회에 대한 인식, 변혁을 위한 강령적 과제와 순위, 변혁의 주체 및 대상, 변혁의 목표, 연방제 통일 방안 등은 북한의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 변혁론과 전체적으로 같거나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위와 같은 헌재의 통진당 강령 해석과 별도로 여러분들이 경험한 통진당 사람들의 인식과 활동을 토대로 통진당을 분석할 때, 북한의 민족해방 인민민주의 변혁론과 유사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는지요? 통진당의 주축인 이석기의 경기동부연합의 조직활동(조직보위 방식 등)에서 수령론으로 귀결되는 변형된 주체사상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시는지요?

여러분들은 경기동부연합이 민노당 시절, 메뚜기 떼처럼 조직원들이 주소지를 옮겨가며 민노당의 지역조직을 장악해 간 일, 대중들에게는 듣보잡인 이석기나 김재연이 어느 날 갑자기 통진당의 비례대표 후보 1위로 압도적으로 올라서는 일, 대표(이정희)가 여론조작으로 자신을 후보로 만든 일, 그 과정에서 민주적 기본질서를 깡끄리 무시하는 일을 예사로 한 것을 잊으셨는지요?

이런 정당의 정당활동을 위해 우리의 혈세를 지원하여 주는 것이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길일까요? 

 

* 아래에 링크하는 조선일보 기사에 이번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문 전문이 있습니다. 시간 나시는 분은 347페이지의 전문을 한번 정독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독 후에도 헌재가 구체적 근거도 없이 통진당 해산을 결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댓글로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아마 이 결정문 전문을 국민들이 읽게 된다면 통진당의 실체를 알고 그 심각성에 대해 그 동안 얼마나 무심했는지 반성하게 될 것입니다. 중도로 분류되던 재판관들은 물론 진보인사로 알려진 이정미 재판관(이번 결정의 주심)마저 통진당 해산 인용과 함께 국회의원직 상실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가 전문에 고소란히 나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2/22/2014122201323.html